190816 #시골영감서울구경 #경복궁

토/일은 다 쉬고, 공휴일은 다 쉬는 그런 직장에 다니다 보니 딱히 별도로 시간을 내어 '휴가'라는 것을 간 적이 없다. 애초에 해외 욕심도 없고.. 그러다 문득 휴가를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었고 금요일, 월요일 연가를 쓰고 목요일 광복절을 활용 한 4박 5일, '시골영감서울구경'을 다녀왔다.

서울은 업무상 출장만 갔지 '놀러'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경주=불국사', '제주도=한라산', '전주=한옥마을'과 같은 가이드북에 나올법한 대표 여행지를 갔다왔다. 어쩐지 시리즈물이 될 것 같아 서식을 활용해서 기본 베이스를 깔고 시작 해 보도록 한다.

지출 비용 정리(지하철, 버스 등 시내대중교통 제외)

내역: -

-

합계: -

누적합계: 271,546

오전에 다 볼 것이라고 생각 했던 국립중앙박물관. 다 보고 나서 밥까지 먹고 나니 시간이 네시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경복궁은 마감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전날 조사해 보니 야간개장 기간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을 좀 했다.

더 미루면 남은 일정도 다 엉망이 될 것 같아서 잠시라도 들어갔다 오는 것으로 결정. 지하철을 타고 경복궁역에서 내리니 광화문 안쪽으로 올라온다. 역사에서 나오는 길에 고궁박물관이 있는데 퇴장시간 때문에 고궁박물관은 들어 가 보지 못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조금 아쉬움이 어쩔 수 없다.

내가 서울여행을 간 시기가 광복절 시즌이라 경복궁이나 종묘 등의 입장료가 무료여서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들어가면서 처마 끝에 보이는 토우. 이를 '어처구니'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알아보면 전혀 관계가 없다. 많은 옛날 기와가 얹혀 있는 건물들의 처마 끝에서 볼 수 있는 토우들.

흥례문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오니 근정전이 눈 앞에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나 보던 건물을 눈 앞에서 보다니.. 이 장면을 보자마자 떠오른 영화가 바로 '전우치'.

정9품 까지 비석이 놓여있다. 이 비석들이 진품인지 레플리카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역시 사람은 출세를 해야.. 이거 뭐 그 당시에 정9품 자리에 서 있었으면 왕 얼굴이나 보였겠나 싶다.

경복궁에 들어가서 보니 내가 이번 여행의 목적과 100% 일치한 장소였던것 같다. 서울 관광 가이드북에 나올만 한 장소 탐방. 외국인과 다른 지역에서 올라 온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큰 카메라를 들고 다녀서 그런지 사진 찍어달라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ㅋ

그 옛날 왕이 앉아 있었을 의자. 어좌라고 불리나..? 하여튼, 뒤에 보이는 십장생도가 눈에 이상하게 익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오전에 중앙박물관에 있었다.

한옥 형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찍을 때 항상 찍는 구도. 약간 나만의 시그니쳐 같은건데 이 날은 날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노출이 오버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사람이 없을 때를 기다려서 찍고 싶었는데 수 많은 사람이 있던 장소라 사람이 없던 틈이 없더라.

구글링에 '경회루'를 검색 하면 열에 아홉은 야간개장 해서 조명이 예쁘게 들어 와 있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나도 그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이 포스팅의 처음에 언급했던 것 처럼 야간개장 하는 시즌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조명이 밝혀진 경회루를 찍을 수 없었다. 대신 어쩐지 멋질 것 같은 반영(두장 중 위의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다.

물 표면이 거울처럼 맨질맨질 했으면 싶어서 노출을 최대한 언더로 주고, 조리개 쪼으고, 셔터 스피드를 보니 0.8초. 아쉬운대로 찍고나서 보정하면서 보니 오른쪽 밑에 쇠사슬이.. 아오 마음에 안든다. 내공을 쌓자. 물이 일렁이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찍은 사진(아래)의 반영이 더 괜찮은 것 같다.

양부일구. 중앙박물관에서 봤으니 아마 이것은 100% 레플리카겠지? 국보급 유물을 이렇게 야외에 방치 해 놓았을 이유도 없으니.. 그나저나 해시계를 읽을 줄을 모르니 몇시인지 알 수가 없다. exif 정보를 보면 17시 57분.

어떤 건물을 내부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실히 문화재 관람은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같이 돌아봐야 더욱 더 풍성해지는 것 같다. 시간도 맞지 않고 늦을 것 같아 서둘러 들렀던 경복궁이라 사진을 정리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뒤에 있는 십장생도는 근정전의 그것과 비교해서 크기는 작다.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십장생은 장생불사 한다는 10가지인데, 다른건 그렇다 치고(거북이도 오래 사니까 그렇다 치고) 학, 사슴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어이없는 생각이 잠깐 든다.

 

여기저기 많이 돌아보고 싶었지만 사실 잘 모르는 내 눈으로 봤을 때 거기가 거기 같고, 건물의 크기 차이만 있을 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하는 건물인지도 잘 모르겠어서 약간 지루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에 들리게 된다면 해설사와 동행할 수 있는 시간에 맞춰서 가 보고 싶다.

포스팅을 하면서 여기저기 검색 중 알게 되었는데 일제시대에 말도 안되게 회손이 된 궁궐 중 하나가 경복궁이라고 한다. 매우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경복궁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경복궁의 어느 곳은 언제나 공사중이라고 한다. 내가 갔을 때도 향원정을 보고 싶었는데 공사 중이어서 볼 수가 없었다.

퇴장시간을 15분 정도 남겨놓고 자리잡고 찍은 근정전. 알고보니 경복궁 내 삼각대 설치는 금지라고 한다. 몰랐다. 아이고 부끄러워라.. 삼각대 설치 해 놓고 같은 앵글로 한 20장은 찍은 것 같다. 그 사진들을 포토샵의 statistict 처리. 사람들이 싹 사라졌다. 어도비에는 외계인이 일 하는 것이 분명하다.

 

시간이 다 되어 퇴장. 서울에 사는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간개장을 할 때에도 일반개장 시간이 지나면 관람객들 모두 일단 퇴장시킨다고 한다. 모두 퇴장시킨 후 야간개장 티켓을 구매 한 사람들만 다시 입장시킨다는 것. 독특한 시스템이다.

 

경복궁의 각 건물 앞에 해당 건물의 의미나 역할 등을 설명 해 놓은 안내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현판들은 모두 한자로 적혀있기 때문에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관람객들은 본인이 지금 무슨 건물 앞에 있는지도 알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근정전이 뭐하는 곳인지, 생과방이 뭘 했던 곳인지, 경회루는 누가 이용할 수 있었는지 등등 세부적인 설명이 아니더라도 간단간단하게 설명이 있었다면 조금 더 풍부한 관람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혹시 안내간판이 있었는데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다음에 또 서울에 여행으로 갈 기회가 있다면 경복궁은 시간을 조금 여유있게 잡고 한번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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