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독과점 논란
네이버에 밀려서 언제나 2인자에 머물렀던 다음. 물론 지금도 검색 포탈만 생각하면 아직도 네이버가 독보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은 상당히 큰 격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https://www.cosinkorea.com/mobile/article.html?no=34894
위 기사를 살펴보면 2020년 기준으로 검색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네이버가 70.4%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 다음카카오는 플랫폼 공룡이라고 욕을 듣는 지금과 같은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8.6%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비율로 2위를 하고 있으니 포털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단편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이다.
김범수 대표의 근본(?)을 보면 이 사람 역시 NHN의 대표였다. 물론 한게임 창업이 더 이슈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사람의 능력에 더해서 시대의 흐름을 기가 막히게 잘 타면서 카카오톡 대박을 터트리고 이때부터 카카오의 전설이 시작되었으리라.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어서 초기에는 조금 의아하기는 했다. 아무리 투자를 받은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적자를 두고 볼 수는 없었을 테니.. 물론 나 같은 소비자야 무료로 해 주니 좋았지만.
생각해 보면 카카오톡이 유행하기 시작하고 나서 카카오톡을 비슷하게 카피 한 각종 메신저들이 많이 나왔었다. 이런 메신저의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왓츠앱은 논외로 하더라도 틱톡(서비스 종료), 네이버톡(라인과 통합),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등등. 하지만 메신저 특성상 나만 옮긴다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아니더라도 나와 주로 대화하는 몇 명이라도 다 같이 메신저를 갈아타야 이용할 수 있는 것.
카카오톡이 플랫폼 초반에 점령을 한 영향이었을까? 다른 서비스들이 나와서 몇번 설치를 해 보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카오톡에 모여있기 때문에 메신저를 갈아타는 일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뭐 어쨌든, 오늘 할 말은 카카오톡의 역사는 아니고 요즘 이슈가 되는(한참 지난 이슈일지도 모르겠다. 주제를 잡아놓고 글을 쓰지 않은지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요즘은 대선 판이라 뉴스에 카카오 이야기는 사실상 거의 나오지 않는 듯하다) 다음카카오의 독과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해 보고자 한다.
카카오톡이 플랫폼기업 이미지라 그렇지,
삼성그룹에서 대리운전 사업하고, 미용실 사업하고, 택시사업에 진출한다 생각해 봐라.
과연 카카오를 보는 것 처럼 가볍게 볼 수 있을까?
- 카카오 독점 이슈 기사에 달려있는 한 댓글-
지금 카카오톡을 열어서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보면 많기는 많다. 이 중에서 원래 다음에서 하던 거를 빼고, 내가 사용하는 서비스를 골라 보면 몇 개 되지는 않는다. 선물하기, 헤어샵, 카카오뱅크, 카카오T, 카카오맵. 많은 건가?
선물하기는 누구누구 생일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기프티콘은 우리나라에 서비스를 진행할 때부터 정말 획기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카카오T는 택시나 대리를 부를 때 사용을 하는데 사실상 택시나 대리운전은 내가 거의 사용하지를 않기 때문에 정말 어쩌다가 사용할 일이 생길 때 당황하지 않으려고 보험처럼 설치 해 놓고 있다. 운전할 때 자동차에 Tmap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네비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카카오맵은 검색이나 도보/대중교통을 활용해야 할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는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주 은행을 갈아 탈 정도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금융거래 특성상 실적과 누적 거래기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전까지 메인으로 사용하던 농협은행도 이용하고는 있지만 다시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카카오뱅크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저금리 시대에 특별히 어떤 은행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금리에 차이는 크지가 않다. 몇십억 자산가라면 모르겠지만.. 그리고 은행 창구에 가서 은행업무를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요즘은 대부분 어플로 은행업무를 처리한다.
이율에 대한 차이가 크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몇십억의 자산가도 아니고,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일반 소비자들은 사용하기 쉬운 쪽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익숙하던 것을 갈아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 주 거래은행을 바꾼다는 것은 내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변경해야 한다는 이유이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카카오뱅크를 서브로 살짝 사용했었는데 그렇게 사용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자동이체나 예적금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농협에서 카카오뱅크로 변경했다.
뭐 이것저것 떠나서 내가 사용하면서 느낀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장점은 '어플이 가볍다'는 것. 쫄보라서 투자에는 자신이 없고 1년에 소소하게 1,000만 원 저축하는 것이 목표인 나에게는 가벼운 어플은 매우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소소하게 재미있고, 기가 막힌 발상이라고 생각 한 26주 적금, 저금통, 세이프 박스와 같은 서비스는 이 상품들 기획 한 직원들은 상을 줘야 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카카오 헤어샵은 요즘 정말 잘 쓰고 있는 서비스이다. 개인적으로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매우 깊기 때문에 미용실은 어디를 가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미용실은 선뜻 들어가기가 어렵다. 비용이 엄청나게 비쌀까 봐. 어쩐지 고오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미용실 이름도 어렵고, 들어가면 전문가 포스가 팍팍 나는 그런 미용실은 잘 안 들어가지더라. 나만 그런가? 많은 남자들은 그런가? 하여튼..
동네 미용실을 간다고 하더라도 보통 커트는 10,000 ~15,000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저렴한 5,000원대의 미용실은 논외로 하도록 하자. 이런 상황에서 예전에는 위에서 언급 한 입구에서부터 기가 죽는 그런 미용실에 들어가면 커트 한번 하는데 막 30,000원 정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비슷한 가격들이었다. 나의 선입견이 무너진 순간.
그리고 요즘 미용실은 대부분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전화를 해야 하는데 몇 시 되고 안되고, 머리 잘라주실 미용사분 누구를 선택해야 되고 이런 거 참 복잡하고 귀찮고 어쩐지 낯간지러운 상황이다. 그런데 카카오 헤어샵에서는 어느 미용사가 어느 시간이 비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내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면 끝이다.
나처럼 머리 자르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남자들은 미용실에 가서 앉으면 당황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잘라 드릴까요?' 한마디에 '그냥.. 음.. 좀.. 기존 스타일로 길이는 이 정도로.. 음..' 이렇게? 그런데 카카오로 예약을 하면 내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고, 미용사분께서 그 부분을 숙지하고 나오시기 때문에 조금의 디테일만 추가하면 바로 커트가 시작된다.
이 외에 내가 느끼는 장점들도 많이 있지만 뭐.. 오늘의 주제는 카카오헤어샵 찬양이 아니니까 다음에 기회가 되면 쓰도록 하고,
어쨌든 문제는 돈이다. 수수료가 비싸다. 내가 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지불하는 가격에서 얼마 정도가 수수료로 책정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부분은 업주가 신경 쓰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연합이 매우 쉽게 결성이 되는 나라이다. 만약에 카카오의 횡포가 심각한 대기업의 횡포라고 한다면 당사자인 사람들이 집단행동을 하면 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한다. 이렇게 단순한 문제는 분명히 아닐 테지만..
마음을 모아서 전국 미용실 연합 이런 곳에서 미용실 사장님들의 마음을 모은다면, 그렇게 해서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다음카카오가 부당하다면 한 집단을 대표하는 단체에서 그렇게 성명을 충분히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용실 협회 차원에서 다음카카오에 가게 등록을 하지 말자!라고 중지가 모아지고 그게 실현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는 다음카카오의 헤어샵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없다. 위에서 메신저 사례를 든 것처럼 내가 사용하고 싶어도 카운터 파트너인 미용실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으면 끝이기 때문에.
매우 천민자본주의인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일개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면 그냥 소상공인들은 본인의 소위 내 구역에 플랫폼이 들어올 때 처음에는 사용을 잘하다가(무료 또는 저렴했겠지)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나니 그냥 대기업 싫어!!라고 하는 정도로 보인다는 것이 안타깝다. 다 같이 잘 살면 좋지.
그러면 여기서 플랫폼 기업이 소상공인 시장에 진출(직접 그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절대 아니고)해서 소상공인들이 이익이 된 부분은 없을까?
1. 기존 헤어숍들의 가격을 잘 몰라서 들어가기가 두려웠던 나 같은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더 넓어졌다.
- 즉, 같은(또는 비슷한) 가격을 지불하고 시설이나 실력이 부족한 미용실을 이용하던 나는 같은 값에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각종 후기가 달려 있기 때문에 처음 가는 곳이라도 큰 두려움이나 실패의 위험이 덜하게 선택할 수 있다. 물론 후기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 미용실들의 가격이 공개가 되었다.
- 위의 1과 비슷하지만 커트를 제외하고는 미용실은 정찰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을(?)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이익이다.
- 특히 여자들은 기장에 따라서 길이가 달라지는데 해당하는 부분 역시 예약할 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용실에서 생기는 각종 분쟁을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 지인에게 들어보니 여자들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 중 미용사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다른 시술을 권유하면 그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그런 부분을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3. 미용실이 자동적으로 어느정도 마케팅 효과를 가질 수 있다.
-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미용실을 침대에 누워서 한번 살펴본다.
- 괜찮아 보이는 곳을 발견하면 다음에 한번 가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가는 미용실에 선생님께 물어보니 미용실도 법적으로 정찰제라고 한다. 가격을 입구 쪽에 고시를 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된 미용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신경 안 쓰고 다녀서 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예약으로 오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표를 밖에 고시하는 것에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아, 그리고 가만히 보면 네이버도 예약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네이버 페이와 연계해서 진행을 하는데 이 역시 상당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네이버가 본인들의 플랫폼을 활용해서 소상공인 사업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뭐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제일 머리가 크게 보이는 것이 다음 카카오니까 이 녀석만 후두려 패는 거지 뭐..
다음카카오 내부에도 우리나라의 플랫폼을 사실상 다음카카오가 장악 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사업을 많이 생각했을 것이다. 플랫폼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조금 더하면 매우 훌륭한 사업모델이 될 수 있으니 당연히 이익을 높이고자 하는(사실 이론적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기업의 특성상 새로운 돈벌이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부지불식간에 나타났다가 돈이 되지 않아 사라진 서비스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얼마 전 택시를 타면서 기사님께 여쭤봤다. 당연히 해당 택시는 카카오T를 활용해서 호출을 했고 순식간에 택시가 잡혀서 집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내릴 때 즈음되어서 기사님께 살짝 물어봤다. 카카오택시 어찌 생각하시냐고. 이때 기사님이 하시는 말,
카카오택시라고 간판 달린 택시들은 타지 마이소, 순 나쁜 놈들입니다.
어찌어찌 나쁜 놈들인가 여쭤 봤는데 그냥 나쁜 놈들이라는 말만 반복하셨다. 현장에서 느끼는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알 수가 없다. 뭐, 아무래도 수수료 이야기겠지. 그런데 내리면서 카카오페이 결제 카톡이 도착했는데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본인도 카카오 콜 받아서 온 거면서..
지금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있다면 다시 스크롤을 위로 올려서 다음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찬찬히 하나씩 살펴보시라. 이 중에서 본인이 이용하는 것은 과연 몇 개나 되는가? 분명히 공룡기업이라고 할 만큼의 다음카카오이기는 하지만 지금 현재 상황이라는 전제 하에서 비난을 그렇게 받을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