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8. 서산 웅도를 향해 출발 했다. 우연히 돌아다니다가 본 '유두교 야경'에 마음을 뺏겨서 지내다가 출동.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의 운전은 내가 하게 되는데 이번 여행은 사이즈가 장거리. 뭐 그래도 아직까지 운전이 재미있어서 상관은 없지만 도로 위에서 졸리지만 않기를..!! 하면서 출발!
대충 다섯시간 정도 걸릴 예정이라 9시 정도에 출발. 위에서 언급 한 유두교 야경이 유명한 것은 물때를 맞춰서 가면 다리가 바다에 잠기는 '잠수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조건이 맞아야 한다.
밤 시간에
물때가 맞을 것
인터넷을 검색 하여 물때를 보니 15:22에 수위는 최저이고 21:40에 수위는 최고라고 나와 있다. 대충 15시 정도에 도착 해서 웅도 안을 구경 하고 22시 정도에 물에 잠겨 있는 다리를 촬영하면 되겠다는 계산이 섰다. 그래서 15시 정도에 도착 하기 위해 출발 한 시간이 9시.
어디 여행을 갈 때 고속도로에 오르면 휴게소는 무조건 1회 이상 간다. 아무리 잠깐 올리는 고속도로라고 하더라도 운전자의 묘미는 휴게소가 아닌가. 휴게소에 가면 화장실도 갔다, 담배도 한대 피고, 시간이 되면 밥도 먹고 하는 매우 좋은 곳이다. 물론 간식은 애초에 별로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소떡소떡 같은 것은 내 안중에 없지만도..
이번에 들린 성주휴게소(서울방면)의 목적은 화장실, 담배, 밥. 점심때 정도 도착 한 휴게소에서 화장실 갔다가, 담배 한대 피고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갔다. 휴게소는 각자 특색있는 메뉴들을 가지고 승부를 걸지만 사실 휴게소의 음식을 먹을 바에야 고속도로에서 나와 그 지역의 유명한 현지식당을 들어가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본다. 어차피 여행길인데 그 정도의 시간여유와 사치 정도는 부려도 된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 휴게소에서 지역음식을 도전 했다가 매우 많은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에 휴게소 음식에 대한 신용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1
여행을 가는 동안 경험을 누적하여 내린 휴게소 식사에 대한 결론은 제법 오래 전에 정해졌다.
휴게소 음식은 둘 중에 하나만 먹으면 된다. 라면 또는 돈까스.
라면과 돈까스는 어찌 보면 정크푸드이기는 하지만 어디서 만들던지, 누가 만들던지 비슷한 맛을 보장한다. 라면은 어차피 스프 맛이고, 돈까스는 튀김 아닌가? 맛 없는 튀김이 이 세상에 있을리가 없기 때문.
이렇게 장황하게 휴게소 음식에 대한 나만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위 휴게소에서 먹은 라면 때문이다. 저 집 라면 참 잘한다. 인스턴트 라면에 무슨 평가냐 하겠지만 기회가 있다면 가서 맛을 보시라. 정말 맛있는 라면이었다. 그릇이 깊은 탓에 양이 조금 적게 보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정해져 있는 라면에 장난 칠 리도 없고, 정말 한마디 말 그대로 '맛있는 라면'이었다.
라면을 먹고 다시 출발 하는 도중 촬영한 게기판. 153,000km를 탔다. 내가 처음 이 차를 중고로 구입 했을 때 3만도 타지 않았던 차 인 것을 생각 하면 정말 오래 타고 다녔다. 그 동안 엔진오일과 한번씩 불스보약 한병 말고는 별다르게 관리를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잘 타고 다니는 것은 정말 감사 할 따름이다. 브레이크 쪽에 한번 문제가 있었고, 지금도 운전석 뒤쪽 창문은 고장이 나서 움직이지 않지만 장거리를 한번씩 뛰는데도 불구하고 무리가 없는 것을 보면 정말 일본 차가 튼튼하기는 한가보다.
04년식 르노삼성 SM3 XL이다. 아 물론 사진은 조수석에 타고 있으신 선생님께서 찍어주신 것.
장시간을 달려 웅도 도착. 지금 부터는 웅도의 '낯'사진 이다. 밤 사진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려고 한다. 색감 등은 보정으로 조금 손을 봤기 때문에 감안하고 보면 될 것이고,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멋있다. 블로그 업로드 때문에 가로를 900px로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참 아쉽다.
저 뒤에 보이는 섬은 사진을 찍었던 현재 땅과 이어져 있다. 주위에 있는 안내문을 읽어보니 조수간만의 차가 4M까지 난다고 하니 서해의 위엄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저런 작은 섬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 정말 궁금한게,
저 나무들은 어디서 씨가 날아와서 정착하게 됐을까?
나름 큰 섬도 아니고 걸어서 2~3분만에 한바퀴 할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섬인데 저기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주위를 보면 바닷물 밖에 없을텐데 저 나무들은 어찌 자라는걸까? 저 작은 섬의 가운데도 담수를 모아놓는 공간이 있는걸까? 아니면 저 나무들은 바닷물로 자랄 수 있는 나무들인걸까? 과학에 무지랭이한 나새끼가 저런 섬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볼 때마다 가지는 궁금증.
물에 떠 있어야 하는 배들은 간조가 되면 바닥과 함께하고 있다
구도가 조금은 아쉬운 사진
이 사진의 아래쪽에 보이는 목욕탕 같은것의 정체가 궁금했다. 나중에 섬을 한바퀴 하다 보니 이러한 구조물을 두어개 더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진짜 해수 목욕탕이라고 생각 했는데 가만히 보니 물 안에 무엇인가 들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통발 안에 작은 게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그 때 까지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감을 못잡고 있었는데 나중에 가만히 생각 해 보니 저렇게 물을 가두어 놓은 이유를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만고 내 생각이기 때문에 진짜인지 확신할 수는 없다.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4M씩 나기 때문에 물이 빠지면 통발에 잡힌 해산물들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해산물의 특성상 물 밖에서는 오래 살아있을 수 없다. 물론 게 같은 생물은 물 밖에서도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 간조와 만조의 시간 차이가 6시간이 나는데 그 동안 공기 중에 있게 된다면 아무리 게라도 살아 있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물며 이렇게 태양이 강한 여름날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위 사진처럼 목욕탕 같은 물을 가두는 장치를 만든 것 같다. 통발 안에 미끼를 넣어 놓고 만조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자연스럽게 미끼에 유인 된 해양생물들이 통발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6시간정도 지나서 간조가 되어 물이 다 빠지면 다른 곳의 물은 빠지지만 저 네모 안의 물은 남아있게 된다. 이렇게 신선한 바닷물이 항상 남아 있는 곳이 되기 때문에 통발 안에 잡힌 해양생물들이 사람이 걷으러(?) 올 때 까지 신선하게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섬만 찍으려고 구도를 이리저리 둘러 보다가 때마침 배가 보였다. 심심할 수 있었던 구도에 나름의 포인트가 되어 재미난 사진이 되었다.
물이 차기를 기다리는 배 들. 저 뒤의 사당 같은 곳은 정체를 모르겠다.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올라가는 입구에 풀이 잔뜩 자라 있었다.
말 그대로 바닷길. 물이 빠지는 간조에 바닷길이 열린다.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섬인지 육지인지 모르겠지만 그 곳과 저렇게 길이 드러난다. 포장을 한 길인지, 자연스럽게 다니도 보니 단단해 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동차도 갈 수 있을 정도의 단단함을 보인다. 한번 가 볼까 싶기는 했는데 도전을 하지 못했다. 저 사진을 찍을 때 들어간 차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가는 중에 차가 나오게 되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것 같기도 했고, 양 옆이 갯벌인 곳에 자칫 잘못하다가 바퀴라도 빠지면 더욱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운전은 나름 자신이 있었지만 갯벌이 낭떠러지라고 생각 하면 배짱을 튕길 수 있는 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닷물 속으로도 강이 흐르는 것일까? 물이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물길일까?
갯벌은 언제나 풍족하다. 각종 굴과 게, 생물들이 쉴틈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웅도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 지금은 양 옆으로 물이 없는 곳이지만 조금만 지나면 물 속에 잠기는 다리라고 생각 하니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하다. 섬을 다 돌아봤음에도 불구하고 만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오기로 했다. 나가는 길에 물에 잠기기 전의 다리를 담아놓고 싶어서 잠시 처를 정차하고 사진 한장 찍어 봤다.
충청도 로컬음식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다. 들어가는 가게마다 제일 위에 있는 메뉴가 있었는데 음식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럭젓국이었나? 그걸 먹으려고 들어 간 식당에서 주문을 했더니 둘이 먹기에는 양이 많고 가격이 비싸다고 팔지 않는다. 각 메뉴의 가격이 적혀 있지 않고 제일 밑에 1인분 10,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을 보면 그냥 사장님이 하기 싫었던 것이 아닐까?
이런저런 우리 동네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뒤로하고 추천을 해 달라고 하니 추천 해 준 음식이 황도바지락탕. 일반 바지락이랑 다른데 뭔가 있으니까 앞에 '황도'라는 접두사가 붙었을 것 같은데 뭐 잘 모르겠다. 그냥 좀 크다 정도..? 그 정도의 맛 차이를 구분 해 낼 만큼 내 혀가 민감하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모든 국물음식에 땡초와 김을 넣는 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떡국에도 김이 들어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모든 맛이 김과 땡초 맛으로 변하기 때문. 둘 다 향이 강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조금 많이 넣어 버리면 다른 맛이 아무것도 나지 않는다. 위 황도바지락탕에는 땡초가 들어 가 있었다. 국물 한입 후루룩 하자마자 콜록! 하고 기침이 나올 정도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넣은 것 같지는 않았다. 이게 앞뒤 말이 맞지 않는데 방심하고 후루룩 마시면 기침이 나오지만 한번 경험 후 살살 먹으면 괜찮다는 말이다. 시원한 바지락 국물에 땡초로 깔끔하게 매운 맛이 입맛을 돋우웠고, 같이 가신 선생님은 역시 소주 한병 해서 같이 드셨다.
확실히 식재료가 신선하면 다른 맛내기용 재료들은 넣지 않아도 되나보다. 가만히 보면 바지락과 땡초 말고 다른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 만족스러운 한깨였다. 우럭젓국을 못먹어봐서 아쉽기는 하지만.
식사를 하고나서 웅도에 다시 들어가니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었다. 서해의 일몰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다. 특별히 유명한 태안반도의 일몰. 웅도가 태안반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넓게 보면 태안반도에 속하지 않을까? 지도로 보면 더욱 더 잘 알 수 있다.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 태안 반도 위쪽에서 육지에 둘러 쌓여 있는 섬이다. 어쨌든 위치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멋있는 일몰을 볼 수 있었다.
6D Mark2에 있는 Timalaps 기능을 언젠가 한번 써 보리라 생각 했는데 저 날 한번 써 봤다. 30초에 1장으로 20분 정도 찍은 것 같은데 영상은 2초 나오더라. 뭔가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서 결과물이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매우 신기할 정도..!! 다음에는 조금 더 길게 한번 찍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타임랩스 설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첫 장면의 촬영 셋팅을 그대로 가지고 20분을 찍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빛(태양)이 없어질 수록 너무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찍는 순간순간 그 상황에 맞추어 자동으로 셋팅값을 잡아주는 옵션이 있엇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어쩐지 실패할 것 같아서 첫 셋팅을 그대로 가는 옵션으로 했는데, 다음에 타임랩스를 찍을 상황이 된다면 자동으로 놓고 한번 해 봐야겠다.
중구난방 이런저런 긴 이야기를 재미없게 늘어놨는데 갔다 온 입장에서 사진들을 다시 보니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 난다. 비록 1주일 전이지만 제법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 다음 포스팅은 위에서 찍어 놓은 웅도의 잠수교인 '유두교'의 밤 모습 사진을 가지고 할 예정이니 발퀄리티의 사진이라도 기대 해 주시라.
- 강릉 휴게소의 황태해장국, 안동휴게소의 간고등어 정식 등 [본문으로]
'생각기록장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안반도 #신두리 #해안사구 (0) | 2018.09.01 |
---|---|
#서산 #웅도 여행 vol.2 feat. 유두교 (2) | 2018.08.29 |
#경주월드 #Draken (0) | 2018.08.16 |
#촉석루 로 유명한 #진주 #남강 #야경 (0) | 2018.08.07 |
해운대 라마다 앙코르 호텔, 감천 문화마을, 송도 해상 케이블카 (0) | 2018.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