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추워서 깼다. 아니 창녕에서 잘 때는 덥고 끈적해서 정말 싫었는데 여기는 잠이 들지 못할 정도로, 잠이 들어도 바로 깰 정도로 춥다. 이불을 가지고 왔어야 됐다는 후회가 들었다.
얼마나 추웠냐 하면.. 자기 전에는 시원하니 좋다는 생각을 했다. 끈적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자다가 눈이 떠져서 왜 깼을까 하고 곰곰히 생각 하니 춥더라. 다시 잠이 들지 않을 정도로 추웠고, 가져 온 여벌의 옷과 수건을 다 탈탈 털어서 몸에 둘둘 둘렀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추위에 떨면서 잠을 잤던 것 같다.
그렇게 자다 다시 추워서 잠을 깼는데 노을이 지는 것 처럼 붉은 하늘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정말 당시에는 노을이라고 생각 하고 매우 당황했는데 시간을 보니 5시 40분. 자기 전에 확인 했던 일출 시간보다는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나서 그냥 일출은 가볍게 넘기려고 하다가 붉은 하늘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랴부랴 카메라 싸들고 나가서 찍었다.
일출, 일몰 뭐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서의 사진촬영은 카메라 세팅을 어떻게 놓고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소위 8광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나 오메가라고 불리는 모양은 뭐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어렵기는 하지만, 일출이라고 구글링 하면 나오는 이미지들 처럼 태양의 경계면이 그림으로 그린 것 처럼 선명한 그런 사진은.. 내공을 많이 쌓고 다시 도전을 해 보도록 하자.
순간 퍼뜩 든 생각에 '스팟측광'을 해야 하나 싶어서 그렇게 놓고 찍었는데 대충은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에서 생각 해 보니 측광을 태양 근처의 하늘에 했어야 하는데 나는 멍청하게 태양에 스팟을 찍는 바람에 좀 망한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말이다. 그리고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조리개도 제법 열어서 찍어야 할 것 같다. 태양에 빛갈라짐은 어쩐지 뭔가 좀 어색한 것 같다.
한 때는 일출을 좀 보러 다녔다. 새해 첫날이나, 사람 몰리는게 싫어 신년 앞뒤로 며칠 안에는 일출을 꼭 보러 가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샌가 귀찮아서 잘 가지 않기 시작 했다. 사실 뭐 오늘 뜨는 해나, 새해 첫 날에 뜨는 해나 뭐 전혀 다른것은 없으니까..
그래도 이번에는 마음이 조금 다르다. 일을 그만두고 어쩌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출을 봤으니 그런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 기준으로 출근 하지 않은지 대충 25일 정도가 지난 것 같은데 특별히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이 없어서 마음이 조금은 불편함이 있다.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할 지는 모르겠고, 그만 두면서 마음 편하고자 생각 했던 것 처럼 '뭐라도 하겠지'만, 5~60년 정도 더 산다고 치고..
나새끼 존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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