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독거노인 생존기

조혈모세포 기증 ep.01

hwangdae 2021. 9. 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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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중,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통상 모르는 전화번호를 받으면 돈 빌려 줄테니 돈을 좀 쓰라는 그런 전화가 많이 오는데 특이하게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 또 무슨 차 빼달라는건가..? 택배인가?'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바로 조혈모세포은행!!

한 5년전 정도때 헌혈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청 해 놓았었다. 그리고 시간이 제법 지나는 동안에도 일치자 연락이 없어서 나랑 일치하는 사람이 참 없나보다, 확률이 엄청 희박하다 하던데 없는게 당연하긴 하지 정도로 생각 하고 사실상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전화가 올 줄이야..

 

조금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오후라서 살짝 잠이와서 힘들었는데 심장이 쿵쿵 뛰는게 느껴진다. 기증 한다고 해서 바로 하는것도 아니고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 후 연락을 달라고 한다. 그러고 난 다음 약 2개월 정도 기증에 대한 준비를 하는 시간이 되고 빠르면 11월 정도에 실제 기증을 할 수 있을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냥 조금 오래 진행하는 헌혈 정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 했는데 생각보다 준비기간이 오래 걸렸다. 하긴, 하고 나서 조혈모세포를 받는 환자는 혈액형이 바뀔 정도의 큰 신체변화를 가져오는데 그리 간단할 수가 있을까.

 

그나저나 최근 헌혈할 때 혈소판수치가 좀 낮고, 한번씩 헤모글로빈 수치도 낮아서 헌혈 부적격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혹시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아 있을까봐 그게 걱정이다. 당연히 기증은 할 예정인데 부모님한테 이야기를 하면 싫어하긴 하시것지.. 잘 설득을 해 봐야겠다. 그리고 회사에 양해도 좀 구해야 할 것 같고..

카톡으로 온 pdf파일을 열어보니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다. 준비하는 과정을 제외하면 성분헌혈과 다른것은 바늘을 두개 꽂는다는 것과 누워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왼팔 혈관이 조금 바깥쪽이라 찝찝하긴 하지만도..

 

하루빨리 가족들 설득하고 얼른 기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기증 받으실 예정이신 분 조금만 더 힘 내시라. 누군지 알 수도 없고, 알아도 안되겠지만 누군가의 희망이 되었고, 내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너무 심장이 몽글몽글해진다.

2021.09.13 - [생각기록장/독거노인 생존기] - 조혈모세포 기증 ep.02

 

조혈모세포 기증 ep.02

조혈모세포 기증 의사를 밝힌 이후로 일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약 5년 전 기증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채혈했던 혈액은 DNA 중에 앞부분을 조금 분석해서 DB화를 해 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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