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까지 와서 일몰만 보고 갈 수는 없으니, 광양에서 밥을 먹고 두 번째 일정으로 가게 된 순천만 갈대밭. 사실 순천만 갈대밭은 매우 익숙한 곳이다. 학교에서 일할 때 1년에 한번씩은 순천대학교와 연합으로 하는 프로그램 때문에 항상 들렀으니.. 그러다 보니 순천에 아는 지인도 생기게 되었고 이번 여행에 매우 큰 도움을 받았다.
순천만 갈대 군락지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갈대밭을 보기 전 까지 걸어가는 길. 넓은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설렘을 안고 걷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소란스러운 새들이 우는 소리.
눈을 들어서 하늘을 보내 새들이 날아간다. 저게 흑두루미 인가..? 아니면 그냥 겨울 철새인가.. 새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저렇게 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하다. 자연스럽게 깨달았을 최대한 에너지를 덜 쓰면서 날아갈 수 있는 방법. 'V를 긋고 날아가는 새 떼처럼 Rise up! 승리는 나의 것! Turn my MIC up!'이라고 외치는 드렁큰 타이거의 노래가 갑자기 생각 난다 껄껄껄.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갈대밭으로 들어가기 전 통과하게 되는 터널. 안을 걸어가다 보면 사람들이 소원을 옆에 매달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 말고 눈에 띈 것이 바로 순천만에서 구출 된 흑두루미가 다른데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스토리. 이렇게 순천만에 그냥 오는 사람들이 보고 머리 속에서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아 두는 것은 상당히 관광지로서 가지고 있는 큰 힘이라고 생각 한다.
순천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갈대군락. 와서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군락을 보여준다. 갈대는 식물이지만 염분에 강해서 강 하류에 서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나리처럼 수질정화 능력도 강하여 수질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단, 순천만은 사람들이 수질개선을 위해서 인위로 심은 갈대군락이 아니라 우연히 갈대군락이 생긴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 하류, 바다의 초입이다 보니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갈대밭 사이를 운행하는 배가 있는데 조수간만으로 인하여 이 날은 운행을 하지 않을 정도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짱둥어와 뻘게는 관찰할 수가 없었다. 물이 빠지고 나서 보면 참 신박한 것이 바다 속에서도 물길이 있다는 것.
용산 전망대 까지 가는 길에 털썩 앉아서 오랜만에 내 사진을 하나 찍어 본다. 언제나 내가 찍히는 사진은 어색해서 표정을 어찌 지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마스크 쓰고 찍을걸.. 그러면 조금이나 미남이었을텐데 ㅋ
전망대로 가는 길에 고개를 들어서 문득문득 보이는 갈대들을 보면 그 경이로움에 놀라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단일 종으로 이렇게 넓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니.. 그것도 인공적으로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닌 자연적으로 이렇게 형성이 되어 있다니 볼 수록 놀랍다.
가까이에서 보면 디테일을 볼 수 있지만, 멀리서 보면 그 어마어마한 모습에 또 감탄을 하게 된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갈대 군락은 동그랗게 만들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번 검색해서 살펴봐야겠다. 순천만 갈대군락지를 보기 위해서 데크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이렇게 군락지 자체가 넓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나며 자연을 방해하는(?) 구간은 정말 얼마 되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고생해서 용산 전망대에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보이는 멋진 장면. 갈대가 뭉쳐있는 모습도 너무 멋지지만 그거는 미시적으로라도 전망대 까지 오는 길에 실컷 봤으니, 물이 빠졌을 때 보이는 해저면(?)의 물길 S자가 너무 멋있는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보게 되는 눈 앞의 갈대. 1월이면 한참 겨울인데도 이렇게 갈대가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뭔가 대자연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곳은 매번 올 때마다 경이로움을 가지게 되는데 나에게 그 대 자연 중 하나가 바로 순천만이다. 다음에 또 오겠으.
너무 파노라마라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용산전망대 위에서 바라 본 순천만. 멋져!
2022.01.09 - [마음기록장/막입] - 새해 일몰여행 ep 01. 광양 불고기 시내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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