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장/막입

#진주냉면 #하연옥 본점 방문

hwangdae 2018. 8. 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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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냉면 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 하는 하연옥은 지난 번에도 한번 갔다 온[각주:1] 적이 있다. 위의 지난 글을 확인 하면 알겠지만 상갓집을 갔다가 그냥 복귀하기 뭣해서 억지로 갔었다. 상갓집에서 국밥을 한그릇 해서 그런지 사실상 그 당시 진주냉면의 느낌은 썩 좋은 기억이 아니[각주:2]었다.


너무나도 무더운 어제(2018.08.05.). 집에서 하릴없이 누워서 녹아가고 있는데 도저히 집 안에서는 더 이상 견딜수가 없어서 긴급히 멤버를 모집하여 진주로 출동. 딱히 진주를 갈 생각은 없었고 단지 더운 집 안을 벗어나서 시원한 곳으로 가자는 목적이었다. 어쨌든 출발. 사실 가는 도중에도 썩 마음이 내키는 부분은 아니었다. 언급 했던 것 처럼 처음 진주냉면의 느낌은 썩 좋은 기억이 아니었기 때문.


T map에 '하연옥 본점'을 검색하여 한시간 조금 넘게 달리고 도착 한 곳. 들어가는 입구 부터 난관이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외식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하연옥 전용 주차장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를 할 자리가 부족했기 때문. 밖에서 불봉을 들고 주차안내를 하는 사람이 4~5명은 되어 보였으니 하연옥이라는 가게의 위용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도착해서 보니 보통 음식점에서 안내를 하는 안내판이 보였다. 외부음식 반입금지, 화장실 안내, 4인 테이블 강조, 1인 1메뉴. 여기서 세번째와 네번째 안내는 사실상 영업을 하는 동안 수 많은 민원(?)을 겪은 후에 작성한 안내문의 티가 많이 났다. 4인 테이블에 그 이상이 앉았을 때 테이블 셋팅에도 문제가 있었을 것이고 가게 동선을 고려 했을 때도 분명히 다른 사람이나 종업원들에게 피해가 됐었겠지. 또한 장사가 잘 되는 집 특성상 소위 말하는 '돈 안되는'사람이 와서 자리 차지하고 있으면 그 만큼 벌어지는 수익도 감소 할 것이기 때문에..


뭐 어쨌든 가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접어두고 안내문이 독특한 이유는 왼쪽에 보이는 아이콘이다. 겹겹이 이루어 진 선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봤지만 곰곰히 생각 해 보니 '면 요리'를 하는 집 특성상 면의 모양을 아이콘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이 드는 순간 가게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앉아서 주문을 하는데 처음에는 냉면만 먹으려고 하였지만 옆 테이블을 보고 육전도 추가로 주문 하였다. 본래 내 생의 첫 육전은 광주에서 먹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진주에서 먹게 되었다. 예전에 이종범의 인터뷰에서 광주에 오면 꼭 육전을 먹으라고 하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 인터뷰를 보고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원정경기를 구경하러 갈 때마다 육전을 먹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토요일 경기를 보면 시간이 늦어서 어렵고, 일요일은 장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먹을 기회가 없었다.


뭐 어쨌든 주문을 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나온 육전과 냉면.



질 좋은 소고기에 계란옷을 입히고 지져 낸 전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 처럼 안에 각종 야채들로 가득 찬 그런 전이 아니었다. 소고기와 계란. 그 둘을 빼고는 다른 속은 사실상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앞에 있는 조그만 간장종지에 담겨있는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정말 맛이 있었다. 딱히 어떤 맛인지 잘 표현하기 힘든 '담백하다'는 맛이 아마 이런 맛이리라.


사실 거의 20,000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서 시켜먹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밑에서도 언급 하겠지만 냉면의 양이 다른 냉면가게의 그것보다 많은 편이다. 여기에 육전까지 시켜서 먹으려면 상당히 과식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 적지 않은 비용인데 양을 절반 정도로 줄인 10,000원짜리 육전 메뉴도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계속해서 먹으면 소위 말하는 '한계효용'이 체감 되는 것 아닐까?



면 요리는 국물! 이 나의 모토이기 때문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물냉면을 주문했다. 다른 집의 냉면과 다른 점 이라면 제일 위에 링크 된 지난번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육수에 해물이 추가가 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다른 집의 냉면과는 육수의 맛과 냄새가 상당히 다르다. 우리가 통상 냉면이라고 했을 때 생각하는 맛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호불호가 다를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같이 간 내 친구는,

내 삶에서 냉면에 대한 스펙트럼이 하나 더 늘었다!

라고 정의했다. 즉, 지금까지의 냉면과는 완전히 다른 냉면이라는 것. 예전에 처음 갔을 때는 몰랐는데 어제 가서 가만히 살펴보면서 먹어 보니 면 자체도 많이 달랐다. 다른 냉면 전문점의 얇고 나름 질긴 냉면이 아닌 국수 보다는 굵고 우동보다는 얇은 정도의 면에 상당히 부드러운 면이라 잘 끊어지는 면이었던 것. 검은 색이지만 투명한 면이다.


아 그리고 냉면 위에도 육전에 고명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예전에 갔을 때는 별도로 육전까지 주문해서 먹을 필요가 있을까 고민 했던 것인데 오늘 먹어보니 확실히 물에 빠진 육전과 그렇지 않은 육전과의 차이는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가격표. 테이블이 좁다 보니 핀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했는데 물냉면 9,000원, 비빔냉면 9,500원이다. 확실히 냉면이 저렴한 음식은 아니다. 게다가 나는 뭐 냉면 한그릇 먹으러 창원에서 진주까지 운전해서 왔으니 기름값에 톨비, 시간비용까지 포함하면 제법 비싼 저녁을 먹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정도 투자 할 가치가 있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더운 주말 집에서 지쳐가며 시간 보내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유익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 한다.


일부러 갈 필요는 없지만 근처에 들렀다면 가서 먹을 정도의 음식점. 이 정도로 평가하면 될 듯.

  1. 물론 이번에 간 본점은 아니다. [본문으로]
  2. 이미 국밥을 한그릇 해서 배가 덜 고픈 이유도 있었겠지만 당시 직원의 친절도가 내 기준의 미달이었기 때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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