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여관이라고 하면 아마 '태백산맥'을 떠 올리는 사람은 점점 없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나 역시 사실 태백산맥이라는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단편적으로나마 읽어 보기는 했는데 그게 아마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있어서 그 부분만 읽어보지 않았나 싶다. 매년 겨울에 한번씩 벌교에 오는 이유는 꼬막을 먹으러 방문을 한다. 이번 벌교 방문은 개인적으로 오게 된 부분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꼬막을 먹었고, 차를 한잔 하러 보성여관을 가기로 했다.
역전식당을 나와서 조금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도로명주소 표지판이 나온다. 도로명 주소 정말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관광지에서 보면 그 동네 관광지역의 이름을 딴 도로명 표지판이 보인다. 이런거 보면 참 잘 바꾼 것 같다. 도로 이름이 '태백산맥길'이란다. 얼마나 적절한가. 태백산맥길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보성여관이 나타난다.
보성여관은 근현대생활문화공간으로 입장료가 부과되는 장소이다. 들어가면 차를 한잔할 수 있는 카페가 마련이 되어 있고, 숙박도 할 수 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면 다다미방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이 되어 있다. 태백산맥이라는 소설에서 '남도여관'이라는 이름으로 등장 한 보성여관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숙박, 소극장, 다다미방 등을 대관할 수 있고 숙박도 할 수 있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사실 일반적인 숙소로만 생각 해 봄다면 저렴한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저렴한 방들은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동으로 이용해야 하는데 8만원 정도 되는 돈을 지불해야 하고, 조금 비싼 방들은 10~15만원의 가격을 지불 해야 하루 숙박을 할 수 있다. 물론 다행히도 비싼만큼 화장실과 샤워실은 별도로 마련이 되어 있다.
나와 같은 문학무지랭이들은 비싸다고 생각 할 수 있겠으나 문학이나 근대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저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보성여관에서 하루 숙박 한다면 그 의미가 색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벌교에 와서 꼬막을 먹고 항상 보성여관을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입장을 못했었는데 저 날은 들어가서 차를 한잔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보성여관이라 하면 위에서도 몇번 언급한 것 처럼 태백산맥을 떠 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뒤로 나가면 이런저런 전시실이 있는데 그 한군대에서 소설 태백산맥을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책상과 스탠드, 원고지, 연필, 태백산맥 책이 구비가 되어 있으며 누구나 앉아서 준비 되어 있는 원고지에 태백산맥 소설을 필사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별도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한번 해 볼까 싶기는 했는데 글씨가 워낙 엉망진창이라 민폐를 끼치지 않는걸로..!!
뒤에 마당을 둘러보면 광주리에 저렇게 무언가를 말리고 있다. '손대지 마시오'라는 안내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 말리는 것은 아니고 장식품인 것 같다. 하나는 곶감인 것 같고 하나는 조개껍질인데.. 곶감은 그렇다 치더라도 조개껍질은 왜 말리고 있는거지? 알 수가 없다. 꼬막 껍질도 보이네.. ㅋ
정말 쌩뚱맞지만 화장실 안내판이 귀엽다
보성여관 종합안내도
차를 시키면 위와 같이 별도의 주전자에 차가 담겨져 나온다. 사진으로 보면 크기를 잘 가늠할 수 없지만 주전자와 찻잔이 매우 작다. 찻잔에 가득 담아도 반모금 정도? 차를 주문하면 별도로 뜨거운 물이 나오기 때문에 차를 너댓번은 우려먹을 수 있다. 비록 저 날은 같이 간 사람들이 서둘러서 장소를 이동 해 버리는 바람에 두잔 정도 밖에 마시지 못했지만.. 평소라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셨겠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차를 시켜 마셨다. 금방 자리를 떠나버려서 너무 아쉽다. 어쩌면 올해 겨울이 자나기기 전 벌교를 한번 더 방문하게 될 것 같은데 그 때는 조금 여유있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나오면서 보인 국일식당 간판. 내가 벌교에 오면 가던 제일회관과 약간 경쟁? 라이벌? 관계에 있던 가게이다. 국일식당을 한번 가 봤었는데 역시 제일식당이 낫다! 라고 외치면서 나왔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국일식당을 보고 나니 제일회관이 없어진 것이 좀 많이 아쉬웠다. 사장님 조금만 더 버티시지..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벌교답게 꼬막을 이용한 식당이 줄줄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동네 가게들은 겨울 지나가고 나면 뭘로 먹고 살려나..
보성여관 안녕. 다음에 또 오게 되면 여유있게 즐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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