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광주 #송정역시장 밤구경

hwangdae 2020. 10. 1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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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로 우려낸 육수로 말아 놓은 국밥을 한그릇 하고 송정역시장을 둘러본다. 광주 여행을 가기 전 까지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회사에 어플라이를 했다가 광탈을 하는 도중 준비 했던 청년몰에 대한 기억이 있어서 처음 와본 곳이지만 매우 익숙한 느낌이 든다.

그나저나 위 사진 너무 잘 찍지 않았나? 구름 한점 없는 검푸른빛의 하늘과 간판이 기가막히게 배치가 되서 마치 포스터 같은 느낌이다.

 

전통시장을 개조(?)한 청년몰을 실제로 와 보는 것은 처음이다. 가게 하나하나를 소개 해 주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사진에 몇개는 코멘트를 달고,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에 몰아서 써 보도록 하자.

각 가게 입구를 보면 마름모 모양에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 처럼 표시된 것이 있다. 항상 시작은 1981이다. 아마 1981년 부터 이 자리에서 시장이 생겼고, 이 때부터 이 자리를 스쳐간 가게들을 기억하는 표시인 것 같다. 위에 보이는 '또아식빵'이라는 가게가 언젠가 폐업을 하게 되고 다른 가게가 위치하게 된다면 밑으로 스티커가 하나 더 생기는 시스템인 것 같다.

아, 그리고 이 또아식빵은 전국에 체인이라는 것 같은데 송정역시장에 있는 이 가게가 본점이라고 하는 것 같다. 확실한지는 모르겠고, 혹시 정확한 정보를 아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댓글 등으로 알려 주시라.

마름모꼴의 표시와 함께 가게 앞의 벽에는 동판이 하나씩 다 마련이 되어 있다. 가게 이름과 해당 가게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데 이 간판을 하나하나 읽어가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해당 가게가 어떤 사연이 있는지, 무슨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를 간단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시장을 걷는 중간중간 전라도 사투리를 활용한 의자들이 하나둘씩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려한 간판이나 복잡한 안내 대신에 이렇게 간단한 구조물을 설치하여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이 되어 있고, 이 청년몰을 꾸미기 위해서 노력한 단체 등도 옆에 간단하게 적혀 있어 활용도가 높은 곳이라 생각 된다.

시장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광장으로 보이는 곳. 안에 라커들이 있는데 아마 물품보관소로 활용되는 곳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정확하게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 건물인지는 모르겠다. 간판 아래쪽으로 보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라고 적혀 있는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도 얼마 전 어플라이 했다가 광탈 한 곳이라.. 이거 뭐 씁쓸하구만..

이제 어디를 가든 제법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옛날 복고풍 교복 대여소. 이 사진에서 독특한 것은 위에 옛날 간판이 그대로 있다는 것.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가게에 옛날에 위치하고 있었던 간판들이 그대로 보전이 되어 있었다. 옛날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할텐데 이렇게 보존하고 있는 것이 참 신기했다.

특히 현대적인 간판들과 옛날의 간판이 공존하는 것을 보니 기획 한 사람들의 철학이 상당히 잘 표현이 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곳이 많은 청년몰 중에 전국구로 유명하여 명맥을 유지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송정역시장 안에서 몇 안되는 술집.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에 별도로 자세히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자 한다. 건물의 모양을 보니 아마 처음에는 목욕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물.

송정역시장이 청년몰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 해 놓은 곳. 위에 보이는 '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멘트가 훅 하고 다가온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조금 있으니 마지막 정도에서 한번 정리 하기로 한다.

너무 늦게 시장에 가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는데 아마 오픈 해 있었다면 들어가서 한 5천원은 쓰지 않았을까 싶은 가게. 생각보다 갈데없다는 저 입간판은 뭔가 지금 보는데도 조금은 불편한 느낌이 든다. 쉽게 말해서 광역 어그로..? 같은 느낌.

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옛날 간판이 그대로 있는 가게들이 보인다. 아마 이런 집들은 제법 역사가 오래 됐으리라. 확실히 '청년'들이 하는 곳이구나 하고 생각이 되는 가게가 있고 역사가 오래 된 가게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가게들이 있다. '개미네 방앗간'은 오래 된 가게라는 느낌이 든 곳.

돌아다니다 보니 목이 말라 커피 한잔을 구입하는데 가게 앞에서 쉬고 있던 강아지. 사장님께 강아지랑 놀아도 되는지 여쭤 봤더니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멀리서 구경만 했다. 털 있는 동물 만지면 참 기분이 좋은데 말이지.. 아쉽지만 당사자가 싫다면 어쩔 수 없는 법.

간단하게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년몰인 광주 송정역시장을 둘러봤다. 이 시장을 둘러보면서 확실히 유명하고 오래 살아남는 곳은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우선 전체적으로 겹치는 메뉴가 없다. 구글링을 해 보면 청년몰의 대부분은 F&B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가게 하는 매력이 없다고 한다. 광주 송정역시장 역시 대부분의 가게들은 F&B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도 내가 매력을 느꼈던 이유는 바로 메뉴가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한다고 생각 하면 비슷비슷한 가게들이 쭉 생각날 수 밖에 없는데 여기는 그렇지가 않았다. 피자, 국수, 빈대떡, 마카롱, 양갱, 소시지, 수제맥주, 꼬치, 빵집 등등.. 모두 F&B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있기는 하지만 중간정도 카테고리로 내려온다 생각 하면 겹치지가 않는다.

최근 길거리에 나가 보면 한블럭 안에 카페가 너댓개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최초에 기획 한 사람들이 신경을 정말 많이 쓴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50미터 남짓한 시장골목의 좌우에 많은 가게들이 있지만 먹을수만 있고, 돈만 있다면 각 가게별로 들어가서 대표메뉴 하나씩만 먹고 나와도 지겹거나 질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두 번째로 옛모습을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고, 해당 가게 앞에 연도 표시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힙합을 좋아해서 respect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시장을 둘러보면서 현재에 열심히 생업을 하고 있으신 시장 상인들의 과거 해당 자리를 지키고 있던 가게들에 대한 존중이 느껴졌다. 무조건 옛것이 낡고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함께 하면서 현재를 더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이 프로젝트를 수행 한 단체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어디 돈을 많이 들이거나 해서 만들어진 장소들을 가 보면 쉽게 볼 수 있는것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나 돈을 많이 투자한 업체들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거대한 구조물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거기 아래쪽에 설치되어 있는 돌판을 보면 아주 높으신분들 부터 해서 이름이 쭉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광주 송정역시장에는 그런 구조물을 볼 수 없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문득 강원도 춘천 소양강댐에 갔을 때 댐을 내려다 보며 두 팔을 하늘위로 들고 있던 거대한 '소양강 처녀' 구조물이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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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프로젝트를 진행 한 사람들도 어딘가 이름을 남기고 싶었겠지. 그런 기념물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발견하지 못한것을 보면 아마 있다고 하더라도 눈에 띄지 않게 해 놓았거나 주위의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잘 해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갔다와서 느꼈던 점을 조금은 진지하게 적고 나서 보니 이 포스팅의 분류를 여행에 집어 넣어야 할지, 마음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송정역시장을 경험 해 보니 1박 2일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도 한번 가 보고 싶다. 기회를 한번 마련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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