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장/막입

창원대학교 앞 정갈한 스시집 '헤이안'

hwangdae 2018. 12. 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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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쩌다 보니 점심에 조금 사치를 부렸다. 물론 내 돈은 아니고.. 싸부님께서 카드 주시면서 맛있는거 먹고 오라시니, 어명을 받들어 스시집으로 출동.


스시가 먹고 싶을 때 종종 가는 스시로는 저렴하게[각주:1] 먹을 수 있지만 점심시간에 갔다 오기는 거리가 조금 애매했다. 그래서 결정한 곳. 학교 앞에 새로 생긴 헤이안이라는 스시집. 우리학교 앞이 다른 대학처럼 번화가는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조금만 나가면 가로수길, 상남동, 중앙동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학교 앞에 소위 말하는 '시내'가 발전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주택단지가 많아서 음식점이나 술집 허가가 잘 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학교 앞에서 번화가라고 하면 우영프라자 들어가는 다리가 있는 곳[각주:2] 까지라고 할 수 있다. 그 아래쪽으로는 학생들이 잘 내려가지 않고, 멀기도 멀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게 거기에 스시집이 생겼다. 사실 조금 우려가 되는게, 아무래도 국립대다 보니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부유하게 다니지는 않는다. 그걸 떠나서 일을 하는 나도 한끼에 1만원이 넘어가는 돈이면 사실 부담스러운데 런치가격에 스시이지만 한끼 14,000~17,0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먹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점심식사이지만 이 가격을 유지한다면 학생을 주 대상으로 해야 하는 학교 앞 장사는 부침이 따를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다른 사람이 사 주는 밥이라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맛있는 밥은 다른 사람이 차려주는 밥이다. 한번 살펴보자.



오늘 먹은 '오늘의 스시'메뉴. 원래 조금 더 비싼 가격인데 런치 한정으로 할인이 들어간다. 1인 17,000원. 옥수수 스프, 샐러드, 스시 13피스, 튀김, 장국, 우동, 요거트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간장도 스시용, 튀김용 별도로 준비 해 주시고, 하나하나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는 식사였다. 평소 스시를 먹을 때 '스시는 생선이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뒤통수를 한방 맞은 것 같다. 새우와 고기, 가지로 만든 스시가 정말 맛있었다. 특히 가지로 스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최고였다.


새우는 저렇게 대가리[각주:3]가 옆에 나온다. 새우는 대가리에 내장이 들어 있어서 새우 전문점에 가도 보는 앞에서 따고 주방으로 도로 가져가서 튀기거나 버터에 눌러서 구워준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저렇게 옆에 장식으로 올라 가 있다. 다행히도(?) 나는 안에 내장이 있어서 젓가락으로 긁어내어 먹기는 먹었다. 향이 좋았다. 저 새우 대가리를 장식으로 말고 먹을 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어차피 튀김 나오는거 같이 튀겨서 내 준다면 더 좋지 않을까나?


초밥을 어느정도 먹을 때 나오는 우동과 요거트. 이 우동국물이 정말 예술이다. 육수 자체도 맛이 있었겠지만 보통 '시치미'라고 하는 양념을 매우 적절하게 양 조절을 잘 한 것 같다. 시치미 맛이 아닌가? 여튼 어떤 방법으로 조리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저 우동은 진짜 오른손 왼손 합쳐서 쌍따봉을 줄 수 있다.


학교 앞에서 보물같은 밥집을 발견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것 처럼 가격이 조금 아쉽다. 사장님의 주 손님 타켓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학생이 주 고객 대상이라고 한다면 가격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초밥 갯수를 조금 줄이고, 우동의 양을 줄이거나 빼서 런치 한정으로라도 10,000원짜리 메뉴가 생기면 학생들이 곧잘 갈 것 같다. 본인들의 비용 지불로 가지는 않더라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원 해 주는 각종 프로그램에 회의비에서 식사비가 보통 학생은 1인 10,000으로 책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맞으면 충분히 학교 법인카드로 결제가 많이 일어날 것 같은 가게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가격을 조금 더 올려서 조금 더 양질의 식사메뉴를 개발 하시어 교수님이나 교직원들을 주 타켓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 학교 앞은 싸거나, 비싸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스스로 사먹을 수도 있지만 학교에서 생기는 수 많은 회의 후 식사자리에서는 규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로 회의비를 책정하여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사람이 사람인지라 다른 사람이 밥값을 낼 때[각주:4]는 맛있는 것[각주:5]이 먹고 싶다. 학교 앞에서 비싸지만 장사가 곧잘되는 곳이 몇군데 있지 않은가? 절대 내 돈내고 가지 않을 곳.


헤이안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실 가능성은 0%에 수렴하겠지만, 좋은 음식점이 오래 장사 했으면 하는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한번 작성 해 본다.

  1. 그래도 만족스럽게 먹고 일어나면 1인 2~3만원은 들어가니 저렴한지 잘 모르겠다 [본문으로]
  2. 내 학번 근처는 '야구장'이라고 하면 아는데 지금은 야구장이 없어졌다 [본문으로]
  3. '머리'라는 단어는 사람한테만 쓴다고 하던데.. 맞나? [본문으로]
  4. 법인카드 등 [본문으로]
  5. 평소에 내 돈내고 먹기는 조금 뭣한 메뉴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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