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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보려고 생각만 했다가 못봤던 영화인데 넷플릭스에 있길래 봤다. 사실 엘런튜링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관심도 있고, 애니그마도 어느정도 관심이 있어서 기대를 했는데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라서 조금 아쉬웠다. 인물 및 해독 관련한 기술적, 과학적인 내용이 있으면 했는데 그 내용은 전혀 없었다. 그냥 '독특한 천재가 보통의 사람과 잘 지내게 되는 과정' 정도로 정리하면 될 정도의 구성이었다.

 

마크 스트롱은 킹스맨도 그렇고 뭔가 딱 자기만의 캐릭터가 분명히 있다. 목소리도 그렇고 정장이 정말 잘 어울리는 멋진 영국사람이라는 캐릭터로 굳어지는 듯 싶은데.. 이게 배우 입장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아니, 오히려 단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응답하라 1994에서 고아라가 이미지가 다른데 오디션을 본 이유에 대한 인터뷰를 봤었는데 반올림의 '옥림이'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고 하면서 우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가리온 싱글앨범 '그 날 이후'에 소문의 거리라는 트랙이 있는데 거기 마지막에 인터뷰 스타일의 녹음이 있다. 메타 형님이

스타일의 다양성이라는게 뮤지션들한테는 굉장이 중요한거지만 근본적으로, 기본적으로 항상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음악적인 방향성은 지켜가고 있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러한 스타일의 다양성과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뮤지션이든 배우이든 중요한 것 같다. 배우 송강호씨만 봐도 스타일의 다양성이 가진 힘을 쉽게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뭐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니 현실에도 이런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정말 중요하고 큰 일을 했지만 아무도 모르게 비밀 속에 있는.. 마치 일제시대 때 빛도 없이 소리도 없이 노력하신 많은 독립운동가들 처럼.

 

애니그마가 해독되는 결정적인 그 순간이 너무 우연스러워서 김이 좀 샜다. 치열하게 연구하고 공부해서 튜링이 완전 멋있게 딱!! 하고 밝혀내는 그런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술집에서 우연히라니 아쉽다. 물론 평소 또는 쉴 때도 계속해서 연구했던 고집과 맞아 떨어진 장면이지만..

 

뭐랄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크.. 게 재미가 있지는 않았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