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반점에 가서 짬뽕 한그릇 하고, 하비랜드에 가서 눈으로 덕질을 조금 했다. 분식집이 실패 한 가운데 어디로 갈까 고민 하다가 닭집에 가기로 했다.
대구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프랜차이즈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대구에서 출발 한 프랜차이즈가 많다. 교촌, 멕시카나, 호식이, 삼송빵집 등등.. 그래서 본점을 한번 찾아가 볼까 하다가 대구까지 와서 프랜차이즈를 가기는 뭣해서 유명하다는 닭집을 찾아갔다.
대구의 메인스트리트인 동성로에 대부분의 가게들이 모여 있어서 주차를 해 놓고 걸어서 이동하기에 다 괜찮은 거리였다.
길을 건너다 발견 한 현수막. 같이 간 친구가 흠칫 하고 놀래는걸 보고 왜그러냐 물어봤더니 이걸 보여준다. 맛집의 도시 대구와 다르게 몇몇 지역드립이 갑자기 생각 나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저기는 원외정당이지 아마? 뭐랄까..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서 저 구성의 현수막이 시내 한가운데 걸려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조금 걸어서 도착 한 목적지. 원주통닭이라는 곳이 대구 치킨을 검색 해 보면 탑으로 나온다. 구석진 곳에 있고, 인테리어도 옛날스럽고, 문에 적혀 있는 투박한 '전통의 맛!'과 since 1978이라는 문구를 보니 믿음이 꽉 간다.
메뉴를 보자. 딱 단순하다. 양념, 치킨, 반반이 기본이다. 공기밥이 조금 의외이기는 한데 야채찜닭과 같은 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주와 맥주가 3천원에서 4천원으로, 음료가 1천원에서 1.5천원으로 오르더라도 역시 공기밥은 1천원이 국룰 아니겠는가.
밥을 먹고 왔으므로 인원은 3명이지만 반반과 콜라, 맥주 한병을 주문하고 기다린다.
기다리는 중 절임무가 나오는데 이걸 먹으니 내공이 느껴진다. 내가 뭐 미식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막입은 아니니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무는 별도 외부에서 주문하는 소위 공장 맛은 아닌 듯 하다. 물론 정확하게 확인을 할 수는 없고,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품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무 특성상 다량의 설탕이 들어갔겠지만 뭐 어쨌든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에서 오는 그런 무의 맛과는 다른 맛이다.
같이 나온 양배추샐러드도 딱 어릴적에 먹던 그 샐러드다. 얇게 채를 썬 양배추더미 위에 케첩과 마요네즈가 적절히 버무려진 소스가 한숟가락 올라 가 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소스로 곁들여진 그런 맛은 아니다. 같이 간 친구 중 하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치킨 한마리를 혼자 먹는.. 뭐랄까.. 내 지인 중에 치킨 하면 떠오르는 인물인데 한입 먹더니 하는 말이,
기본에 정말 충실한 맛이다
라는 평을 한다. 맛집이라고 표현 하기 어색한, 오래 가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그런 음식점은 오래 유지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적절하게 느끼게 해 줬던 그런 닭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21/02/07 - [마음기록장/막입] - 대구 먹방 여행 vol. 1 중화반점
2021/02/10 - [생각기록장/여행] - 대구 먹방 여행 vol. 2 하비랜드
2021/02/21 - [생각기록장/여행] - 대구 먹방 여행 vol. 4 동성로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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