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최고의 중국집 #전앙장

지난 금요일 근처 경남대학교로 출장을 갈 일이 있었다. 사실 같은 창원시 안에 있는 곳인데 마산은 야구경기를 하지 않으면 잘 가게 되지가 않는다. 예전에 잠시 경남대학교에서 강의전담으로 수업을 할 때 종종 혼밥 했던 곳을 다시 가게 되었다.

사실 수업을 할 때는 내가 그 학과 수업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제일 막내였기 때문에 시간표에 공강^[각주:1]이 상당히 많았다. 아무래도 전임교수님들께서 먼저 시간표를 정하시고 쭉쭉 내려오다 보면 나는 그럴 수 밖에 없다.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빈 공강시간에 무엇을 할지가 상당한 고민이었고, 식사 역시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친해 진 수업 듣는 학생들 몇명과 같이 하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학생들과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성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같이 식사 하기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친하다고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에게는 그 조차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교직원이나 학과 교수님들과 식사를 하기에는 내가 친한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할 수 밖에.. 그 당시에는^[각주:2] 혼밥을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어마어마한 도전이었다. 게다가 혹시 수업듣는 학생과 마주칠까봐^[각주:3] 학교 근처에서 밥을 먹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자주 갔던 곳이 근처에 있는 기사식당과 맥도날드, 그리고 오늘 소개 할 전앙장.

밥집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선배님이 소개 해 준 곳. 처음에 가서 쭈뼛쭈뼛 볶음밥 하나 시켜 먹었을 때 그 충격은 아직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짬뽕도 잘한다. 아마 중국에서 조금 생활 한 사람들은 익숙할 단어인 '중국맛'이 있는 곳이다. 심지어 볶음밥에 통상 나오는 국물도 짬뽕국물이 아닌 계란탕^[각주:4]을 줬다. 그때그때 다르게 제공되기는 하지만 행복했다 진심으로.

길 가에 허름하게 있는 가게지만 들어가 보면 2층에도 좌석이 있다. 1층에는 간단하게 한 그릇으로 식사를 하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2층에 가 보면 회전 테이블도 있고 넓고 잘 꾸며져 있다. 즉, 이 가게는 코스요리도 잘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렇게 많은 메뉴 중에 먹어 본 것은 짜장, 짬뽕, 볶음밥, 탕수육. 통상 처음 가는 가게는 제일 위에 있는 메뉴를 주문해서 먹어 본다. 보통 제일 잘 하고 잘 나가는 기본메뉴가 메뉴의 제일 처음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기본메뉴를 먹어 보고 맛이 있으면 다음에 와서 다른 도전을 하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다.

나는 여러번 가 봤지만 출장 가시는 선생님들을 모시고 가는 자리였기 때문에 기본을 주문 했다. 그리고 사람이 4명이었으므로 탕수육 추가!

볶먹이 아닌 부먹으로 나온 탕수육이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맛을 보여줬다. 같이 간 선생님들도 따봉을 남발..!! 요즘 '푸디'등 가지고 있는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음식사진을 잘 찍게 도와주는 어플들이 많이 나왔는데 역시 DSLR은 DSLR이다. 갔다 와서 서로 찍은 사진을 비교 해 봤는데 확실히 차이가 나는 품질을 보여준다.

전앙장의 대표적인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짬뽕. 이 맛을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데 보통 '불맛'이라고 하면 나는 그런 맛이 난다. 우리가 보통 중국집을 가서 느끼는 짬뽕은 맵다, 짜다 정도의 맛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는 확실하게 불맛이 난다. 언젠가 티비에서 봤는데 불맛을 내는 향 첨가제(소스)가 있다고 하는데 이 가게는 장담하건데 그냥 진짜 불맛이다. 어떤 중국집도 다 그렇기는 하겠지만 센불로 조리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요즘 오징어가 비싸다고 하는데 오징어도 듬뿍 들어 있어 식감도 좋다.

오늘 소개 한 전앙장은 아마 사장님 부부 두 분이 화교이신 것 같다.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할 때는 한국말로 해 주시는데 서로 이야기하실 때나 주문이 주방으로 들어갈 때는 중국어가 나온다. 한국에서 중국맛을 느낄 수 있는 중국집.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맛있는 가게도 분명히 많고, 여기보다 더 맛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중국맛을 잘 내는 중국집을 찾는다면 거침없이 전앙장으로 오면 되겠다.

아, 그러고 보니 짜장면이랑 볶음밥도 주문 했는데 사진이 없네.. 다음에 또 가서 찍는걸로.

1. 아마 학생신분으로 시간표를 그렇게 짰다면 한 학기 학교생활은 엉망이 되었을 것이다 [본문으로]
2.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본문으로]
3. 지금 생각 해 보면.. 마주치면 뭐 어떻나 ㅋ [본문으로]
4. 鸡蛋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