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특정 학과의 사무실에서 행정조교로 일을 하고 있지만 반년 전 까지만 해도 본부부서에서 일을 했었다. 나름 젊은 담당자 선생님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 종종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어쨌든, 어느날 갑자기 도계동 투어를 하고자 하는 오퍼가 왔었는데 입주 전 짐 싸는 날이어서 일단 불참 예정이라고 해 놓았었는데 입주 전날 연가를 내 놓고 온종일 짐 정리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냥 참석 하기로.. 느지막히 일어나 도계동으로 출동 했다. 술을 마실 줄 알았는데 술 마시는 자리가 아니라고 해서 그냥 운전해서 도계동으로 출동.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도계동의 모 덮밥집을 가고자 했다. 내가 조금 먼저 도착하게 되어 인스타에 핫하다고 하니 웨이팅이 있을까봐 먼저 물어봤는데 사장님의 대처가 참 별로였다. 식사 시간이 조금 전이라 그런지 안에 손님은 두명(한팀)밖에 없었고 가게 내부는 '지구당'과 같은 콘셉트인 것 같다. 소규모로 와서 조용히 주위 사람들한테 피해주지 않고 밥만 먹고 가는 그런 곳.
나: 사장님 5분 있다가 다섯명 됩니까?
사장: 다섯명 안받습니다.
나: 네?
사장: 다섯명 안받습니다.
거짓말 1도 안보태고 딱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뒤에 일행이 와서 다시 물어봤는데 역시나 튕겼고, 2+3으로 나눠서 앉으면 안되냐 하니까 그것도 안된단다. 그 이유는 가게가 좁고 일 하는 사람이 부족해서 주문 해도 한참 늦게 나간다나..? 그러면 의자를 두세개만 놓던가.. 처음에 설명을 할 때 "조용히 밥 먹고 가는 콘셉트의 식당이기 때문에 몇명 이상 한번에 손님을 받지는 않습니다." 정도의 설명을 했다면 백번 천번 이해 하고 다른 기쁜 마음으로 다른 가게 찾아 갔을 것이다. 그런데 뭐.. 무슨 장사를 저렇게 하는지.. 인갬으로 핫한 집이라 자신감이 뿜뿜 하는건가.. 발길을 돌리면서 3일 안에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게 이름은 기억도 안나고, 기억조차 하기도 싫고.. 2019년 3월 5일 기준 google에 '도계동 덮밥'정도로 검색 해 보면 제일 위에 나오는 그 집이다. 아 상호가 있어야 그 집 주인이 검색 해 보다가 찾아 오려나..? '로지쇼쿠도'
그래서 밥 먹을 곳을 찾으러 도계동 시장을 해매이다 간 집이 족발집. 족발집이면 술인데.. 처음부터 족발집을 갈 예정이었으면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을텐데.. ㅠ 여튼 아쉽게 사이다이 족발 먹었음. 자리를 정리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여자 쌤들 세명이서 화장수정을 한다고 꺼낸 립스틱? 틴트? 뭐 하여튼 뭔지 모르겠지만 그게 모델이 똑같았다.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다섯이서 먹기에 족발의 양이 그렇게 충분하지 않았으므로, +저녁 겸 후식을 먹기 위해서 간 곳. 이 역시 오늘 기준으로 google에 '도계동 빵집'으로 검색하면 제일 위에 나온다. 요즘은 하도 고급진 빵을 만들어 파는 빵집이 많아져서 가격대가 높은 빵집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가격이 익숙하지 않을 때 그린하우스라고 하면 아마 창원에서 비싼 빵집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정도의 가격을 받을 정도의 질과 인테리어 등을 보유하고 있어서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뒷 배경으로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빵을 제법 많이 주문 했다. 각각 음료도 하나씩 하고.. 그 중에 제일 독특했던 빵이 바로 이 것. 빵 이름은 당연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층층이 쌓여있는 빵인데 안에는 달달한 속이 들어 있다. 위에 슈가파우더는 사실상 맛 보다는 장식인 듯.. 다 먹고 나서 보면 매우 지저분해지는.. ㅋ 빵은 맛도 맛이지만 모양도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사족으로 이 빵 사진은 보정이 정말 어려웠음.. 색깔이 다양해서 그런지.. 이 색을 살리고 싶으면 저 색이 죽고, 저 색을 살리자니 이 색이 죽고 그랬었음.
내가 좋아하는 사진. 이 사진은 역시 보정이 좀 심하게 되기는 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물 빠진 느낌의 사진을 좋아한다. 물론 피사체 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서 보정할 때 채도를 조금씩이라도 줄이는 편. 특히 인물사진은 더..
옆에 다른 손님들이 있어서 화각이 아쉬운 사진. 별로 딱히 코멘트를 붙이고 싶지는 않다.
도계동 탐방 끝! 제목은 그린하우스지만 짧은 글 중에 힘 줘서 쓴 글은 갔다가 튕겼던 밥집이구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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