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덥다. 밤에 잠 자기가 어려울 정도로 덥다.
사실 본가에도 에어컨이 없다. 뭐 어쩌다 보니 자꾸 구입 타이밍을 놓치고는 한 것 같기는 한데.. 뭐 어쨌든 그렇게 선풍기로 여름을 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여름을 만만하게 봤다. 이사를 오면서 했던 생각이,
그래도 새 아파트니까 단열이 잘 되어 있겠지.. 올 여름은 그냥 한번 지내 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내년에 뭐라도 사자!
실내 온도가 보일러 온도게 기준 30도가 된 이후부터 잠을 자는데 도저히 견딜수가 없다.
광공해라는 것이 확실하게 있다 싶은게 새벽인데도 밖을 보면 저렇게 훤하다. 물론 치안 등의 목적을 위한 가로등, 먹고 살기 위한 간판 불빛들 등이 복잡하게 섞였겠지만.. 여튼, 새벽시간에 도저히 잠이 안와서 보일러 온도게를 보니 30도. 물론 지금은 31도 정도이다.
6층이라 딱히 커튼이나 블라인드가 필요 없다는 생각에 약 6개월째 지내면서 설치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포스팅의 주제인 서큘레이터를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검색을 하며 살펴보니 낮에 방 안으로 내리쬐는 태양열이 실내 온도를 높이는 주범 중 하나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저녁이 되어도 아스팔트가 뜨끈뜨끈한 것과 같은 원리겠지. 늦었지만 암막 블라인드도 하나 구입 했다. 일단 그건 다음에 포스팅 하도록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냥 바로 에어컨을 살까? 선풍기를 살까? 서큘레이터는 '공기 순환용'이 주 목적인데 서큘레이터를 사면 만족할만 한 냉방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이런 기능성 아이템을 구입 할 때에는 조금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서큘레이터를 몇년 사용 한 친구한테 문의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많이 하고, 신문기사도 찾아보고, 영상도 찾아보고 등등등 거의 하루 반나절 정도를 정보탐색에 소비하고 결국 서큘레이터를 구입 하는 것으로 결정.
서큘레이터 하면 '보네이도'라는 상표가 유명하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더라. 기능도 기능이고 시장 선점효과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디자인이 갬성이더라. 갬성값으로 추가금을 지불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서큘레이터 시장에서 콩라인으로 보여지는 '파세코'사의 제품. 그 중에 모델명 PCF-M20000G. 가격은 이래저래 해서 53,000원.
구입을 할 때 제일 마음을 움직인 것은 자동 바람세기 조절기능. 실내온도를 측정해서 적절한 온도가 되기 전 까지는 강하게 바람을 불고, 온도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조용해지는 그런 기능이다. 그런데 이 기능은 사고 나서 보니까 에어컨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기능이더라. 서큘레이터(또는 선풍기)만 돌려서 실내온도가 30도에서 드라마틱하게 떨어지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수면풍을 고려 한 기능인지 몰라도 LED를 끌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사실 잠을 잘 때 옆에 켜 놓기 위한 목적이 큰데 이런경우 LED가 밝게 비추고 있다면 잠자는데 방해가 많이 될 요량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LED를 끄는 기능이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제품 기획단계에서 나왔다면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일테고, 그게 아니라면 소비자나 사용 테스트를 할 때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전자제품에서 리모컨이라는 부품은 언제든지 분실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부품이다. 이 모델은 본체에 리모컨을 붙여놓을 수 있다. 리모컨에 자석이 내장이 되어 있어서 옆에 착! 하고 붙는다. 서큘레이터를 뒤에 놓고 의자에 앉은 상황에서 리모컨은 항상 냉장고에 붙어 있다. 이게 생각지도 못하게 편하다. 분실 위험의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것도 있지만 리모컨에 내장 된 자석 역시 매우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바람세기와 소음을 테스트 해 보고 싶어서 찍은 영상. 뭔가 주위에 비교할 수 있는 소리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냥 이렇게만 봐서는 얼마나 소음이 있는건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내 기준으로 일상생활 속에서는 4단계 정도도 전혀 신경을 쓰이지 않고, 잘 때는 2~3단계 정도면 소음 신경쓰지 않고 잘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DC모터라고 해서 저렇게 단계적인 바람세기가 아닌 오디오 볼륨 다이얼을 돌리듯 점진적인 바람세기를 기대 했었는데 단계로 나뉘어 있어서 약간 아쉽다.
회전기능도 당연히 있다. 기계 옆에 경고 스티커로 '상하좌우 수동조작 금지'라고 적혀 있다. 아마 모든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모터가 들어 있으니 강제로 움직이지 마라는 뜻인 것 같기는 한데 바로 특정 방향으로 바람을 쏘고 싶을 때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약간의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린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회전기능은 사실상 서큘레이터를 서큘레이터답게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서큘레이터 자체가 공기를 직선으로 발사하여 그 '흐름'을 만들어 내는 기계이기 때문에 기계가 회전을 해 버린다면 그 흐름이 흐트러지고 만다. 아마 회전기능이 있는 이유는 선풍기 대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능이 아닐까 한다. 아 물론 어떤 방향으로 바람을 보내고자 할 때 회전기능이 있어야 하겠지만..
서큘레이터 사용 약 1주일. 결론은 매우 만족스럽다. 선풍기를 살까 서큘레이터를 살까 고민하는 사람은 아무거나 사는걸로.. 하지만 집에 에어컨이 있다 또는 나 처럼 잘하면 에어컨을 구입 할지도 모르겠다 하는 사람들은 선풍기보다 서큘레이터를 구입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단, 정말 바람이 '직진'으로 나가기 때문에 선풍기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서큘레이터의 '앞'에 있어야지만 선풍기의 그것과 동일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생각기록장 > 독거노인 생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에 첫 요리 #된장찌개 (0) | 2019.09.18 |
---|---|
더위탈출 넘버원 vol.2 #암막 #롤스크린 설치 (0) | 2019.08.13 |
냉동새우 #ShrimpRing 을 이용한 좀 모자란 #감바스 (0) | 2019.07.29 |
이것저것 먹은 것+#하림 반마리 #삼계탕 (0) | 2019.07.17 |
#CJ #더건강한 #통삼겹스테이크 재도전 (0) | 2019.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