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황매산 산 꼭대기에서의 #캠핑 #오토캠핑

hwangdae 2019. 10. 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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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09년 정도 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네 부부가 있다. 아래 사진에는 주니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만났을 당시에는 신혼에 자녀들도 없었는데.. 벌써 알고 지낸지 10년이 되었다. 한국에 처음 twitter가 유행할 때 번개를 통해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 지금까지 자주 만나고 연락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온라인으로 가볍게 만났던 사람인데 지금 이 시간이 지날 때 까지 이렇게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사람 만나고 관계를 맺는것에 조금은 배타적인 내가 이렇게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면 어지간히 합이 맞는 멤버들인 것 같다.

이 가족들이 언제부터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전에도 한번 초대해서 어디 폐교를 캠핑장으로 만든 곳에 가서 하루 지내기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예약이 어렵다는 황매산 오토캠핑장을 예약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다행히 친구가 텐트를 작은거 하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출발할 수 있었다.

학기 중에는 토요일 출근(월요일 휴무)이지만 다음 주 수요일(10월 9일 한글날)이 공휴일이기 때문에 화요일 연가를 사용하고, 토요일은 15시 조퇴결재를 받은 다음 조금 일찍 출발 했다.

간단하게 필요한 음식 장을 보고 산꼭대기에 도착 하니 18시 정도 되었다. 대충은 알겠지만 정확한 방법을 몰라 형님에게 살짝 배우면서 텐트를 설치하고 주위를 둘러봤다. 우리 텐트가 제일 후달린다. 지금 내가 생활하고 있는 행복주택이 16제곱미터 사이즈다. 대충 방과 주방(?)이 마련 된 텐트들을 보내 내 방과 비슷한 크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텐트 스펙으로 계산을 해 보니 얼추 비슷하다. 물론 천정 높이가 달라 실제 부피는 차이가 나겠지만 평면의 면적은 비슷한 것 같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장을 봐 온 고기와 술을 셋팅한다. 먹다보니 아쉽게도 술이 약간 모자르기는 했지만도 과한 것 보다는 살짝 부족한 것이 낫다고 생각 한다. 식사 후 불멍을 위한 장작도 쌓아서 공기가 통하게 하여 조금이라도 건조를 시켜 놓는다.

삼겹살을 좀 사왔는데 너무 삼겹살만 먹으면 질릴까봐 항정살도 조금 사왔다. 맛있는 것을 먼저 먹어야 하는 원칙에 따라 항정살을 먼저 시작했다. 확실히 고기는 맛이 있다. 특히 공기 좋고 야외에서 먹는다는 생각에 더 맛있게 느껴진 것 같다. 바닷가와 같은 곳에서 저녁시간을 보내며 술을 즐긴 경험은 제법 많이 있지만 산 꼭대기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낸 기억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진짜 예전에 지리산 청학동 근처에서 한잔 했던 경험이 있기는 한데 그 때는 정말 많이 마시고도 술이 취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기분 탓이었으려나..?

태어났을 때 부터 봤던 주니어 1호. 온라인 공간이니 이름은 따로 이야기 하면 안될 것 같다. 사진도 조금 찝찝하기는 한데 나중에 조금 더 고민 해 보고 내리거나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 그나저나 핏덩이일 때 봤는데 벌써 학교를 다니다니..

같이 간 친구. 대학생활 같이 한 동기 중에서는 제일 자주 보고 친한 녀석이 아닐까 싶다. 이런저런 일 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제 안정적으로 꽃길만 남은 친구. 존나 화이팅 시바.

배가 제법 고파서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준비 해 온 고기들은 다 먹고, 조금 남겨서 미나리와 함께 밥도 볶아 먹었다. 개인적으로 미나리를 매우 좋아하는데 고기와 같이 해서 볶아 먹으니 향이 좋았다. 다음에 기회 되면 청도미나리삼겹살을 현지에 가서 직접 경험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최근 반년 조금 넘도록 자취를 하면서 사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뭔가 '차려'져 있는 음식을 먹은지 제법 됐는데 매우 만족스러운 저녁식사였다. 좋은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좋지 않을 수가 없지 뭐.

고집 피우다 보면 혼이 나는 법. 주니어 2호가 고집을 피우다가 아빠몬한테 혼났다. 혼나는 것 까지는 납득을 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텐트 안에서 벌을 서고 싶었나보다. 대놓고 밖에서 혼이 나니 서러움이 폭발해서 펑펑 울었다. 엄마는 '아까 적절하게 말렸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를 하게 되고, 그렇다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납득은 시켜야 하고..

이 장면에서 참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육아는 어렵다는 것. 그렇다고 혼내지 않을 수도 없고, 혼 내고 나면 그 방법에 대한 이런저런 후회를 엄마아빠가 하게 되니, 항상 그 적절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나보다. 말을 알아듣고 하는데 뭐랄까.. 어느정도 아이가 자라야 사람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불멍시간을 가졌다. 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거나, 때때로는 이야기 조차 필요 없이 그냥 타오르는 불을 보며 멍때리는 시간. 이 시간을 위해 캠핑을 오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 만큼 즐거운 기억이 많이 생기는 시간.

아이들에게는 작게나마 불장난을 할 수 있는 시간. 물론 부모님들은 혹시나 다칠까, 위험한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 주니어들은 캠핑이 익숙 한 아이들이라 스스로 어느정도의 선을 지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평화로운 불멍. 이 식구들과 함께 하면 항상 결론은 연애 안하냐, 남자 좋아하는건 아니지? 등등의 개드립과 갖은 장가걱정으로 나기는 하지만 서로 가볍게 주고 받는 이야기다 보니 언제나 즐겁다. 

그래도 카메라 챙겨 갔는데 단체사진은 하나 있어야지 싶어서 삼각대 설치를 했다. 전화기로 카메라 컨트롤이 되는게 이렇게 신박하고 편한지 새삼스럽게 느꼈다. 어두운 심야시간이라 셔터스피드 확보와 노이즈에 대한 문제가 있기는 했고, 집에 와서 사진 정리하면서 보니 이런저런 디테일들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인화할 것 아니니 뭐 그냥저냥 만족스러운걸로.

 

황매산 하면 은하수 맛집이라 사실 조금은 기대를 했지만 저 날은 달도 반이나 나와 밝은 밤하늘이었고, 안개와 구름이 가득하여 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은하수 도전은 다음 기회를 생각 해야겠다. 은하수 하나 찍으려고 두시간 정도의 산길 운전을 감당할지는 조금 더 고민 해 봐야겠지만..

 

낮에 둘러 본 황매산 억새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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