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생각보다 자주 방문하는 도시인데 동물원이 있는걸 처음 알았다. 아니, 진양호 자체를 처음 방문 해 봤다. 글을 지금에야 쓰지만 어쨌든 방문 날짜는 3월 14일.
날이 점점 따뜻해지는 것 같은지 목련꽃의 봉우리가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 2020년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이 잔뜩 움츠리고만 있으니 이상하게도 춥다. 마음이 추운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무려 4월 3일인데 야직도 얇은패딩을 입고 다니니..
2020/03/24 - [마음기록장/막입] - 2020 진주여행 EP.01 #진주냉면 #하연옥
냉면을 먼저 한그릇 먹고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면서 검색을 했다. 찾아보니 호랑이가 있는 동물원이 있다는 정보! 역시 동물 중의 최고는 호랑이 아닌가! 사자따위..
간판의 앞면과 뒷면이다. 무슨 저렇게 동물 사진을 통일감도 없이 덕지덕지 붙여 놓았나.. 생각 했는데 동물원을 한바퀴 하고 나니 알겠다. 저게 다 진양호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다.
입구에 이렇게 이정표가 있다. 언제 만들어진 동물원인지 찾아보지는 않았으나 제법 오래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정표이다. 이렇게 이정표가 있다는 것은 갈림길이라는 뜻이고, 그 말인 즉슨 동선이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는 뜻.
말과 조류를 먼저 보기 위해서 왼쪽으로 출동.
시작은 가볍게 닭과 공작류로 시작 한다. 닭이야 뭐.. 그렇게 신기하지는 않은 조류이다. 공작은 사실 쉽게 볼 수 있는 조류는 아니지만 어릴 때 진해탑이 있는 산, 소위 동네 사람이 '탑산'이라고 일컫는 제황산공원에도 동물원이 있었고, 메인 동물 중 하나가 공작이었기 때문에 어릴적에 많이 봤던 기억이 있어 그렇게 새롭지는 않았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는데 내 눈을 사로 잡은 거대한 동물..
독수리 부터 시작해서 맹금류가 쭉 나온다. 내가 독수리를 본 적이 있던가?
문제는 철망 속에 있는 동물이 불쌍해지기 시작 했다는 것. 작은 동물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생각이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동물들을 보니 마음이 조금씩 불편해 지기 시작했다. 독수리는 덩치가 커서 땅에서 지낼 때는 뒤뚱뒤뚱 거리면서 걸어다니는데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철망에 계속 몸이 닿다 보니 털이 뽑히면서 왔다갔다만 하고 있다.
독수리를 지나서 보면 다른 맹금류들도 볼 수 있다. 독수리에 비해서는 작은 크기이지만 그래도 맹금류. 날렵하게 날아다니면서 철망에 매달리는데 정말 멋지다. 지대넓얕에서 독실이가 부엉이와 올빼미를 구분하는 법에 대해서 알려 줬는데 귀깃이 있으면 부엉이, 없으면 올빼미라고 한다. 즉, 얼굴이 'ㅂ'모양으로 생기면 부엉이 종류, 'ㅇ'모양으로 생기면 올빼미 종류라는 것.
올빼미보다 부엉이가 좀 멋진 듯..
이 앵무새는 마치 부리가 밧줄에 박혀있는 것 처럼 저 상태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저렇게 같혀 있는데 스트레스가 제법 많으리라. 그리고 사방에 천적들인 맹금류로 둘러쌓여 있다. 물론 좌우로 콘크리트로 막혀 있기 때문에 실제로 보이지는 않지만 날갯짓 소리, 울음소리 등등 앵무새에게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다.
조금 걸어가면 곰을 볼 수 있다. 일단 먼저 볼 수 있는 곰은 '흑곰'인데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자꾸 벽을 보면서 서성거리는데 그냥 일시적인 행동인가 싶어 계속 지켜 봤지만 그렇지 않았다.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문과 벽을 서성거리는데 보기가 참 좋지 않다.
두 번째로 볼 수 있는 곰인 불곰. '불곰국'이라고 할 때 나오는 그 불곰이지 싶다. 저렇게 구석에 웅크리고 미동도 없다. 아무리 손을 들고 흔들어도, 불러봐도 전혀 움직임이 없다.
당나귀와 라마.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동물들을 씻겨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나귀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털이 지저분하다. 냄새도 사실 많이 나기는 하는데, 갑갑한건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건지 고개를 저렇게 내밀고 가만히 있더라.
그리고 라마는 처음 봤는데.. 정말 멍청하게 생겼다. 낙타 친척이 아니라 할 까봐 낙타랑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메르스.. 가 갑자기 생각 나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이 녀석들도 계속해서 쇠기둥을 물어뜯는 등의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습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류 중에 제일 큰 타조. 이 녀석들도 보는 내내 불편했다. 위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서로를 막 쪼은다. 타조의 습성인지는 알 수 없으나, 습성이라고 한들 저렇게 털이 다 빠지고 피가 날 정도로 쪼지는 않을 것 같다.
독수리, 곰, 라마, 타조까지 어느정도 덩치가 큰 동물들은 동물원에 가둬 놓는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닌가 싶다. 애초에 동물원에서 태어나서 원래 세상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진양호 동물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호랑이. 관찰할 수 있는 장소가 높은곳에 있어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호랑이가 두마리나 있다. 고양이 친척이라 그런지 몰라도 한 녀석은 엎드려서 꿈쩍도 하지 않고, 한 녀석은 매달려 있는 공에 계속 장난을 치며 논다.
먹이를 풍족하게 주는건지 모르겠지만 우리 안에 먹이가 그냥 널부러져 있는 모습도 보였다. 물이 있었어야 하는 곳도 있는 것 같았는데 물도 없고.. 앞서서 계속 언급 하는 내용이지만 전체적으로 동물복지에 신경을 쓰지 않는 동물원인게 티가 많이 난다.
중간에 오리, 공작, 백로(?) 등이 한꺼번에 사육되고 있는 공간도 있는데 이 녀석들이 한 공간에 다 모여 있는 이유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원숭이들이 모여 있는 곳. 진해 탑산에도 원숭이를 키우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거기는 철망을 정말 높게 해 놓아서 원숭이들이 나무를 타듯 철망도 오르고, 활발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확보가 되어 있었는데 여기는 너무 좁다. 좁은 공간에 많은 개채의 원숭이가 생활하고 있고, 3칸 정도로 방이 분리되어 있다. 가운데는 한마리가 별도로 생활하고 있는데 아마 사나운 녀석이라 별도로 분리를 해 놓은 것 같다.
정말 기대도 안했는데 물개도 한마리 있다. 역시 좋은 말을 해 줄 수 없는게 저렇게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그냥 방치 되어 있는 듯 한 모습이 보인다. 넓지도 않은 수조를 뱅글뱅글 돌면서 잠수 했다가 숨 한번 쉬고, 또 잠수 했다가 숨 한번 쉬고.. 무한 반복 뺑뺑이. 결코 좋게 보이지 않는다.
덩치 큰 동물들을 구경하며 한바퀴 하고 나면 아래쪽에 조금 넓은 공간이 나온다. 조그만 포유류나 다람쥐, 사슴 등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다.
미어캣과 기니피그, 토끼 등 조그만 녀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특별히 미어캣은 서서 망 보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위험이 전혀 없는 동물원에서 오래 살아 그런지 두 다리로 서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제법 넓은 공간을 사슴무리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새끼 사슴도 있어서 보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호기심이 많은 녀석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다가가면 옆에 와서 가만히 있는다. 덕분에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새끼 사슴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에 뭔가가 탁탁 부딫히는 소리가 들려 보니 숫사슴 두마리가 싸우고 있다. 싸우는건지 장난 치는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사육사가 오니까 싸움을 멈추고 눈치 보다가, 사육사가 일 보고 돌아가고 나니 다시 싸운다. 웃겨.. ㅋ
진양호 동물원. 썩 유쾌한 곳은 아니었다. 방문을 하고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게 동물원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하는 곳이 맞는 것 같다. 생명에 경중이 어디 있겠냐만 어느정도 지능이 있는 동물들을 가둬서 생활하게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가 아닌가 싶다. 또한 제법 고등하다고 알려진 돌고래 등을 사육하는 아쿠아리움 역시 마찬가지.
외국의 사파리와 같이 자연속에 사는 동물들을 사람이 가서 관찰하는 정도의 시설이면 참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동물원이 결코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동물원은 없어지는게 맞는 듯. 에버랜드의 사파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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