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장/막입

#순천 #대원식당

hwangdae 2018. 12. 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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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 있는 식당이야 어디를 들어가든 맛이 없겠냐마는 로컬 순천피플에게 물어보면 몇군데 추천 해 주는 곳이 있다. 순광식당의 낙지탕탕이, 벽오동 보리밥 등등. 이 중에 방문 한 곳은 대원식당. 대원식당은 일반 보통의 식당들과는 조금 다른 차이점이 존재한다. 보통 밥집에서 주문을 하면 테이블 위에 음식들을 하나씩 놓아 주는데 대원식당은 다르다. 아무것도 없는 빈 방에 앉아서 주문을 하면 '상'이 통으로 들어온다.



명불허전 남도밥상. 4인이 넓직하게 앉을 수 있는 상인데 자리가 없어서 반찬이 2층으로 올라 가 있다. 익숙하지 않은 반찬에 대해서는 하나씩 설명을 해 주셨는데 그냥 다 필요 없고 맛있다. 좀 짜다 싶은 느낌이 계속 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맛있다. 특히 젓갈반찬이 종류가 몇개 되서 한번씩 집어먹다 보면 어느새 밥 한공기가 뚝딱 하고 사라진다. 다시 말 하지만 이 집은 밥집이다. 하지만 이렇게 찬이 많기 때문에 밥을 몇공기씩 먹을 수 있는 대식가 또는 수 많은 반찬을 안주삼아 반주 한잔 할 사람이 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식당을 추천해 준 순천 로컬 지인이 추천을 하면서 뒤로 한마디 흘렸는데 '예전같지 않다'는 것. 그런데 뭐.. 이게 예전같지 않다면 예전에는 얼마나 으리으리했을까나..? 예전같지 않은 한상을 다 먹고 배 두드리며 나가는데도 상 위에 반찬이 많이 남았더라. 이렇게 음식을 넘치게 주문하고 나서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고 가면 마음이 불편하기는 한데 그래도 기분은 좋지 않던가.



대원식당에서 아마 메인은 위 사진에 있는 낙지[각주:1]이다. 아마 양념을 발라서 직화로 구운 반찬인 것 같다. 한젓가락 입 안에 넣으면 쫄깃한 문어의 식감과 함께 매콤한 양념, 코 끝을 찌르는 진한 불내가 아주 좋다. 그리고 앞에 흐리게 찍혀 있는 갈색의 반찬. 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젓갈의 한 종류다. 굴을 삭힌 젓갈인데 이게 좀 많이 짜서 밥 한숟가락에 적절한 양이 젓가락으로 '콕' 찍은 정도..? 정말 짠데 그 콤콤한 냄새[각주:2]가 아주 그냥 환상적이다.


아직까지 남도에서 기사식당을 경험하지 못했다. 여행을 갔을 때 어디를 갈지 모르겠다면 기사식당을 찾아가면 무조건 7-80% 이상은 만족스럽다고들 한다. 기사식당이라는 식당 자체가 싸고, 양 많고, 맛있는 가게의 대명사라고 해도 된다. 왜냐하면 가게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획 당시(?) 주요 고객들은 택시기사님들과 같은 기사님들이다. 이 분들은 빨리 저렴하고 든든하게 한끼 식사 하는 것이 매우 좋다. 그리고 일반 회사원들 처럼 특별하게 정해 진 식사시간이 없다. 즉, 영업을 하다 식사때 근처가 되면 근처 식당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배가 고파도 참다가 맛있고 저렴하고 양 많은 기사식당 근처에 가면 꼭 식사시간대가 아니더라도 식사를 하는 경향을 가진다. 즉, 기사식당은 음식이 맛있고 가격이 저렴하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 가게인 것이다. 따라서 낯선 동네에 여행을 갔을 때 밥 먹으러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겠다면 기사식당을 가라는 말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닌 것이다.


예전부터 남도여행을 할 때는 기사식당을 꼭 가 보려고 노력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한번도 그 기회가 닿지 않았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 다음에 남도를 여행 할 기회가 있으면 꼭 기사식당을 한번 가야겠다.

  1. 또는 문어인데.. 문어 치고는 좀 작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음. [본문으로]
  2. 향이라고 표현 하기에는 냄새가 맞는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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