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

hwangdae 2019. 2. 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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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영화를 보러 갔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이야기는 했지만도.. 울산 까지 갔는데 영화만 보고 오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간 곳이 울산 고래박물관. 울산이 현대, 산업단지 등으로도 유명하지만 옛날부터 유명한 것은 고래 아니던가..!! 그리고 (이 단어를 사용하기가 껄끄럽지만)돌고래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돌고래는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너무너무 보고 싶었던 것.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크게 인식하고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바로 고래는 포유류라는 것. 새끼 낳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생긴 이후에 공룡보다 큰 유일한 생물로 알려 져 있다. 그런데 뭐 아마 공룡이 물 속에 살았다면 고래보다 더 크지 않았을까? 고래는 부력이라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몸집이 커질 수 있었으리라..



고래박물관을 찾아가 입장을 하니 위로 이렇게 거대한 뼈가 보인다. 밑에서 올려다 보니 보이는 큰 뼈인데 재미있는게 손가락이 보인다. 역시 포유류다. 바로 옆에 보이는 것은 포경선의 일부분. 그 옛날 포경선이 바다에 나가서 고래를 잡을 때 얼마나 큰 고래를 목표로 사냥을 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뼈로만 봤을 때도 저렇게 큰 고래들을 사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배 위에 올리는 것은 아마 절대 할 수 없었을 것 같고.. 배 옆에 매달아서 항구까지 데리고 왔으려나..?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고래들의 머리뼈. 그렇게 크게 생각 하지 못했었는데 고래는 먹이별로 구강구조가 다르다. 당연한건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래를 그려보라고 할 때 그리는 애들이 수염고래들이고, 귀엽다고 보는 돌고래나 범고래 같은 애들이 이빨이 있는 고래들이다. 여기서 수염고래는 바닷물을 입 안에 머금었다가 수염을 이용해서 채로 거르듯 미생물이나 작은 새우 등을 걸러 먹는 애들, 이빨고래들은 물고기를 그냥 잡아 씹어먹는 애들이다.

재미있는것은 우리가 보고 '귀엽다'라고 하는 애들은 통상적으로 이빨고래들이고, 크고 거대하고 '멋있다'라고 생각 하는 고래들은 역시 통상적으로 수염고래들이다고 생각 하면 될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바로 올라가니 각종 고래의 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리지널인지 레플리카인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된다. 특히 크기 표현이 잘 되지 않는데 정말 뼈들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특히 저 수염[각주:1]은 가까이에서 봤을 때 느껴지는 그 질감과 뻣뻣함이 장난 아니다. 사진으로 진짜 표현이 잘 안되는데 무슨 소털도 저 정도는 아닐꺼다.



위 사진은 고래의 머리뼈이다.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는 않지만 귀신고래의 머리뼈라고 되어 있었나 싶다. 가운데 봉에 올라가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는데 이 것 역시 크다. 정수리 쪽에는 숨을 쉴 수 있는 기공[각주:2]이 뚫려있는 것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잘 읽어보니 다들 알다시피 고래는 초음파를 발사해서 앞을 보고, 의사소통을 한다. 그 발사 된 초음파를 받아들이는 부분이 고래의 아래턱뼈라고 한다. 밑에 저렇게 두갈래로 되어 있는 뼈로 본인이 쏜 초음파를 받아서 앞의 상황을 구분하고, 주위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일 아래쪽에서 조금 다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눈이 착하게 생긴 고래는 덩치는 산만하지만 이빨이 없는 수염류 고래이다. 제일 첫 사진에 나왔던 거대한 뼈를 복원 한 모형이지 싶다. 



저 사진에 돌고래를 보면 얼마나 귀엽게 생겼나. 그런데 바로 위에 있는 이 돌고래의 뼈를 보면 무시무시한(?) 이빨고래이다.



가서 볼 때는 뭔가 위대해 보이고 멋있었는데 지나서 사진으로 보니 뭔가 괴기스럽다. 바닥에 모래를 깔아놓은 것은 아마 혹시나 뼈들이 떨어졌을 때 충격을 대비해서 깔아놓은 것 같다. 어쨌든 요즘 과학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보니 약간 고생물학, 고고학 이런데도 얕게 관심이 있는데.. 공룡 뼈 조각들을 보고 사람들이 상상으로 공룡을 어찌 생각 했을까? 고래라는 것을 알고 봐도 신기하다. 꼬리 부분을 자세히 보면 뾰족하게 끝난다. 넓은 꼬리지느러미(fin)은 사실 그냥 살만 있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가슴 지느러미 역시 안을 보면 손가락이 다 있는 손이라는 것. 만일 고래가 현재 존재하지 않고 화석으로만 발견이 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상상을 하면서 고래를 복원 했을까?



퇴장하기 직전 출구 앞에 전시 되어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고래 뼈. 3층에서 2층까지 걸쳐서 전시가 되어 있다. 아래턱이 저렇게 있는 것으로 보아 미생물이나 작은 새우 등을 잡아 먹는 온순한 고래인 것으로.. ㅋ



출구에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포경선이 전시되어 있다. 저 배가 잡는 고래들은 얼마나 거대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박물관에 있는 그 어마어마하게 큰 고래는 아니겠지..?


크게 고래박물관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위에서 지금까지 본 뼈들이 있는 박물관이 있고, 살아있는 생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여기로 온 목적인 돌고래. 드디어 간다 돌고래를 보러..!!


점프를 위해 아래로 훅 들어와서 추진력을 얻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돌고래 영상에는 별도로 코멘트를 붙이고 싶지가 않다. 몇십번을 본 것 같다.


수조의 반사 때문에 그렇게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편광필터가 있어야 하나.. 어쨌든 귀엽다 돌고래.



사육사와 공감(?) 하는 돌고래 귀엽다. 사실 밑에서 공연을 보면서 '참 열심히 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람들이 동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터. 살기 위해서 사육사와 친한척 하고 쇼 연습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뭐.. 하.. 돈 내고 여기에 입장 한 나새끼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만..



공연은 밑에서 물 속 장면을 구경하는 것으로 끝났다. 그리고 위로 올라오니 사육사들과 뒷정리를 하고 아마도 다른 기술(?)을 연습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노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사육사가 공을 던지면 입으로 받고 있더라.



역시 사람이든 동물이든 공은 다들 좋아하는 것 같다. 농구공 하나 던져주니 아주 그냥 하루 종일 논다. 확실히 돌고래가 머리가 좋다고 느낀게 바로 아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공을 위로 휙 던졌다가 다시 받고 하면서 논다. 뭐, 물 특성상 벽 쪽으로 바짝 붙어서 하는 행동들이라 썩 보기는 안좋기는 했지만.. 저 돌고래들은 이 수족관에서 태어난 것일까? 아니면 바다에 살다가 '잡혀'서 들어 온 것일까..




그깟 공놀이 ㅋ



돌고래한테 인사 하고 옥상으로 올라가니 해가 지고 있었다. 밖에 적혀 있던 안내문을 보면 이 만이 고래들이 등장하는 곳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지정이었나..? 뭐 어쨌든 들어와서 한바퀴 돌고 나가는, 즉 회귀하는 그런 바다라고 한다. 저렇게 큰 배와 공장들이 가득한 바다에 고래가 왔다갔다 할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티켓을 구입해서 들어가볼 수 있는 군함. 티켓 구입도 하지 않았고,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뭐 진해해양공원[각주:3]에서 몇번 올라 가 봤기 때문에 특별하게 궁금하지는 않다.


이제 약간 불편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돈 내고 돌고래를 보러 간 내가 할 말인가 싶기는 하다만.. 조금만 구글링 해 보면 동물원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영상이나 의견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도 사실 동물원에 대해서 썩 긍적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7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돌고래는 바다에 있는 경우 하루에 100km를 이동하는 동물이다. 그런 동물이 좁은 수족관에서 하루 종일 있는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이다. 그리고 위의 글에서 몇번 언급한 것 처럼 고래들은 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초음파를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하고 주위 친구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초음파를 쏘고, 앞에 있는 물체 등에 반사되어 돌아온 초음파를 아래턱뼈로 받아서 그 진동으로 공간을 지각하는 것. 끝이 없는 넓은 바다라면 상관 없겠지만 좁은 수족관 안에서는 초음파를 쏘면 사방팔방에서 그 반사된 초음파를 느껴야 한다고 한다. 하루종일 누가 내 귀에 대고 소리치고 있다고 상상을 해 보면 정말 고통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돌고래쇼를 하기 위해서, 즉 사람들의 박수와 감탄을 자아내기 위한 갖가지 기술들을 익히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반복학습을 했을까? 7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돌고래라서 뭐 금방 배웠으려나..? 특정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그 반대급부가 있어야 할텐데 결국은 먹이가 아닐까. 개를 훈련시킬 때도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먹이로 보상을 해 줌으로써 훈련을 시킨다. 명령-행동-보상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꼭 돌고래 뿐 아니라 일반적인 동물원 역시 먹이를 위하여 동물들이 살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사실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요즘 유행하는 체험형 동물원을 한번 가 본적이 있는데 토할정도로 역겨운 곳이라는 기억이 있다. 먹이주는 것은 뭐 그렇다고 하는데, 만지기 체험이 있다. 새끼 오리 만지기 체험이었는데 앞에서 관리 하는 사람은 전혀 없고, 아이들이 새끼 오리(꽥꽥이 아닌 삐약삐약 하는 새끼)를 두 손에 꽉 쥐는데 터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걸 뒤에서 부모들은 좋다고 쳐 웃고 있더라.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불편한게 나 역시 이 날 돌고래가 보고 싶어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갔다는 것. 수족관이나 동물원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거기서 태어 난 존재들이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냥 야생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면 차라리 속편할 것 같다. 밖에서 자유롭게 생활 하다가 잡혀서 들어 왔다면 얼마나 남은 생이 괴롭고 고통스러울까.. 물론 기대수명이 야생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많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도..


볼 때는 좋았는데 포스팅을 위해서 글을 쓰다 보니 이래저래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뉴스를 살펴보면 내가 방문했던 이 곳은 그렇게 고래를 잘 보살피는 곳도 아닌 것 같아서 더 마음이 불편하구만..

  1. 가운데 있는 빗자루 처럼 생긴 검은 것 [본문으로]
  2. 고래 콧구멍 [본문으로]
  3. 지금은 완전히 없어졌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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