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독거노인 생존기

요리같지 않은 요리 a.k.a 술안주

hwangdae 2019. 5. 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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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날이 2월 22일 정도 되니까.. 집 나와서 혼자 산지 두달 하고도 보름 정도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자취를 하게 되면 막 요리도 하고, 밥도 잘 차려먹고 그럴 줄 알았는데 개코나..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원룸형식의 방이기 때문에 환기 등이 필수이고 음식쓰레기를 모아놓는 것이 영 찝찝하다. 아니, 애초에 내가 요리를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집에서 먹을 일이 있으면 식사는 각종 냉동 볶음밥을 주로 이용한다. 편의점 도시락은 나트륨이 너무 많아서 계속 먹기 뭣하고.. 한팩에 두세개 들어 있는 냉동볶음밥 몇개 사 놓으면 돌아가면서 먹기 딱 좋다. 비비고나 그런 비슷한 제품 생산하는 기업 만세!

매일매일 오는 펀샵 메일을 보다 보니 고기를 판다. 예전에는 '락식'이라고 해서 거기서 팔았는데 지금은 Queenfork 라는 페이지에서 음식들을 전문으로 팔고 있다. 가격은 사실상 조금 비싼 펀샵이지만 허튼 물건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펀샵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편. 리미티드로 판매한다고 하고, 고기도 한번 먹을 때가 된 것 같고 해서 혹하는 마음에 두셋트 주문. 가격은 13,000원.

왕구이는 아직 먹어보지 않았고, 때마침 어디서 얻은 파프리카가 있어서 하나 썰어 넣고 같이 구웠다.. 라기 보다는 볶았다. 양은 그렇게 많이 되지는 않았고 소주 한병에 딱 한주 할 정도인 것 같다. 내가 안주를 그렇게 막 먹지 않는 이유도 있기 때문에 부족할지도..? 밥반찬 하라고 내 놓은 제품일텐데 나새끼는 안주.. ㅋ

두 번째는 꼬막이랑 계란이랑 쉐낏쉐낏. 꼬막은 통조림으로 동원에서 나온 '구운왕꼬막'. 철이 되면 지인들이랑 벌교 가서 밥 먹고 올 정도로 본래 꼬막을 좋아한다. 통조림에 식품의 맛에 대한 신뢰는 그렇게 깊지 않지만.. 일단 캔 따고 하나 집어 먹어 보니 내 입맛에는 별로.. 그냥은 당최 못먹을 것 같아서 고민 하다가 만만한 계란이랑 같이 섞어봤다. 여기서 하나 실수를 했는데.. 계란 후라이 위에 솔솔 뿌린 소금이 아니라 풀어서 계란물에 소금을 치다 보니 소금 양 조절을 못했다. 짜다.. 라면스프 정도의 짠 맛을 보였다. 라면스프처럼 '맛있다'가 아니라 라면스프 만큼 '짜다'.

구글링 해 보면 이런저런 무침도 만들고 요리 잘 하는 사람들은 통조림 음식도 변신 시키던데.. 나는 내공이 부족해서 안되는 듯.

 

어쨌든 자취를 하다 보니 목표는 '생존'이 되고, 먹는 음식들은 간편식이 되다 보니 조금씩 요리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마트 가면 붓고 끓이면 되는 음식들이 많이 팔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시작부터 내가 준비하는 그런 요리 한번 해 보고 싶다. 한 자취 2~3년차 되면 곧잘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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