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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읍성을 다녀 왔습니다. 성이라고 하면 언뜻 생각나는 것이 남대문, 수원화성, 낙안읍성 정도가 떠 오를 것 입니다. 여기서 웅천'읍성', 낙안'읍성'에 붙어 있는 읍성이라는 것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행정적인 기능을 함께하는 성을 말 합니다. 진해구에 있는 웅천읍성은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되어 관리, 보호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웅천읍성은 조선시대 세종 21년에 지어진 읍성입니다. 원래 일본과의 무역을 위하여 개항이 되어 있던 곳인데 일본인들이 불법이주를 하여 그 수가 많아지자 이를 통제하고 읍면을 보호하기 위해서 쌓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동벽과 동문터만 남아있고 서벽과 남벽은 일부, 북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웅천읍성에서 제일 높이 솟아 있는 누각을 통틀어 '동문루'라고 합니다. 이 누각은 견룡문(見龍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을 보는 문이라는 뜻이겠지요? 동문루는 웅천읍성에서 문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써 출입통제를 하고 유사시에는 지휘소가 되는 건물 입니다. 지금 현재 서 있는 건물은 옛날의 그것이 아닌 복원작업으로 인하여 지어진 건물이며 양 옆으로는 성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적인 건축물에서 제일 특징적으로 쉽게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단청입니다. 개인적으로 예쁜 단청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목조건물의 처마 끝에서 특히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심미적인 효과도 있는 것이 단청이지만 목조건축물의 부식을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견룡문을 통과해서 들어 와 보면 높은 돌담으로 앞이 막혀 있습니다. 특이하게 동그란 모양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옹성'이라고 합니다. 읍성이라는 것 자체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인 목적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 해 보면 이 옹성의 역할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성문 바깥으로 만들어 성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입구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적들의 진입로를 좁힐 수 있는 역할도 합니다. 적들이 공격을 할 때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옹성의 입구만 지키면 성을 올라타지 않는 이상 모든 적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웅천읍성 주위로는 해자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화같은 매체에서 공성전을 하는 모습을 보면 성 주위로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내려야 하는, 즉 다리를 통해서 성 주위에 둘러있는 물길 위로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도개교를 내려달라는 요청을 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도개교가 설치되는 물길을 해자라고 합니다. 보통 인공적으로 땅을 파서 만드는 인공하천으로 적들이 쉽게 성에 도달할 수 없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 입니다.
성문 밖으로 나와 성을 둘러보았습니다. 아무래도 해자에 물이 있어서 그런지 날벌레들이 많이 날아다녀 조금은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한여름이 와서 벌레들이 더 많이 생기기 전에 방문 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걷다 보면 명문석을 볼 수 있고 이에 대한 안내판도 볼 수 있습니다. 명문석은 요즘말로 하면 '준공 표지석'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건물이라도 보면 한쪽에 건물명, 준공일자 등을 새겨놓은 명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명문석입니다. 웅천읍성의 명문석에는 진주, 창녕, 청도, 합천의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기록을 통하여 웅천읍성을 만들 때 경상도 각지에서 인력들이 동원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늦은 오후 해가 지고 있어 서둘러 견룡문 옆에 나 있는 계단을 이용해서 성곽에 올라 가 보았습니다. 밑에서 보던 견룡문과 눈 높이에서 보는 견룡문의 느낌은 또 색달랐습니다. 그리고 높은 곳에 올라서니 웅천읍성이 한눈에 펼쳐보여 더욱 더 시원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성곽은 길게 뻗어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멀리까지 갈 수 없게 가로막이가 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곽 위로 올라가서 보면 별도의 안전펜스는 볼 수 없습니다.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는 성곽도 아니라 걷는 것이 편안하지도 않습니다. 혹시 걷다가 발목이 삐거나 한다면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성곽 위로 올라가시는 분 들은 조심조심 걸어 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복원된 건축물이기는 하지만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건축물 주위로 현대적인 건물들이 같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이질적이면서 독특한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집에 와서 자료수집을 위해서 검색을 해 보니 2020년까지 웅천읍성을 복원 할 계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조감도를 보면 민속촌이나 순천의 낙안읍성과 같이 멋지게 꾸밀 계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성 안쪽으로는 민가들이 빼곡하게 들어 서 있고, 검색을 해 보아도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어 어느정도까지 진행 중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조감도 대로 사업이 진행 되고 테마를 갖추게 된다면 전국에서 찾아올 관광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족이지만, 기와지붕 위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동물들의 모양들을 잡상이라고 합니다.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를 가진 토우로써 경복궁이나 창덕궁 등에서 볼 수 있는 잡상이 웅천읍성에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어처구니'라고도 부른다는 말이 있는데 글을 쓰다가 저도 갑자기 궁금하여 국립국어원에 검색을 해 보니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제 곧 다가오는 여름.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가까이 있는 역사적인 장소를 한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낙안읍성 등과 비교해서 규모는 작지만 바로 옆에 있는 소사마을 등과 함께 구경한다면 가까운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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