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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공식 블로그에 포스팅 된 글
언젠가부터 벽화마을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장소들이 유행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아마 통영의 동피랑 마을이 유명해지고 난 다음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명 만화가 등과 협업을 해서 골목재생사업을 하기도 하고, 미술을 전공 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힘을 합쳐 자원봉사 형식으로 골목길을 예쁘게 장식 하기도 합니다.
우리 창원에도 벽화가 그려진 골목이 있습니다. 바로 창원대학교 앞의 사림동 주택골목인데요, 오늘은 그 골목을 한번 방문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원대학교에서 도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창원시 아트로드 사림동 사이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표시를 시작으로 벽화골목이 시작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창원대학교 앞의 상점이 늘어선 상가거리와 주택가 사이에는 ‘창원천’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개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개천을 주위로 늘어선 나무들을 보니 어느덧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창원에는 꼭 산이 아니고서도 단풍구경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있는데요 사림동 일대도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원천을 둘러싸고 있는 가드레일에 매달려 있는 물고기 모습이 독특합니다.
입구에서 내려와 사거리를 살펴보면 ‘사림동 사이로’라는 이름으로 안내판이 있습니다. 예술작가들과 상생하고, 활기찬 골목을 위해서 창원시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창원지부에서 같이 노력 한 모습이 보이는데요, 사림동에서 터를 잡고 이렇게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놀라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사림동 주택가를 둘러싸고 있는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벽화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을 처음 그린 작가님들의 뜻이 있는데 제가 잘못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인 생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작품들을 나열 해 보는 방식으로 소개 드리겠습니다.
빨간망토를 쓰고 꽃바구니를 들고 있는 소녀입니다. 보자마자 동화 ‘빨간모자’가 생각이 나시나요? 내리는 빗방울을 우산으로 받쳐주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날 제가 봤던 모든 작품들은 ‘그림’이었는데 이 작품만 유일하게 벽에 금속으로 보이는 조각들을 붙여서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가 없었으면 조금 더 자세하게 소개 해 드릴 수 있었을텐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 직접 가서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물고기와 의자입니다. 이런 작품들으 보면 작가들의 끝없는 상상력에 박수를 치게 됩니다. 벽에 있는 구멍을 물고기 몸으로 그릴 생각을 어찌 했을까요? 그리고 벽 아래에 있는 조그만 턱에 의자 그림을 그릴 생각은 또 어찌 했을까요? 역시 무언가를 창조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인과 생각하는 방향 자체가 다른 것 같습니다.
담벼락을 살금살금 기어오는 듯 한 고양이입니다. 조금 아래 별도로 소개를 해 드리겠지만 사림동을 천천히 걷다 보면 많은 고양이들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이 예쁜 고양이들은 아래에서 따로 소개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양초로 가득한 집입니다. 아마 사림동에 작업실을 마련하신 작가님의 작업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이 날 보고 온 수 많은 작품 들 중 이 공간을 사용하시는 작가님의 작품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별도로 안내하는 동선이 없다 보니 그냥 발길 가는대로 동네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마부친 이 벽화는 누가 봐도 ‘입구’라는 느낌을 주는데요 천을 걷어내니 알록달록한 배경 위에 Art Village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 나타납니다. 벽이 바로 뒷배경을 가리고 있는 천이라고 생각 한 예술가의 상상력에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집에 기대어 있는 전신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는 창문이 있었는데요, 전신주에서 빼꼼히 삐져나온 가로등이 창가를 비추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빛을 페인트 칠하는 사람으로 표현한 모습도 참 인상깊습니다.
배수관을 따라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가는 펭귄입니다. 일반적인 벽화작품들도 충분히 멋이 있지만 이렇게 주위 사물과 어우러진 벽화작품은 정말 더 멋진 것 같습니다. 코끼리와 얼룩말 역시 그런 작품이라고 보이는데 집 안의 나무를 코끼리 등에 달린 풍선으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나머지 작품들도 차근차근 감상 해 보시면서 각자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되신다면 가족, 연인들과 함께 골목투어를 한번 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위에서 살짝 언급 드린대로 고양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어느 주택가처럼 길고양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었는데요 자세히 보니 TNR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해서 이렇게 길에서 지내는 고양이들을 보면 짠합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건강하게 살라는 응원만 해줄 수 밖에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동네를 구석구석 걸어다니며 벽화작품들을 구경하다 보니 한 가지 불편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주차부족 문제 때문에 예쁜 미술작품들을 자동차들이 많이 가리고 있었습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운이 좋으면 온전한 벽화를 감상할 수 있고, 운이 나쁘다면 가려서 지나쳐버리는 작품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가 떠 있을 때 걷기 시작 했는데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가로등에 불이 켜지는 시간까지 왔습니다. 평일에는 대학생들로 나름 북적이는 골목입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의 자취방 등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 그렇습니다. 주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이대로 남은 주말시간을 보내기가 아쉬울 때 훌쩍 나와서 동네 한바퀴 어떠신가요? 해설사가 있고 실내에서 정갈하게 잘 꾸며진 그런 미술관은 아닙니다만 일상에서 미술을 접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공간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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