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기념 전국지인투어 차박 프로젝트 EP22. 순천 와온해변

이번 퇴사 기념 전국지인투어 차박 프로젝트의 마지막 방문지. 순천 와온해변.

 

사실 대전에서 함양 간 다음에 전주, 남원, 광주, 보성도 계획에 있기는 했는데 바로 순천으로 와 버렸다. 파이팅이 사라졌다고 할까나..

해가 질 때 노을이 좋다고 해서 조금은 서둘러 왔는데 시간 계산을 잘 못하여 일몰 3시간 전 도착을 해 버렸다. 한시간 정도는 산책하면서 버티기는 했는데 덥고 습한 날씨에 두시간 더 버티기가 힘들어서 산책하고 바로 철수 했다.

순천은 올 때마다 느끼지만 어마어마하게 넓은 갯벌이 볼 때마다 새롭다. 군산에 갔을 때 말고는 서해 쪽 조수간만의 차이를 몸으로 느껴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할 수 없겠지만 순천에 바닷물이 빠졌을 때 넓은 갯벌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정확하게 지리를 모르겠지만 지도를 봤을 때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순천만 습지의 용산전망대가 나오는 것 같다.

 

여행 시작한 날 갔었던 창녕 우포늪을 얼마 전에 다시 다녀 왔었는데 그 때 '대 자연'을 느꼈었다. 순천만 역시 그런게 느껴진다.

2020/08/06 - [경상남도 공식 블로그 송부 글] - 태고의 신비함, 창녕 우포늪

태고의 신비함, 창녕 우포늪

이런 장면을 보면 그냥 자연이 주는 위압감에 숨이 턱 하고 막힐 지경. 예전에 갔었던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가졌었다.

갯벌에 조금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 게와 짱뚱어가 정말 많이 보인다. 사람이 다가가면 움직임이 줄어들거나 게는 자기 굴 속으로 숨는다.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서 관찰을 해 본다. 게는 참 양반인 것 같다. 주위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어떤 생물체가 오든 자기는 자기 먹이활동 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에 반해서 짱뚱어는 성질머리가 더럽다. 자기 근처에 조금이라도 다른 녀석이 오면 공격을 한다. 짱뚱어는 볼 때 마다 참 특이한게 분명히 물고기인데 물 속에 있는 시간 보다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점프를 어찌나 잘 하는지 공격 할 때, 도망칠 때 모두 폴짝 폴짝 뛰어 다닌다. 물고기의 몸으로 저렇게 물 밖에 있는게 에너지 소모도 많고 힘들텐데 어찌 이렇게 진화를 했는지 궁금하고 신기할 따름.

한참 게랑 짱뚱어를 살펴보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썩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다. 쓰레기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어제 플라스틱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세계 최초로 생긴 플라스틱이 아직 지구상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주위에 보니까 텐트 치고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던데 이 쓰레기들이 바다에서 밀려 온건지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린건지 알 수는 없지만 청소는 필요할 듯.

멋있다. 확실히 순천의 갯벌은 다른 지역의 갯벌과 확실하게 느낌이 다르다. 바닷물이 빠지고 나서 그 속에 보이는 물길이라니.. 너무 환상적이지 않은가.

이번 여행에 루트에 대한 계획만 있고 만남에 대한 일정은 딱히 없었어서 모든 약속을 조금씩 급하게 잡기는 했는데, 순천에서 만났으면 했던 지인 2명, 여수에서 1명, 사천에서 2명이 있었는데 세 도시 다 실패를 했다. 미리미리 약속 잡지 않은 내 잘못이기는 한데, 내가 며칠 그냥 차박을 더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면 다 만나고 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순천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 순천에서 1명 만나기로 했는데 차에서 또 잠을 자기가 너무 싫었다. 요즘처럼 맑은 날이었으면 창문 열어놓고 창에 모기장 치고 바람 통하게 하면서 잘 수 있겠는데 사진에서 봐서 알 수 있듯 저 여행기간 내내 흐렸고 비도 오고 습했다. 그 비가 당장 이삼일 전 까지 내리던 장마의 시작이었으니..

 

그래서 전라도에서 만날 사람들과의 약속을 파하고, 사천에서 약속을 잡았다가 고속도로 위에서 급히 전화해서 사천에서 만날 약속도 취소 하고 바로 집으로 와 버렸다. 집을 나와 6일 꽉 채우니 하라 하면 또 하겠는데 파이팅이 많이 줄어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다음 에필로그 포스팅을 하나 더 작성 해서 정리 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