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라멘트럭

부산 서면의 라멘트럭. 그냥 동네 라멘집인데 입소문 타고 유명해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홍대에서 맛집으로 유명한거라고..?

가서 먹은 당시에는 맛이 있네^[각주:1]라고 생각 했었는데 대한민국 3대 라멘집이라느니, 홍대 유명한 맛집이라느니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조금 싫어졌.. 다..? 말이 이상하지만..

어차피 맛집은 개취존중

의 마인드가 나는 가득하기 때문에 누가 맛있다는거 내가 맛없을 수도 있고, 내가 맛있다는거 다른 사람은 맛없을 수 있다고 생각 함. 하지만 저 집이 뭐 대한민국 3대에 손꼽힐만한 그 정도의 맛이 있는 집은 아닌 듯. 아 물론 맛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맛있다. 맛있는데 이렇게 극찬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뜻.

저날 많이 걸었다. 남포동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카메라도 구입 했고, 서면에 가서 친구 추억팔이 하느라 골목골목을 빠르게 걸어다녀서 목이 탔다. 그리고 라멘가게 자체도 저녁 장사는 17시 부터라서 밖에서 조금 앉아 기다렸더니 더 목이 말랐다. 들어가서 바로 주문을 하는데 일단 맥주 먼저 한잔.

그러고 보니 카메라 사고 테스트 말고 제대로 피사체를 놓고 찍은 첫 컷이구만..

내 인생 라멘집이 합성동에 있는 라멘당이라 어쩔 수 없이 거기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신계의 라멘과 인간계의 라멘을 비교하면 당연히 인간계의 라멘이 떨어질 수 밖에는 없지만.. 

하나 진짜 맛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저 계란..!! 통상 계란은 반 잘라서 들어가거나 슬라이스 되어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통으로 다 들어가 있다. 입 안에 넣고 씹었을 때 노른자가 뜨겁지 않은것을 보면 즉석에서 삶는다기 보다는 음식준비를 위해서 미리 만들어 놓은 것 이리라. 그런데 이게 노른자가 달다.. 주사기로 설탕을 넣었나 싶을 정도로 단 맛이 강하게 났다. 독특하고 맛있었다. 육수의 느끼함을 잠시나마 입에서 가시게 해 줬다.

또 독특한 것은 바로 차슈. 나오기 전에 토치로 직화를 해서 나온다. 그리고 식감은 결대로 잘 뜯어진다고 할까나..?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뜯어지는 것. 내 스타일은 아닌.. 아무래도 토치로 직화를 하다 보니 뭔가 거뭇거뭇하니 보기도 사실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탄 부분은 아마 라멘에 올리기 전에 칼로 썰어내는 것 같은데 그로 인해서 낭비되는 부분도 상당한 것 같다. 먹는 중 사장님이 알바한테 살짝 뭐라하기도 했으니..

좁다. 좁은 골목이다. 서면의 구석구석에 저런 골목 안에 수 많은 가게들이 있었다. 친구 추억팔이 하느라 골목을 많이 돌아 다녔는데 돌아다니면서 하는 말이,

여기 족발집 바뀌었네, 여기 뭐 없어졌네, 저기는 뭐가 새로 생겼네

사람 참 많았다. 정말 많았다. 그런데 손님이 많아서 밖에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가게도 있었고, 어느정도 손님이 있는 가게도 있었고, 빈자리가 없는 가게도 있었고, 한두테이블만 있는 가게도 있었다. 아무리 잠재적인 손님이 많아도 장사가 안되는 곳은 안되는 것. 다들 화이팅.

뭔가 일본스러운 그런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일부러 인테리어를 그렇게 했는지, 가게 자체가 좁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좌석이 좁았다. 솔직히 이야기 하면 먹기 불편한 정도. 그게 그 나름의 맛이고, 라멘집의 특징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 주말이라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좁은 가게에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다 보니 음식을 먹는 동안 옆사람과는 이야기 하는게 어쩐지 민폐인 것 같아 닥치고 음식만 먹었다. 어쩌다가 뭣 좀 집어달라는 그런 이야기 할 때도 소곤소곤 이야기 하게 되는 그런 분위기..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는지 다들 조용히 음식만 먹더라.

뭐 나는 잘 모르겠지만 유명하다고 하니까 일부러 찾아서 갈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일부러 갈꺼라면 저기 보다는 합성동을 한번 가시길..

1. 합성동 라멘당보다는 못하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