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부산 여행 vol.5 feat.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hwangdae 2018. 10. 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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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다섯번째 이야기. 국제시장과 보수동 책방골목 방문이다. 깡통시장 가서 비빔당면도 먹고 씨앗호떡도 먹고 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그 옛날 연말 창동만큼 많아서 과감하게 포기했다. 지금 생각 해 봐도 잘한 것 같다.


국제시장은 코 찔찔 흘리고 온 세상 먼지는 통큰 힙합바짓단으로 다 쓸고 다니던 중고등학교 시절 몇번 들렀던 적이 있다. 당시 용돈도 넉넉하지 않았고 옷 구입하는데 돈을 잘 쓰지도 않았기 때문에 부산에 옷을 사러 가는 것은 정말 어쩌다가 있는 이벤트였다. 통칭 이야기 하는 '보세'옷을 구입하러 가는 곳이었는데 지금 전공을 배우고 가만히 생각 해 보면 '보세'라는 말 자체가 웃긴다. 어찌하여 보세제품이 국내 시장으로 나올 수 있다는 말인가.. ㅋ 그 때 부터 지금까지 보세라는 것은 일반 사람들이 통상 '브랜드 없는 수입제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후려쳐서 이야기 하면 국내에서 판매하고자 한다면 관세를 납부하기 전에 보세구역을 나올 수는 없다. 즉, 국제시장에서 판매 한다는 보세제품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는 것[각주:1][각주:2].



어쨌든 어릴적이지만[각주:3] 몇번 왔던 국제시장은 뭐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나 처음 본 것이라면 영화 '국제시장'에 나온 꽃분이네 라는 가게가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국제시장은 정말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 가득 나와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영화. 황정민이라는 배우는 정말 좋아하지만 국뽕과 신파가 매우 적절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정농단[각주:4]의 영향이라고 해야 할까나.. CJ에서 만든 명량부터 시작해서 연평해전이나 인천상륙작전 모두 CJ의 입김이 들어간 영화[각주:5]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뽕, 애국, 신파. 적절하게 있으면 누가 뭐라 하는가. 영화 내내 발려 있으니까 문제지. 예를들어서 덩케르크도 그 나라의 국뽕이 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덩케르크는 재미있잖아! 덩케르크를 보면서 '와.. 국뽕 너무 심한데..'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 나라가 어려운 시절 애국하고 충성하여 국가발전을 앞장섰던 세대들의 노력이나 희생을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적당히 해야지..



국제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화상점. 온갖 수입잡화[각주:6]들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호랑이 연고라고 불리는 Tiger balm도 있고 심지어 담배도 있다. 진품인지 가품인지 알 수 없는 제품들이 가득하지만 눈이 재미있는 가게들이다. 물론 한 블럭 내내 비슷한 가게들이 즐비하여 금방 지루해 지기도 하지만.. 중간중간에 섞여 있는 옷가게에 들어가서 구경이라도 해 볼까 싶었지만 사람들에게 밀려서 거리를 이동해야 해서 잠시 멈춰서 뭘 보기조차 힘들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지금 글을 쓰면서 문득 궁금한데 외국인 관광객[각주:7]들이 많은 국제시장에서 저렇게 수입잡화를 판매하면 사 가는 외국인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국제시장을 나와서 다음 목적지는 보수동 책방골목. 지나가면서 몇번 본 적은 있었지만 가 본 적은 처음이다. 카메라를 사고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다. 각종 사진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관련 사진이 많이 나오고 멋진 사진들이 많아서 나도 가서 멋진 사진을 하나 찍어보고 싶었.. 으나.. 역시 사진은 내공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느낀 일정이었다. 국제시장을 돌아보다가 나오면 바로 앞에 보이는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이라고 큰 건물이 하나 있는데 지금 생각 해 보니 한번 들어가 볼껄 그랬나 싶다. 내 여행의 모토는 '다시 못 올 것 같이'인데 지나고 사진을 보니 문득 생각이 나는구만. 다시 보수동 책방골목을 올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오래된 책 들이 가득 들어 있는 가게가 줄줄이 있다. 가게 주인들은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이는 가게에서 주인들은 TV로 롯데 야구를 보고 있더라. 책 색깔이 노랗게 바랬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새책과 같은 책도 많이 있었다. 비닐조차 뜯지 않은 잡지[각주:8]들도 많이 있었고 각종 고서, 무슨 책인지도 모르는 전문책자들이 즐비했다. 각 가게마다 특성이 있었는데 한자로 된 책만 가득 있는 서점도 있었고, 대학참고서나 전공서적 등이 가득 있는 서점도 있고, 음악이나 역사쪽으로 관련한 서점, 만화책이나 소위 말하는 덕들이 좋아할만 한 잡지[각주:9] 및 원화집[각주:10]들을 메인으로 하는 서점 등도 있었다. 아, 맥심[각주:11]도 있더라. 비닐도 안뜯은 과월호.


잠시 들렀던 곳이지만 손님이 그렇게 많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부분 나처럼 특징이 있는 거리를 한바퀴 하면서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보였고, 실제로 책의 구입까지 이루어 지는 경우는 많이 없는 것 같다. 중간에 한 사람이 어떤 책의 전집을 사려고 사장님과 이야기 하는 장면을 보았다. 대충 들어보니 깎아달라는 것. 정찰제가 아닌 이상 사장님이 달라는 대로 주는 손님이 바보가 되는 것일까..? 상경계열을 전공 한 사람 입장으로써 대형 마트부터 동네 시장까지 모든 상인들은 정찰제 실시 했으면 좋겠다. 흥정하는 것 자체를 재미로 생각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말 잘 못하는 사람 입장으로써 그냥 달라는 대로 줬다가 눈탱이 맞는거지 뭐..



이렇게 발디딜 틈 없이 책이 쌓여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가게들. 골목 구경이 끝날 때 즈음에는 책방 사장님들이 잘 이해가 안될 정도였다. 저렇게 사람 한명 지나갈 틈도 없는데 어디선가 책을 더 구입해 와서 쌓아두시는 사장님들을 봤기 때문에..

그냥 고문서 덕후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골목 안에 있는 모든 가게가 위 사진 같은 모습으로 되어 있다. 중간에 하나 깔끔하게 해 놓고 지하로 내려가는 가게가 있기는 했다. 커피를 같이 판매하는 카페 겸 책방인 것 같았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지나온 모든 가게보다 해당 가게가 더 기억나고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으로 보아 책방골목도 이름값으로 먹고 살기보다는 책방골목에 한번 구경 온 손님들을 구입까지 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부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가파른 게단. 땅이 좁고 구도시라 그런지 산 중턱, 꼭대기까지 사람들이 살아간다. 구도가 멋있어서 한장 찍었는데 인물사진을 빼 먹을 수 없지. 혐짤주의.




  1. 이론 적으로 [본문으로]
  2. 어찌 살짝 빼 나오는 것도 있기는 하지 않을까..? [본문으로]
  3. 물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몇번 온 적은 있다 [본문으로]
  4. 당시 대통령(탄핵당한 박근혜)이 한 인터뷰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나오니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와 비슷한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본문으로]
  5. 스크린 독점 문제가 뉴스에 나올 때는 뒤에 어떤 거물이 지시하고 있는지 몰랐겠지.. [본문으로]
  6. 특히 간단한 간식거리 [본문으로]
  7. 특히 일본 및 중국 관광객 [본문으로]
  8. 통상 '과월호'라고 불리는 지난 잡지였지만 [본문으로]
  9. 뉴타입 같은 [본문으로]
  10. 원피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본문으로]
  11. 군대 갔다 온사람은 다 아는 그런 잡지 있다. 주위 예비역한테 물어보자. 첫 휴가 복귀할 때 선임이 맥심 사오라고 했다고 커피 사갔다가는 귓방맹이 맞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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