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장/막입

반송시장 칼국수 골목

hwangdae 2017. 3. 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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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입에 첫 포스팅.

 

나름 주위에서는 맛있는 가게를 많이 안다고 하지만 나는 그냥 내 입맛에 맞는 곳을 갈 뿐.. 그냥 일반적으로 다들 맛있다고 하고 나도 맛있게 먹은 가게를 위주로 주위에 몇번 추천을 해 주다 보니 어쩌다가 '믿고가는 황대성 맛집'이 되었다. 사실 00학번에 친한 선배 한명이 나에게 많은 맛집을 전수 해 주신게 맞지만서도..

 

오늘은 어쩌다 보니 부서 식구들 전체가 다 같이 점심을 먹으로 가게 되었다. 쌀.. 쌀을 먹고 싶었는데 칼국수라니.. 그것도 솔직히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시장통의 칼국수라니.. 학과조교를 할 때 지도교수님께서 이런 분식을 좋아하셔서 자주 왔었다. 지도교수님께서는 한번 꽂힌 가게를 줄기차게 찾으시는 분이기 때문에 특정 기간(한.. 짧게는 보름..?)동안 여기만 왔었다고 해도 될 듯. '성아~ 어디갈래?' 하고 물어보시고는 내가 뭐라 말을 꺼내려고 하기 직전에 항상 '칼국수나 한그릇 하러 가지 뭐'라고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었다.

 

시장 안의 분식집(또는 음식점)이라고 하면 내 머릿속에 박혀 있는 이미지가 있다.

물론 정상적인 가게의 모습(현관문이 있고, 테이블이 차려져 있고, 사업자등록증이 벽에 걸려있는)을 하고 있는 장소는 예외이니 오해는 하지 말길.

  1. 맛 없다.

  2. 위생적이지 않다.

  3. 카드결제를 상당히 싫어한다.(카드기계가 없거나 고장났다고 하는 경우가 사실 대부분)

  4. 자리가 불편하다.

  5. 내가 내 돈을 내고 뭔가를 사 먹지만 맛도, 영양도, 대접도 돈값을 하지 못한다.

 

 

약 10명이 갔기 때문에 10인분의 칼국수를 준비 중.

오늘도 여실히 드러난 비위생적인 문제. 사진에서 보이는 솥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1차적으로 면을 삶는 솥이고 나머지는 육수가 있는 곳으로 삶아진 면을 옮겨서 육수와 한번 더 삶는 솥이다. 집게 등으로 면을 건져서 이 솥에서 저 솥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손에 들고 있는 도구(뭐라고 해야 할까.. 뜰채라고 하면 되려나..?)로 휘휘 저어서 옮겨 담는데 이 도중에 면이 후두둑 떨어지면서 솥과 솥 사이에 걸려 있었다. 물론 다른 곳에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일반 적인 보통의 가게라면 집게 등을 이용하여 다시 옮겨 담을 것을 여기는 그냥 손으로 슥 집어서 옮겨서 삶더라. 순간 '뜨겁겠다'라는 생각 보다는 '더러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물론 손이 깨끗해서 크게 상관이 없.. 기는 개뿔 바쁜 점심시간에 제대로 씻을 시간이 있을까? 손님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 오고 저 뒤에 보이는 카스테라 같이 생긴 밀가루 반죽을 썰어서 약간 더 치댄 다음 기계에 넣고 나오는 면을 삶고 뜰채로 건져 다대기 등을 얹고 손님에게 내어주는 이 프로세스를 정말 혼자서 바쁘게 쳐냄과 동시에 설겆이에 상 치우기 등등까지 해야 한다. 손이 깨끗할지 아닐지는 알아서들 판단 하면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반죽을 썰어서 다시 치대는 장소도 도마같은 곳이 아닌 장판이다. 테이블이라고 깔아놓은 곳 역시 장판이다. 장판.. 장판..

 

 

학교에서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올 때 한분이 '거기 요즘 김밥 안팔던데'라고 하시더니 주차를 해 놓고 들어가니 김밥이 놓여 있다. 밖에 어디서 사온 것일 것인데 쌀을 먹고 싶었던 나로써는 상당히 반가운 음식이었다. 양도 제법 되고 쌀에 대한 나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음식. 그런데 맛이 없다. 진심. 속재료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밥이 너무 맛이 없었다. 모름지기 김밥이란 쫀득쫀득한 밥이 기본 아니던가..? 집으면 후두둑 떨어지는 밥이라니.. 진심으로 안남미로 지은 밥인 줄 알았다. 김을 끝까지 썰지도 않아서 옆의 김밥이랑 붙어 있고, 하나를 집어 먹으려면 어쩔 수 없이 옆 김밥의 내장폭파로 인한 뜻밖의 민폐. 어쩔 수 없다. 시장음식인데 뭐. 쌀을 먹는다는데에 감사하자.

 

 

얼추 김밥을 반 이상 먹었을때 즈음 해서 나온 칼국수. 옆에서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먹는데 사실 뭐 그냥 칼국수다. 위생적이지 않게 만들었고 정말 놀랍게도 일반적으로 평범한 맛의 칼국수. 육수가 진하게 맛이 있는것도 절대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다대기맛으로 먹어야 하는 칼국수. 심지어 다대기가 좀 적에 들어 있어서 싱거웠는데 그냥 먹자 싶어서 먹다가 먹다가 반쯤 먹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다대기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국물에 땡초와 김이 들어간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두가지 식재료 모두 향이 강하기 때문에 국물에 넣는 순간 김맛, 땡초맛 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칼국수는 김과 땡초를 팍팍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육수가 맛이 없기 때문에.. 다대기는 물론 기본.

 

 

오늘도 그냥 한끼 때웠구나 하고 나오는데 보이는 '대만 카스테라'. 카스텔라가 맞지만 간판에 카스테라라고 적혀 있으니 그냥 카스테라라고 하는걸로. 이제는 사실상 유행이 지났다고 생각 했고 태어나기를 간식 잘 안먹게 만들어져서 태어난 나란새끼. 때문에 크게 궁금하지 않았는데 팀장님이 사서 들어가자신다. 점심이 상당히 별로였기 때문에 저걸로라도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카스테라를 구입 하고 학교 와서 교내 매점에서 우유를 구입해서 사무실로 복귀.

우리 사무실에는 '프로 베이커'가 있기 때문에 카스테라의 컷팅은 프로 베이커에게 맡기고 사온 오리지널과 생크림(?)카스테라를 한조각씩 맛 봤다. 눈 녹듯 부드러운 그런 식감을 기대 했는데 겉(정확히 말하면 위쪽)이 딱딱해서 생각보다 별로. 대만따위.. 몰랐는데 카스테라는 포르투갈이 오리지널[각주:1]이라네. 그리고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카스테라는 일본이 강세인 것 같다. 포르투갈에서는 없는 물엿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카스테라가 명물인 나가사키에 가서 한번 먹어보고 싶다.

 

어쩌다 보니 오늘 포스팅은 불만가득.

 

 

  1. DAUM 국어사전: 달걀, 설탕, 꿀 등을 섞은 것에 밀가루를 넣고 잘 버무린 후 팬에 담아 오븐에 구운 양과자 형태분석 [{포르투갈어}castella]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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