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장/막입

창동 나들이 wit 야구 팸

hwangdae 2017. 3. 1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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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연장자인 주철행님이 마산사람이기 때문에 대부분 만나면 창동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다. 동방예의지국 아닌가..!!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또 한 시즌을 같이 보낼 야구 멤버들이 있다. 비록 프로 경조사러 김태훈이가 빠졌지만..

최고 연장자인 주철행님이 마산사람이기 때문에 대부분 만나면 창동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다. 동방예의지국 아닌가..!!

 

같은 창원이기는 하지만 마산이라는 동네는 아직 나에게 익숙해지지 않는 곳이다. 중고등학교때도 거의 진해에서만 놀았고, 대학을 창원으로 가는 바람에 대부분의 20대는(군생활기간 빼고) 창원과 진해에서 이루어졌다. 내 삶에서 마산은 야구장 근처, 술 마실때 창동, 고속도로 올라갈 때 동마산톨게이트, 2015년 경남대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 그 근처 밖에 없는 것 같다.

마산은 오래된 도시이기 때문에 계획된 도시인 창원에 비해서 길이 복잡하다. 저날 역시 어시장 앞에서 버스 내리고 나서 길을 못찾아 해매었다. 약속 시간은 18:30이었지만 도착 한 시간은 거의 18:50정도였으니..

 

 

마산 창동에서는 제일 유명한(?) 중국집인 '북경성'. 믿고 가는 옥주철 맛집이라 몇번 간 적이 있는 곳이다. 그냥 유명하고 장사 잘되는 집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입구 테이블부터 가득가득한 손님을 보고 놀랐다. 물론 밥 시간대이기는 했지만서도.. 장사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되는거 아니겠나. 처음 간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야구 보고나서 어중간하게 일찍 끝나는 바람에 탕수육에 소주 한잔 하러 갔었던 것 같다.

예약을 미리 해 놓기는 했지만 워낙 손님이 많은 시간대라서 그런지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왔다. 같이 갔던 사람들이 다들 배고프다고 짜증짜증을.. 그리고 옆에 있던 테이블은 계모임 같았는데 너무너무 씨끄러워서 짜증이 더 솟구쳤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음식.. 이 우리 테이블 것이 아니었다. 젠장.. 모른척 하고 먹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종업원을 불러서 본 주인을 찾아 줬었는데.. 알고 보니 옆에서 계모임 하던 테이블의 음식이었다. 먹었으면 큰일날뻔..?

함께 했던 멤버는 총 다섯명이었는데 두명이 앉아도 널널한 사각 테이블이다 보니 자리가 많이 남았다. 그리고 사실 테이블이 의외로 좀 높고, 너무 넓어서 음식 먹기가 조금 불편했던 것.

 

 

각기 다른 소주잔 4개. 제일 오른쪽은 무슨 소주잔인지 모르겠다. 무학 소주잔과 금복주 소주잔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소주잔 보다 용량이 조금 큰 것 같았다. 따르고 한입에 털어넣기에 약간 부담스러운 양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난 사실 금복주가 화이트, 좋은데이같은 소주 종류 이름인 줄 알았는데 회사 이름인지는 생각도 못했다. 심지어 검색 해 보니 제품 라인업도 상당히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고, 생탁급은 아니지만 쓰레기 회사라는 것도 알았.. ㅋ

 

 

오늘 먹은 메뉴는 4인 세트. 사람이 5인이라 1인 추가를 할까 했지만 요리 하나 별도로 시킨다고 하였다. 그런데 4인 세트도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충분하게 느껴질 정도의 양이었다. 거의 다 먹어 갔을 때 요리를 실제 하나 더 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옆테이블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씨끄러워서 조금도 더 있기 싫었다. 물론 음식은 엄지 척!

 

제일 가까이 보이는 음식인 탕수육 부터 오른쪽에 빨간것이 칠리새우, 그 위에 제일 멀리 있는 음식이 류산슬. 다들 칠리새우가 제일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류산슬이 제일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후추 듬뿍에 짜게 먹는 나를 위한듯 한 간, 팽이버섯의 그 식감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메뉴가 아닌가..!! 그리고 부먹과 찍먹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는 탕수육. 잘 하는 집은 무조건 부먹이다.  북경성을 봐도 그렇고 학교 앞에 있는 장독짜장을 봐도 그렇고, 마산의 최고 중국집 맛집인 전앙장을 가도 그렇다. 소스가 따로 나오는 중국집은 튀김의 바삭함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아 물론 개인 취향들은 존중 합니다.

 

 

2차로 간 창동포차. 주철행님과 창동에서 만나면 항상 가는 가게 중 하나. 음식은 정말 맛있고 사장님의 요리 솜씨는 정말 최고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사장님 혼자서 요리, 서빙, 계산을 다 하는 곳이다 보니 주문이 밀리면 음식이 상당히 늦게 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의 단점은 나온 음식의 퀄리티로 모두 용서가 된다. 그리고 술은 자기가 알아서 갖다 먹는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처음 주문한 안주인 어묵탕. 여기서 내가 짜게 먹는다는 것이 여실없이 드러났는데, 내 기준에 어묵은 좀 짜고, 국물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그래서 옆에 앉은 사람에게 살짝 이야기 했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전혀 싱겁지 않다고 딱 맛있는 간이라고 하는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나왔던 말이 아까 중국집에서 류산슬이 좀 짰는데 제일 맛있게 먹더란다. 짜게 많이 먹고 일찍 죽으려나..

 

 

두번째 안주(사실상 어묵탕과 동시에 주문 한). 이름은 모르겠다. 메론과 각종 풀, 그리고 하몽은 아닌데 비슷한 고기와 치즈의 조합. 예전에 와서 먹었던 안주인데 머릿속에 너무 남아 있어서 다시 먹고싶어서 주문. 짠 고기와 치즈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놓은 시원한 메론과 함께 먹으면 정말정말 맛있다. 다음에 가도 또 시켜 먹을 음식. 저 음식의 단점(?)이라면 씹다가 보면 넘어가지 않는 부분이 남는다. 고기에서 나오는 부분인데 지방인가? 힘줄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작게 입에 뭉쳐져 있는데 이걸 삼키느냐 뱉느냐 고민을 하다가 결국 삼키게 됨.

 

 

3차로 간 곳은 아는 사람은 아는 만초집. 상당히 오래 된 가계이며 창동에서는 아마 제법 많이 유명하지 않나 싶다. 처음 이 가게를 갔을 때는 현섭쌤이 데리고 가줬는데 그때 매력에 빠져서 창동에 오게 되면 생각나는 집이 되었다. 이 가게는 상당히 독특한데 정찰제가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니 술이야 뭐 먹은만큼 내면 되는데 안주값은(사실 안주를 별도로 시킨 기억도 없지만) 그냥 알아서 내는 곳이다. 다 마시고 나갈 때 사장님한테 '얼마에요?'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줘'라고 하신다. 이게 사실 감이 오지 않기 때문에 좋은지 안좋은지 모르겠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있다가 보면 사장님이 뭔가 하나씩 종이를 주시는데 보면 신문에 나왔던 기사나 잡지에 나온 칼럼 같은거.. 소리없이 오셔서 슥~ 주시고는 보고 놀라운 반응을 보이면 옆에 앉아 있으시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신다.

어쨌든 현금이 있을 때만 갈 수 있는 집.

 

 

처음에는 저렇게 믹스넛과 멸치를 주시고 조금 있다보면 생두부를 숭덩숭덩 썰어서 간장과 같이 내 주신다. 두부는 역시 간장맛 아니겠어? 쪽파가 저렇게 들어 있고 고춧가루가 산처럼 들어 있는 간장과 두부를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식감도 아삭아삭하니 좋다. 두부를 간장에 찍어먹기 보다는 간장을 '퍼'서 두부와 함께 먹는다는 말이 더 어울리려나?

 

만초집에서 마무리 하고 항상 창동에서 마지막으로 들리는 지지직. 지지직은 술이 많이 취해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먼저 계산하고 먹으면 되는 그런 맥주마트.. 라고 해야 할까나? 어쩌다 보니 항상 창동에서 술을 먹으면 제일 마지막에 들리는 가게가 되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개인 취향을 맥주를 고르는데 나는 당연히 버드와이저. 최근에는 먹은지가 좀 되었지만 역시 맥주는 버드와이저가 제일 맛이 있는 것 같다. 향이 맛있는 에일맥주에 한번 습관을 들여보려고 노력을 좀 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라거가 입맛에 맞는건가.

 

북경성-창동포차-만초집-지지직 이렇게 네곳의 술 투어를 하고 집에를.. 오기는 왔는데.. 사실 지지직에서 맥주 계산하고 난 이후부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술을 들이 부었는데 오늘 단톡방에서 기억이 안난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주철행님은 한잔 더 하고 가셨단다. 대단하다 진짜. 점심즈음 일어나서 밥을 먹고 기억을 정리 하면서 전화기를 봤더니 택시비 지불한 문자에 찍힌 시간이 00:56이다. 생각보다 빨리 마쳤네? 라고 생각 했는데 시작시간이 일찍이었으니 뭐..

 

몇년 전 부터 시작 된 이 모임에서 이렇게 날 잡고 술을 먹기 시작하면 보통 일출을 보던 적이 많았는데 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들 나이가 조금 더 들었던 것일까나..? 마산에서 술을 먹고 나면 항상 마지막으로 복국거리에 내려가서 복국과 함께 마무리를 하였는데 말이다. 마법의 음식인 복국을 먹으면 술을 얼마나 들이 부었든 간에 상관 없이 술이 깨기 때문에 꼭 소주 한두병을 더 먹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기적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쉽다. 어쨌든 어제 지지직 이후로 필름이 끊긴 이유는 복국을 먹지 않아서 그런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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