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함안 뚝방길 양귀비

hwangdae 2021. 5. 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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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경비행기. 나중에도 사진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꽃길을 구경하는 내내 쉴새없이 경비행기들이 날아올랐다.

일을 하는 지금은 모두 좋지만 학생시절 방학때 오신 예수님과는 다르게 센스있게 학기 중에 오셔서 참 좋았던 부처님 오신날. 통칭 함안 뚝방길이라고 불리는 곳에 다녀왔다.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잔뜩 핀다고 하는데 봄에는 양귀비가 유명한가보다. 양귀비꽃을 처음 봤을 때 예쁜여성의 대명사가 왜 양귀비인지 느꼈는데 그 양귀비 꽃이 지천에 피어 있으니 눈이 정말 호강했다.

사람도 많고 사진 찍는 상황도 생각 하다 보니 85mm 렌즈로 찍었는데 이 렌즈는 찍을 때 마다 참 다루기 어려운 렌즈라는 것을 절절하게 느낀다. 렌즈가 밝고 초점거리가 길다 보니 셔터 고정 이후에 조금만 움직여도 핀이 나가는 듯 하다. 이 렌즈를 조리개 조여서 찍으려고 구입 한 사람은 없을테니.. 대부분 최대개방으로 놓고 찍게 되는데 쉽지가 않다.

꽃밭 중간중간에 조그만 나무의자들이 놓여 있다. 누구나 앉을 수 있는데 그늘이 아니다 보니 쉬라고 만들어 놓은 의자는 아닌 듯 하다. 꽃에 둘러 쌓여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한 소품이 되어주는 것.

돌아다니다 보니 저 의자에 앉아서 빵긋 웃음을 짓는 여성분들이 많이 보인다. 햇빛이 강하고 눈이부실 정도여서 평범한 표정을 짓고 있기도 힘들었는데 밝은 미소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존경..

꽃들이 정말정말 예쁜에 눈에 보이는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가 없다. 아무리 세팅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도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빨간 양귀비 꽃만 생각 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있는지도 몰랐고,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꽃밭에 여러 꽃들을 같이 심어서 잘 꾸며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기획 한 공무원과 실제 꽃밭을 가꾼 업체엑 박수를 보냄.

아무래도 꽃밭이다 보니 별들이 매우 많이 있었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전혀 들리지 않지만 가만히 서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벌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내는 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 많은 벌 중에 꽃에 앉아 꿀을 따는 벌을 한마리만 찍고 싶었는데 이 벌들은 가만히 있어주지 않는다. 정말 많은 벌 사진을 찍어 왔지만 그 중에 건질만한 사진이 이거 하나 뿐이라니..

이번에 가서 살펴보니 양귀비 꽃은 모두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사진을 예쁘게 찍고 싶으면 항공샷으로 찍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또 이 넓은 꽃밭을 담기가 어렵다. 그리고 가까이에 근접해서 사진을 찍으려면 또 꽃의 옆부분만 보여서 이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보통 양귀비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마약과 몰핀, 아편 등의 단어가 생각이 날 것인데 80여종의 양귀비 종류 중에서 마약 성분을 가진 양귀비는 4종류 밖에 없다고 한다. 나머지는 모두 관상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양귀비라는 것. 그렇다 보니 원예시장이나 어디 가면 양귀비 씨앗이 팔기도 한다. 우리 집에도 있고.. 화분에 심는다기 보다는 흩뿌려서 길러야 해서 뜯지도 못했지만..

예쁘고 예쁘고 정말 예쁜데 카메라로는 정말 담을 수가 없다.

이 날 같이 간 멤버들은 중간 정도 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뚝방길 자체가 매우 넓게 조성이 되어 있어 마음 먹고 다 돌아보려면 제법 힘이 들 것 같다. 혼자 왔더라면 어쨌든 끝까지 가 봤겠지만 일행이 있어서 중간에 돌아가는걸로.. 아무래도 꽃만 한가득이고 특별히 다른 소잿거리가 없어 사진을 찍다 보니 그게 그거 같고, 시야가 조금은 단조로워지기도 한다.

f/1.8 1/4000s
f/10 1/160s

양귀비 꽃은 아니지만 예뻣던 보라색 꽃. 무슨무슨 국화라고 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향으로 조리개값을 바꿔서 찍어 봤는데 위에가 f/1.8이고 아래가 f/10이다. 결과물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초점을 조금 가까이에 맞추기는 했지만 그래도 f/10인데 이 정도로 뒤가 날아간다니..

85mm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내공을 쌓고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f/6.3 1/320s
f/13 1/100s

올 한해 볼 꽃을 한번에 다 보고 온 느낌이다. 매우 덥고 적당히 즐거웠다. 그래도 파란 하늘이 이쁘니까 구름은 없지만 해가 조금은 떨어진 때, 아니면 그냥 아침부터 와서 구경하면 더더욱 좋을 듯. 사람이 많기는 했지만 워낙 넓은 공간이라 밀도가 떨어져서 생각보다 널널하게 구경할 수 있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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