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은 다 쉬고, 공휴일은 다 쉬는 그런 직장에 다니다 보니 딱히 별도로 시간을 내어 '휴가'라는 것을 간 적이 없다. 애초에 해외 욕심도 없고.. 그러다 문득 휴가를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었고 금요일, 월요일 연가를 쓰고 목요일 광복절을 활용 한 4박 5일, '시골영감서울구경'을 다녀왔다.
서울은 업무상 출장만 갔지 '놀러'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경주=불국사', '제주도=한라산', '전주=한옥마을'과 같은 가이드북에 나올법한 대표 여행지를 갔다왔다. 어쩐지 시리즈물이 될 것 같아 서식을 활용해서 기본 베이스를 깔고 시작 해 보도록 한다.
지출 비용 정리(지하철, 버스 등 시내대중교통 제외)
190815_저녁(나살던고향): 11,000
190816_맥주(편의점): 12,920
-
합계: 23,920
누적합계: 256,546
세운상가를 둘러보고 날이 조금씩 어두워질때 즈음 해서 동대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 버스나 지하철을 탔어야 하는데.. 첫 날의 이런 삽질을 기초삼아서 둘째날 부터는 잘 타고 다녔으니 뭐..
내부로 들어가서 천정 쪽으로 보고 사진을 한장 찍어봤다. 밖의 모습도 그렇지만 내부 구조도 뭐랄까나.. '아스트랄'하다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듯 한 느낌이다. 물론 사전적인 의미는 아니고 인터넷 용어 기준.
안에 각종 전시를 하고 있기는 했는데 사실상 뭐 하는 건물인지 단박에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쇼핑몰도 아니고, 컨벤션센터도 아니고.. 내부 구경을 했는데 공간이 참 어중간한 느낌이다. 외부에서도 전체적인 모양이 보이니 아마 대략 느낌이 있겠지만 뭔가 참 애매한 느낌. 안에서 이루어지던 각종 전시 중 '가구'에 대해서 전시하는 곳에 살짝 가 봤는데 크게 흥미를 끌지 못하였다. 실용적인 전시 보다는 실험적인 전시가 주로 이루어지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안을 더 둘러볼까 하다가 밖으로 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고 넓어서 길 잃어버릴 것 같은 느낌에.. 나와서 DDP주위를 한바퀴 했는데 고급진 산책로. 딱 그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DDP의 메인 게이트 광장. 저 오른쪽의 조형물이 사람들 누워있기 위해서 만든 조형물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누워있고, 밖에 비치되어 있는 피아노에는 사람들이 오가면서 연주를 하고 있다. 정말 덧붙여 보탤 말이 없다. 고급진 산책로 딱 그 정도..
피아노가 DDP주위에 서너대 놓여있는 것 같다. 누구나 가서 연주를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DDP 둘레를 산책하면서 피아노 소리가 끊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다들 비슷한 연주를 한다는 것. 무슨 곡인지는 모르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아! 아는 곡!'하게 되는 그런 곡. 예를들면 젓가락 행진곡이라거나..
요즘 시국이 시국이고, 회장의 애매한 국적 및 포지션 때문에 한국에서도 불매 당하고, 일본에서도 불매 당한다는 롯데 관련 건물이 같이 보인다. 독특한 DDP디자인과 나름 또 독특하게 외벽을 꾸며놓은 롯데의 건물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온다.
산책을 하다 보니 보이는 양 구역이 합쳐지는(?) 통로이다. 건물 디자인은 볼 수록 정말 독특하다. 지구 침략을 위한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자꾸 건물 디자인 이야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한층 내려와서 보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도시 크기에 비해서 사람들이 워낙 많이 사는 서울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시내'라는 곳이 여기저기 많이 있고 어딜가든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동대문 주변 역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주거지역은 아니지 싶은데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하고 벤치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많다.
DDP를 구경하고 바로 근처에 있는 흥인지문(동대문)으로 가기 위해서 나오다가 보니까 여기가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곳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기는 한데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은 들었을 '동대문운동장'. 이 운동장의 근대사적인 가치나 그 장소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리모델링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건물 컨디션이었던 이유도 있고, 사실상 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던 장소였다고 한다. 뭐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DDP를 지으면서 성곽터나 하도감 터에 대한 보전은 생각보다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건축 자체로 봤을때는 상당히 괜찮은 건축물이라고는 하는데 나는 그쪽에 대해서 전혀 무지랭이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완성까지 들어간 비용이 5,000억이라 생각하면 좀..
DDP는 개인적으로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이 가벼운 산책을 위해서라면 몰라도 일부러 갈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본인이 관심있는 전시를 한다면 그 때 겸사겸사 한번 가 보면 딱 적당할 것 같은 곳.
아직 내 인식에는 흥인지문보다 '동대문'이 더 익숙한 곳. 아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 중 남대문을 안가봤다. 버스타고 스쳐지나기는 했지만.. 국보1호인데 시간 잠깐 내서 보고올껄.. 아 남대문이 아니고 숭례문이라고 해야 하나? 이름이 네자이다 보니 현판도 독특하게 정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성문 앞으로 옹벽이 있는데 예전에 웅천읍성에 대한 글을 썼을 때 알게 된 부분이라 눈에 들어왔다. 성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입구를 좁혀, 적들이 성을 타고 올라오지 않는 이상 한군데 모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옹성!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포스팅을 하면서 검색 해 보니 흥인지문의 옹성이나 문 이름이 네글자인 이유 모두 풍수적인 이유라고 하니.. 당황스럽다.
2019/05/23 - [창원시 공식 블로그 송부 글] - #창원 #진해구 경상남도 기념물 제15호 #웅천읍성
사설 경비구역 표시가 있다. 숭례문 방화사건 때문에 이렇게 경계가 심해진건가 하고 생각 했는데 또 포스팅 하면서 검색 해 보니 여기에도 불 지르려고 한 미친놈이 있었나보다. 큰 불로 번지지 않고 약간 그을림 정도만 남아서 다행이기는 한데 그런 미친놈들 때문에 문화재 등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DDP에서 동대문까지 보고 나서 근처 시장에 생선구이가 유명하다고 하여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
이 사진을 찍은 정확한 시간이 2019.08.15. 21:50. 공휴일인데 이 늦은 시간까지 거의 뭐 모든 층과 공간에 불이 밝게 켜져있다.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 하는 사람들 겁나 화이팅. 대기업이 좋다고 하기는 하지만 급여 많이 주는 이유는 분명히 있는 법. 너무 다리 아프고 지쳐서 삼각대 안꺼내고 손으로 들고 찍다 보니 노이즈가 많다. 조금 아쉬운 사진 중 하나.
어쨌든 계속 반복하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탔어야 하는데.. 지도 보니 한 2km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미쳐가지고 걸어갔다. 동대문에서 청계천을 옆에 끼고 계속 걸었다. 걷는게 꼭 나쁜것 만은 아니었다 싶은게 노래가사나 글로만 듣고 보던 평화시장, 동대문시장 등을 보면서 지나갈 수 있었다. 한때 정말 많이 들었던 스나이퍼 노래에서 나왔던 곳을 직접 걸었다고나 할까..?
'나의 영혼 물어다줄 평화시장 비둘기'
'아름다운 서울 청계천 어느 공장'
'나라에 대한 집단 비판 현실에 대한 혼란으로 이어져 몸에 불 지른 전태일의 추락'
-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by MC Sniper -
숙소 도착해서 간 음식점. 내가 간식류를 거의 먹지 않다 보니 이 날 먹은게 명동교자에서 먹은 칼국수와 중간중간 마셨던 커피 뿐. 배가 상당히 고팠는데 숙소에 도착해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정리를 하다 보니 23시 근처였다. 근처에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려고 나갔는데 너무 늦었다 싶다. 검색을 해 보니 먹태가 근처에는 유명한 것 같아 찾아 가 봤는데 혼자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가게들의 테이블이 골목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고, 혼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찾고 찾다 보니 어떤 가게를 하나 찾았는데 다행히 식사 가능. 정식 7천원이었나? 소주 한병 시켜서 같이 먹게 되었다. 먹어보고 안주 하나 더 시켜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그냥 얼른 먹고 나오게 되더라. 음식은 별로였지만 홀에 주문받고, 음식 내주던 직원이 너무 친절해서 전체적인 느낌은 좋았던 가게. 을지로에 숙소를 정해 놓은 4일 동안은 매일 갈 것 같았는데 그 이후로 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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