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은 다 쉬고, 공휴일은 다 쉬는 그런 직장에 다니다 보니 딱히 별도로 시간을 내어 '휴가'라는 것을 간 적이 없다. 애초에 해외 욕심도 없고.. 그러다 문득 휴가를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었고 금요일, 월요일 연가를 쓰고 목요일 광복절을 활용 한 4박 5일, '시골영감서울구경'을 다녀왔다.
서울은 업무상 출장만 갔지 '놀러'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경주=불국사', '제주도=한라산', '전주=한옥마을'과 같은 가이드북에 나올법한 대표 여행지를 갔다왔다. 어쩐지 시리즈물이 될 것 같아 서식을 활용해서 기본 베이스를 깔고 시작 해 보도록 한다.
지출 비용 정리(지하철, 버스 등 시내대중교통 제외)
190818_저녁식사(김치찌개): 7,000
190818_커피: 1,500
-
합계: 8,500
누적합계: 418,046
몇일 장기로 묵었던 숙소에서 짐을 빼고 나왔다. 그 동안 카메라+삼각대만 들고 다녔는데도 무거웠는데 다시 잔뜩 가방에 짐을 싸고 나오려니 영 힘들었다. 이 날 저녁은 친구네 집에 주니어 사진 찍어주고, 그 집에서 자기로 한 날. 이 친구 아니었으면 24-70을 빌려오지 않았을테고 그러면 짐 무게가 1kg은 가벼웠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40mm로만 찍었을 생각을 하니 또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어쨌든 오전에 밖에서 일정이 있던 친구를 만나서 먼저 짐을 맡기고, 나는 다시 (그나마)가벼운 차림으로 목적지를 향했다. 이 날 저녁은 친구랑 소주 한잔 예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날 처럼 밤 늦게까지 놀 수는 없었기 때문에 짧게 두 군데만 방문하는걸로. 코엑스(별마당도서관)와 석촌호수.
코엑스 입구에 버스를 내리자 마자 보이는 싸이 강남스타일을 형상화 한 작품. 여기저기 웹서핑 하면서 본건데 이게 코엑스 앞에 있는 것인지는 몰랐다. 어쩐지 보너스 받은 느낌이랄까..? 처음 기사나 사진으로 봤을 때는 이거 뭔 병신같은..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제법 많은 외국인들이 이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더라.
개인적으로 연예인의 인기를 노린 이런 작품들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 한다. 해당 연예인이 인기 있을 때면 모르겠지만 인기 없어지면 어쩔껀가? 그리고 그 연예인이 사고라도 쳐서 이미지 엉망진창 되면 그 때는 또 많은 비용을 들여서 치울껀가..? 싸이.. 는 뭐랄까.. 유명해 지기 전에 사고를 쳤(?)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사고 칠 가능성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 괜찮으려나..?
관심이 가는 전시를 하고 있으면 전시실도 들러보려고 했는데 내가 갔었을 때는 초중교육 관련 전시를 하고 있어서 바로 그냥 코엑스몰(스타필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여행을 준비할 때 코엑스몰은 너무 넓어서 길 잃어버리기가 딱 좋다고 해서 들어가기 전 전반적인 동선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
입구에서 위로 보면 트레이드타워가 보인다. 학부때는 뭣도 모르고 앞에 무역(트레이드)이라는 글자가 들어가서 마냥 멋있다고 생각 했는데, 지금 보니 건물 자체 디자인도 멋있다. 저기 일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공부 좀 열심히 할껄 그랬나? ㅎㅎ
코엑스몰로 들어가자 마자 입구에서 조금 내려가는 광장에는 문화행사를 하고 있다. 마술쇼였는데 제법 흥미진진했다. 애초에 마술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옛날 초창기 이은결이 인기가 있을 때 이은결이 쓴 책도 구입하고 제법 재미있었던 기억이 슥 하고 스쳐지나갔다. 그 당시 연습했던 소소한 팜 기술 몇개, 카드 트릭 몇개로 요즘도 한번씩 사람들 앞에서 해 보는데 이게 솔찮히 재미가 있다.
벽에 이렇게 행사일정이 적혀 있다. 이런것을 보면 단순히 '서울에 사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전날 대학로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일단 지방에 살다 보면 이런저런 문화행사에서 상당한 불리함을 가지게 된다. 물론 조금만 부지런하고, 조금만 금전적인 지출을 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겠지만 느낌이 다르다.
특히 학교에서 일을 하다보니 특강강사를 누구라도 초청하려고 하면 참 어렵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대부분의 유명한 강사들은 서울에 산다. 이 사람들을 지역에 모시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일반 사기업이 아닌 이상 그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정말 간단하게 일반 회사의 '임원급'사람을 초대하는데 하루 최대로 세전 45만원 지급이 가능하다. 최대로 주려면 3시간 이상이 되어야 하고, 여기에는 원고료와 출장비 다 포함이다. 특강을 하는 교수자는 지방에 한번 오기 위해서는 하루를 온전하게 버려야 한다는 것도 걸림돌 중 하나. 물론 이런저런 예외조항이 있어서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진짜 A급 사람 초청을 하는데 몇백의 예산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일단 시간적으로 큰 이점을 가지고 있고, 별마당도서관과 같은 장소에서 공개강연을 한다면 본인의 커리어에도 매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이점만으로도 만약 내가 교수 정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짜로라도 강연을 갈 것 같다. 뭐 어쨌든..
정말 보고 싶었던 별마당도서관. 사진으로만 보고 실제로 보고싶던 장소를 눈 앞에서 봤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란..
말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도서관이다. 높이 팔 닿지 않는 곳에 장식으로 둔 책들은 아니지만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은 모두 열람이 가능 한 실제의 책이다. 단, 외부 반출은 되지 않기 때문에 별마당도서관 내부에서만 봐야 한다.
코엑스 내부의 별마당도서관은 만남의 장소로 이용이 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유동인구가 어마어마한 코엑스 한가운데에 도서관이 있다고 한 들, 누가 독서에 집중을 할 수 있겠나.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도 책이 대출도 되지 않은데 글이 많은 책 같은 경우는 방문 한 당일 끝까지 읽을 수도 없을 것 같고..
별마당도서관을 여기저기 구석구석 구경 하면서 사진을 찍는데 정말 우연히 '노인과 바다'를 발견했다. 고전.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라는 고전이다. 물론 나도 안읽어본 것 같다. 정말 우연히 유명한 책이 눈 앞에 보인게 신기했다.
도서관 치고는 매우 소란스러웠던(?) 별마당도서관을 뒤로하고 영풍문고로 갔다.
영풍문고 하면 역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서점 중 하나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인터넷 서점을 제일 먼저 한 곳 하면 생각나는 곳이 바로 영풍문고이다. 원래는 더 큰 자리에 있었는데 어쩌다가 지금 현재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뭔가 성지 같은 느낌으로 방문 했는데 생각보다 좁아서 많이 불편했던 곳.
비록 코엑스 한군데만 방문 했지만 워낙 넓다 보니 목이 말랐다. 돌아다니는 중에 발견한 '삐에로쑈핑'.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사 마시고 둘러보기로 한다. 이 곳도 서울에 있는 재미난 곳이라는 말만 들었는데 위의 강남스타일 손모양 처럼 우연히 발견했다.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는 일 하는 종업원도 모른다는 곳. 그리고 팔지 않는 것이 없다는 곳. 들어가서 구경을 해 봤는데 정말 정신 없고 복잡했다.
지하에 두근두근한 비밀의 19금 장소가 있다고 해서 내려 가 봤는데 차마 못들어가겠더라. 어차피 다시 안올 곳인데 그냥 들어가서 볼껄 그랬나..
넓고 넓은 코엑스를 나와서 간 곳은 잠실. 석촌호수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다는 롯데월드타워를 직접 보고 싶었다. 그래서 잠실로 갔는데 도착하자 마자 눈에 보인 자이로드롭. 얼마 전 영상으로 엄청 핫했던 곳.
이건 뭐.. 조작영상이라고 밝혀졌지만.. 영상은 보면 볼 수록 오금이 지린다. 그런데 도대체 어찌된게 롯데놈들은 공식계정에서 이런 영상을 설명 하나 없이 올려서 어그로를 끄냐.. 롯데가 롯데 한 영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제일 높은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호수 반대편에서 24mm 제일 광각으로 찍는데도 한 앵글에 겨우 들어온다. 만일 40mm만 가지고 갔다면 이렇게 찍기는 어려웠으리라. 건설을 하기 전 부터, 하는 중, 하고난 후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간이 부족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는데 이 역시 한번 올라가볼껄 그랬나 싶다. 중간 어디 몇층까지는 무료로 가볼 수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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