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은 다 쉬고, 공휴일은 다 쉬는 그런 직장에 다니다 보니 딱히 별도로 시간을 내어 '휴가'라는 것을 간 적이 없다. 애초에 해외 욕심도 없고.. 그러다 문득 휴가를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었고 금요일, 월요일 연가를 쓰고 목요일 광복절을 활용 한 4박 5일, '시골영감서울구경'을 다녀왔다.
서울은 업무상 출장만 갔지 '놀러'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경주=불국사', '제주도=한라산', '전주=한옥마을'과 같은 가이드북에 나올법한 대표 여행지를 갔다왔다. 어쩐지 시리즈물이 될 것 같아 서식을 활용해서 기본 베이스를 깔고 시작 해 보도록 한다.
지출 비용 정리(지하철, 버스 등 시내대중교통 제외)
190819_버스환불: -66,200
-
합계: -66,200
누적합계: 351,846
친구집에서 자고 일어나서 드디어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날이 되었다. 오후 버스였기 때문에 오전에 일정을 만들 수 있었고, 강풀 만화거리로 가기로 했다. 아는 사람은 아는 강동구에 사는 만화가 강풀.
사실 벽화거리는 유명한 곳이 많다.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통영의 동피랑 등등. 진해에 오래 살고 있는 나로써는 관광지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불편함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놀러오는 사람은 하루 추억이겠지만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관광객들에게 시달리는 주민들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물론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그 동네에 활기가 돌고, 소상공인들이 먹고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지만 유명한 가게는 다 프렌차이즈나 외부인들인 경우가 많다. 뭐 어쨌든.. 시작하기 전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제작기를 담은 영상 하나 소개 하고자 한다. 강풀의 인터뷰도 나오니 참고.
지하철을 내리고 동네 입구로 걸어 들어가면 이렇게 대놓고 환영하는 캐릭터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강풀의 팬(강풀님 요즘 왜 일 안하나요..)이기 때문에 너무 반가웠다. 벽화는 전체적으로 강풀의 순정만화와 바보를 중심으로 꾸며 져 있었다. 중간에 다른 만화가 나오기는 하는데 조금씩 나온다. 아무래도 도시재생,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이다 보니 강풀의 메인테마 중 하나인 미심썰(미스테리 심리 썰렁물)을 소재로 한 벽화는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순정만화나 바보는 둘 다 영화로 만들어진 웹툰이다. 강풀의 만화는 참 재미있는데.. 영화로 나오면 망..
전체적으로 동선이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다. 이리로 저리로 가라는 화살표가 있기는 한데 조금은 불편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이 생활 하는 공간이다 보니 오롯이 벽화를 감상할 수는 없었다. 벽에 기대어 이런저런 생활용품들이 놓여 있기도 했고, 자동차가 주차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 그림의 조합은 참 좋은 것 같다. 순정만화에 출연 한 캐릭터와 바보에 출연한 캐릭터가 동시에 나오는 연출. 두세블럭 되는 공간을 벽화로 채울 때 수 많은 강풀만화의 컷 중에서 어떤 컷을 참고하여 그릴지 고민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준비 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돋보이는 그림이 아닌가 싶다.
이 사자는.. 웹툰을 본 사람이라면 기억이 나겠지 ㅎㅎ 바보에서 여주인공의 집에 있던..
걷다 보니 유난히 눈에 띄는 그림이 있었다. 크기도 작고 색깔도 입혀지지 않았는데 날짜와 강풀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혹시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아닐까 생각 했는데 이 포스팅을 작성 하면서 위에 소개 한 동영상을 보니 역시 강풀의 그림이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 동네에 있는 모든 그림 중 원작자가 그린 유일한 그림이랄까나..?
승룡이네 집이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이다. 많이 걷기도 걸었고 목도 마르고 해서 커피 한잔 하려고 들어갔는데 안에 사람들이 뭘 하고 있더라. 어떤 수업 같은 것을 하고 있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주문을 하려는데 아무도 응대를 하지 않았다. 뭔가 싶어서 보니 쉬는 날. 아니 그러면 시골영감이 들어와서 두리번 거리며 어리버리 타고 있으면 쉬는 날이라고 안내라도 해 주지.. 손님 응대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가게였다.
2층에 만화책도 많고 공방 비슷하게 되어 있다고 해서 시간을 조금 보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실패. 역시 월요일은 쉬는곳이 많다.
위에 소개 해 놓은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강풀이 혼자 다 벽화를 그린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 진행이 되었고, 원작자인 강풀이 그림에 대한 사용을 허락했고, 많은 작가들과 미술부 학생들,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합하여 진행 된 거리이다. 주변에 딱히 갈만한 곳이 없고 해서 그런지, 평일이었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아무쪼록 원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활기찬 동네였으면 좋겠다.
사진으로 봤던 벽화를 아무리 찾아보려고 해도 없는 것이 제법 있었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처음 벽화를 그렸던 집들도 개보수가 시작되고, 그 공간이 다른 용도로 바뀌면서 건물이 없어지고, 다른 건물들이 들어서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있던 벽화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었다. 즉, 내가 보지 못했던 벽화들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 버린 벽화라는 말.
이 블로그에 그리 방문객이 많지는 않고, 요즘같은 영상 중심의 인터넷 분위기에 꼼꼼히 글 까지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만화가 강풀의 팬이고 아직 강풀만화거리를 가 보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얼른 한번 갔다 오시라. 당신이 보고 있는 그 벽화들이 바로 강풀만화거리에서 가장 벽화가 많이 있을 그 순간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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