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은 다 쉬고, 공휴일은 다 쉬는 그런 직장에 다니다 보니 딱히 별도로 시간을 내어 '휴가'라는 것을 간 적이 없다. 애초에 해외 욕심도 없고.. 그러다 문득 휴가를 다녀오자는 생각이 들었고 금요일, 월요일 연가를 쓰고 목요일 광복절을 활용 한 4박 5일, '시골영감서울구경'을 다녀왔다.
서울은 업무상 출장만 갔지 '놀러'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경주=불국사', '제주도=한라산', '전주=한옥마을'과 같은 가이드북에 나올법한 대표 여행지를 갔다왔다. 어쩐지 시리즈물이 될 것 같아 서식을 활용해서 기본 베이스를 깔고 시작 해 보도록 한다.
지출 비용 정리(지하철, 버스 등 시내대중교통 제외)
190816_점심(박물관): 11,000
190816_팔찌(희움팔찌 2개): 4,000
-
합계: 15,000
누적합계: 271,546
서울여행 둘째 날. 전날 많이 걸었으므로 이 날은 많이 안걷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오전에 국립중앙박물관, 오후에 경복궁, 시간 되면 저녁에 서울N타워(남산타워)를 목표로 했는데.. 박물관이 이렇게 넓을 줄이야.. 뭐 어쨌든,
역세권이 비싼 이유를 확실히 몸으로 느꼈다. 내가 묵었던 숙소가 을지로3가역 바로 옆에 있는 고시텔 이었는데 서울여행 내내 너무 편했다. 서울처럼 구석구석 지하철이 잘 되어 있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과 연계가 잘 되어 있는 곳은 지하철역 근처의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이 절로 들었다. 특히 지하철은 버스처럼 배차간격이 그렇게 길지도 않고, 오래 기다려야 10분 정도면 오는데다, 버스처럼 정류장 지나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해서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방문했던 관광지들 역시 3호선 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침부터 서둘러 국립중앙박물관 개장시간에 맞추기 위해 출발했다. 참고로 개장시간은 10:00.
내용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느낀점을 간단하게 요약 해 보면,
1. 전체를 꼼꼼하게 보려고 한다면 약간 설명이 가능한 지인이 있으면 좋겠다.
- 일반인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돌아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고, 조금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2. 각 층당 2줄, 총 6줄이라고 간단하게 구조를 봤을 때 6줄을 다 보려면 오픈하자 마자 가서 열심히 걸어야 한다.
3. 유명하거나 관심있는 유물들을 미리 지정 해 놓고 그 유물 먼저 싹 본 다음 천천히 살펴봄이 좋을 듯 하다.
박물관 바깥의 잔디밭 위에도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가 덩치가 크거나 야외에 놓아도 회손우려가 (아마도)적은 각종 비석 등이 위치하고 있다. 한바퀴 쭉 둘러 보는데 창원에서 올라 온 보물이 눈에 띈다. 박물관은 좋아하지만 유물 무지랭이가 보기에는 여느 절에 있는 탑이나 등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봉림사 진경대사 보월능공탑'. 보물 362호.
국립중앙박물관 외벽에는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이 적혀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줄 정도는 알고 있을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로 시작하는 그 문장이다.
박물관 자체의 크기가 상당히 컸다. 정면에서 봤을 때 크게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어 져 있는데 오른쪽은 상설전시관이고 왼쪽이 특별전시관인 것 같다. 상설전시관은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가운데 조금씩 특별전시가 있기는 하지만), 왼쪽의 특별전시관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가는 곳인 것 같다.
이 웅장한 건물을 봤을 때 예상했어야 하는데.. 박물관 방문으로 인하여 둘째 날은 많이 걷지 않겠다, 오전에 박물관을 다 구경 하겠다는 목표는 무너지고 말았다. 참고로 단일건물로는 아시아에서 제일 길다고 하던가? 어디서 검색하다가 본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니 잘 보이지 않는다. 저 긴 건물 벽에 붙여서 전시를 쭉 하고 있는데 총 3층까지 되어 있으며 한 층에 좌우로 나뉘어져 있으니 동선대로 쭉 살펴본다면 전체 6개의 초대형 전시관을 보게 되는 것.
박물관 개장 시간에 맞춰서 도착해서 그런지 다행히도 사람이 그렇게 많이 없었다. 나중에 나올 때 줄이 끝없이 길게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개장하고 바로는 사람이 없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동선이 매우 잘 구성되어 있다고 느꼈다. 완전 옛날 구석기/신석기 하는 선사시대 부터 시간의 흐름대로 쭉 전시가 되어 있고, 동선만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한반도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주먹도끼와 돌 '날'이다. 주먹도끼는 뭐.. 얼추 비슷한 모양으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으니까 그렇다 친다만, 돌날은 대체 그러니까 칼 모양의 몸돌 옆에 붙이는 칼날이라는 말인데 이걸 보고 '날'이라고 생각 한 사람이 누굴까? 길 가다 발에 채이는 진짜 말도 안되게 작은 크기의 돌 조각인데 옛날 옛날에 쓰이던 칼날이라고 생각을 했다니 대단하다.
얼마 전에 작성 한 호계리 공룡발자국 유적지 포스팅에서 경북대 지구과학교육과 양승영 명예교수님의 발언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딱 적합한 것 같다.
찾으려는 마음이 없으면 망막에 비쳐도 발견할 수 없다.
박물관을 개인적으로 제법 좋아하는 편인데, 물론 어릴적에는 지루한 장소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소위 말해서 '국사책 인증'을 경험하고 난 뒤로부터 박물관이 좋아졌다. 그 때 본 국사책 인증은 소위 '천년의 미소'라고 말 하는 '얼굴무늬수막새'였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에서 처음 본 국사책 인증은 바로 '빗살무늬 토기'. 유물 설명에는 '바리'라고 되어 있는데 아마 맞겠지? 너무 신기하다. 진짜 말도 안되게 먼 과거의 물건들이 현재 내 눈앞에 놓여 있는것도 신기 하지만 책이나 그림으로만 봤던 그 유물의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하다.
이게 뭐게? 정답은 귀걸이. 크기가 500원짜리 동전보다 크다. 이 정도 되는 구멍이 귀에 뚫려있었다는 것. 그나저나 위 돌날과 마찬가지로 이걸 보고 귀걸이라고 생각 한 것 자체가 놀랍다.
농경문 청동기라고 하는 유물.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였다. 이 역시 국사책 인증인데 청동기에 농경과 관련한 무늬가 조각되어 있기 때문에 중요한 유물이라고 한다. 유물만으로 그 당시의 생활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그림으로라도 표현이 되어 있으면 당시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요즘 같은 좋은 장비들도 없이 이렇게 금속을 가공하는 기술이 있다는 것 자체도 놀랍다.
진품인지 레플리카인지 너무 궁금했던 돌칼. 설명을 읽어보면 실제로 무기로 사용했다기 보다는 부족장 등의 권력에 대한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렇게 형태가 온전하다니.. 너무 깔끔한 보존상태라 진품인지 레플리카인지 궁금하다.
청동거울은 볼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생각하게 되는데 과연 실제 '거울'의 역할을 당시에 할 수 있었을까? 지금이야 녹이 슬어서 전혀 그 역할을 실제로 할 수는 없겠지만 당시에는 '거울'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동력도 없이 수작업으로 금속을 가공해서 얼마나 맨질맨질하게 만들어 거울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을 할 수 있을지..
명도전이 화폐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생긴줄 몰랐다. 이걸 보니 유물 이름들이 참 직관적이다. 明(밝을 명)刀(칼 도)钱(돈 전). '밝을 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칼 모양의 돈. 춘추전국시대에 사용 된 돈이라고 하는데 전국시대 마지막이 기원 전 221년이라고 하는데 상상도 할 수 없는 옛날이다.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라고 하면 사실 상상도 잘 안되는데 한자가 있었고, 돈도 있었다는 말.
하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지금 우리가 가서 보고 '우와.. 고대 사람들이 이런걸 만들었다고?'라고 하는데 고대 그리스 사람들도 피라미드 보고 똑같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 하더라. 어디서 보니 시간 순으로 보면 [기자피라미드------------클레오파트라-아이폰] 이라고 하던데.. ㅋ
진짜 예전에(박물관에서 처음 국사책 인증을 하고 박물관이 재미있다고 처음 느꼈을 때) 경주박물관 갔을 때 황금보검 발견 기념으로 무료입장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봤던 칼 모양과 매우 비슷하다. 번쩍번쩍하던 칼집은 어디로 갔지?
오리모양 토기. 이것도 국사책 인증이다. 국사시간에 배운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아 포스팅을 하며 검색 해 보니 실제 '그릇'의 역할을 했다기 보다는 주술적인 의미로 사후 같이 매장 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한다.
청룡(좌상), 현무(우상), 주작(좌하), 백호(우하). 해병 2사단 출신이라면 '청룡'이라는 글자에 본능적으로 멈추게 되는 것 같다. 고구려 시대의 고분인 '강서대묘'에서 발견 된 벽화. 사신 중 다른것은 익숙하지 않더라도 아마 현무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지 싶다. 그리고 백호 그림은 보면서 호랑이 같다는 생각이 절대 들지 않던데.. 어차피 다들 상상속의 동물이니 아닌가 하면서 패스.
관 꾸미개라는 유물. 이것 역시 국사책 인증. 백재 무령왕릉에서 출토 된 유물이라고 배운 것 같은데.. 신라관에서 찍은 사진인지 정확하지가 않다. 어쨌든 이름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는데 이 또한 매우 직관적인 네이밍 센스에 감탄하게 됐다.
동선대로 따라오다 보니 이제 신라시대가 시작된다. 경주박물관을 몇번씩 가면서 신라시대 유물에는 어느정도 익숙하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됐다. 경주박물관에서 보지 못했던 유물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가로막힌 벽과 같은 입구를 지나자 마자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 전시되어 있었던 금관. 보는 순간 입에서 '우와'하는 감탄이 나왔다. 사진에는 찍혀있지 않지만 아래로 갈 수록 넓어지는 원뿔모양의 장식대(?)에 올려 져 있었는데 밑에 허리띠도 있었다. 유리 속에 있고, 완전 암실에서 저 금관에만 핀라이트를 쏴서 너무 어두운데다 박물관이다 보니 삼각대 설치도 어려워서 아쉽지만 만족스러운 사진이 없다.
또 보고 싶었던 기마인물형 토기. 우리나라의 고대유물 중 천년의 미소만큼 유명한 유물이 아닐까 싶다. 포스팅을 위해 조금 더 자세한 정보를 검색 해 보다가 알게 된 것인데 두 개의 기마인물형 토기 중 위가 하인, 아래가 주인이라고 한다. 이런 토기가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인물 등이 소재가 된 유물은 당시 사람들의 의복이나 생활상을 바로 알려주게 된다. 그저 상상으로만 생각하고 다른 유물을 활용해서 추측만 하던 당시 사람들의 겉모습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유물이 바로 이런 유물인 것. 기껏해야 주전자 나부랭이지만 중요하다는 것에 납득이 간다.
국보 유리병. 손잡이 쪽에 금실을 보고 '복원을 하더라도 좀 이쁘게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검색 해 보니 발견 당시 이미 금실이 묶여 있었다고 한다. 무덤에 넣기 전 손상되어 수리를 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신라인들의 귀걸이
경천사 10층 석탑. 대리석으로 만들어 졌으며 이리저리 위치를 옮기다 경복궁에 전시 했었는데 산성비 등으로 피해가 심해지자 박물관 내부로 옮겼다고 한다. 이걸 해체, 이동, 복원 어찌 했을까? 아무리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고는 하지만..
국사시간에 중요하게 배운 직지심체요절. 줄여서 직지라고 부르는 듯 하다. 세계에서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고 하면 바로 나오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앞서 발간 된 금속활자본. 알아보니 더 오래 된 금속활자본이 있기는 한데, 현재 행방불명 혹은 소실되었기 때문에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금속활자본이라고 하면 직지가 맞다고 한다.
금속활자라니 신기하다. 하지만 직지 아래 설명에서 나와 있듯이 '最古의 금속활자본'이다. 제일 오래됐다는 것이지 제일 좋은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나야 유물을 볼 줄 몰라서 잘 모르지만 품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오와 열이 잘 맞지 않고, 활자가 빠진 부분 등등 사소한 오류들이 많다는 뜻. 그래서 사실상 세계 최초의 '인쇄기술'이라고 하면 구텐베르크를 꼽는 이유가 된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날짜가 광복절 시즌이라 그런지 다른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경복궁 및 종묘의 입장료가 무료였다.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광복절을 기념한 특별전시를 상설전시관 내에서 하고 있었다. 위의 사진은 3.1 독립선언서. 그리고 아래 사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회의실을 표현 한 것이다. 참 묵직한 이름들이 회의탁자에 놓여 있다.
통상 해시계라고 부르는 앙부일구. 위의 사진을 벽시계라고 한다면 아래 사진은 손목시계 정도로 보면 되려나..?
국사시간 재미있는 선생님 덕분에 본의아니게 외웠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우리나라의 오래된 지도이지만 원본은 없고, 일본에 있다는 것. 그것을 필사한 것인데 뭔가 참 그렇다. 유럽놈들도 그렇고 일본놈들도 그렇고 훔쳐간 문화재를 무엇때문에 본국에 돌려주지 않는 것인가? 설명 밑에 적혀 있는 '사본을 복제함'이라는 것이 씁쓸하다.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는 없다. 아프리카 까지는 그려져 있는 것 같은데 중국과 한국이 비정상적으로 큰 것이 재미있다.
허준의 동의보감. 내 또래의 옛날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 할 어마어마한 히트를 친 사극 '동의보감'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동의? 어 보감~ 이 떠오른다면 요즘사람인가 ㅋ
'크기와 이름이 다른 상평통보' 설명을 읽어보면 참 재미있다. 정부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새로운 단위의 돈을 찍어 냈는데 실제 가치는 그 정도가 되지 못했다는 것. 쉽게 말해서 인플레이션이 있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려나? 액면가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요즘 이벤트가 있을 때 마다 발매하는 기념주화와 비슷한 느낌이다.
고종이 외교 고문인 미국인에게 하사한 태극기.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태극기 중 제일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건곤감리의 위치와 모양은 지금과 동일하지만 태극무늬와 검은색 대신 파란색이 사용되었다는 것 정도가 지금과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크기와 비례 같은것은 논외로 하고.. 광복절 시즌이라 그런지 어쩐지 이런 유물들을 보면 국뽕이 가득 찼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가 받은 투구. 원래 바로 부상으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당시에 못받았는데, 그때당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선수의 이익을 위해 일을 했을리가 없었고, 그래서 모르고 지내다가 이후 알게 된 손기정 선수와 관련 단체의 노력으로 50년 만에 수여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물'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유물이 그리스에서 만들어 진 유물이라는 것도 재미있지만 예전 올림픽의 마라톤 우승자에게 실제 진품인 그리스 유물을 줬다는 것도 재미있다.
낯 익은 그림.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있는 그림은 여기저기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일반인들이 통상 '민화'하면 생각 나는 그림이 아닐까 싶다. 당대 매우 흔한 그림 중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한다. 까치와 호랑이, 소나무 등이 기본 베이스로 그려져 있는 그림은 통상 새해선물로 많이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진품도 없고, 가품도 없는 그런 그림이라고.. 지금 존재하는 모든 까치와 호랑이 그림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원조집 옆에 진짜 원조집, 할매집, 3대째 원조집이 다 같이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나..?
아까 위에서 잠깐 언급 한 '경천사 10층 석탑'. 2층에서 찍은 사진인 것을 고려하고 보면 얼마나 높은 석탑인지 알 수 있다. 다시 한번 언급하게 되지만 이걸 분해, 이동, 복원을 했다니..
이런 불교 그림을 탱화라고 하나?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여튼, 이 그림의 높이가 실감이 날지 모르겠는데 중앙박물관의 2층과 3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높이이다. 가운데 제일 크게 있는 인물(?) 주위로 수 많은 인물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 한명한명이 다 의미가 있는 인물이다. 기억이 하나도 안나지만도 앞에 보면 이 그림을 설명 해 놓은 책자가 있었다.
이름은 '공주 마곡사 괘불'로 보물 제1260호.
이 안내판은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실 불교문화에 큰 관심이 없었고 그냥 불상을 보면 조각상 그 이상으로,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각 불상이 표현하고 있는 손의 모습에 큰 생각을 갖지 않았다.
초등학교때인가 어떤 절인지 모르겠는데 소풍인지 뭔지로 갔을 때 위 사진에서 제일 왼쪽의 모습(오케이 손모양을 위아래로)을 엄청 큰 불상이 하고 있었다. 그 때 친구들과 천지도 모르고 떠들면서 '부처님이 돈(오케이 손 모양을 위로 올린 모양) 안주면 땡꼬(오케이 손 모양을 아래로 내린 모양, 참고로 땡꼬는 딱밤의 경상도 사투리임) 때린단다! 꺄꺄꺄꺄꺄꺄꺄꺜ㅋㅋㅋㅋ'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손 모양이 '손갖춤'이라는 용어로 다 뜻이 있는줄은 상상도 못했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위의 신라 금관과 마찬가지로 큰 벽 뒤에 별도로 홀로 전시되어 있어서 못보고 지나칠 뻔 했다. 개인적으로 국사 공부를 잘 하지 못했는데 암기과목에 재주가 없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박물관을 관람할 때 마다 드는 생각은 적절한 한자교육과 함께 국사교육이 이루어졌다면 제법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한자를 꼭 읽고 쓰는 정도의 실력이 아니더라도 한국 사람이라면 한자 음으로도 어느 정도의 뜻을 예상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한자로 이루어진 단어가 많기 때문에..
연도와 연관지어 외우는 것은 여전히 힘들었겠지만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한자 또는 단어를 끊어서 공부를 했더라면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나 정도의 일반인 기준으로 보면,
금동: 도금한 구리
미륵보살: 대충 불교에서 보살님~ 할때 그 보살
반가: 반 가부좌. 가부좌를 반만 틀었다
사유상: 생각하다, 사색하다
상: 모양
즉, 반가부좌를 틀고 생각하는 미륵보살의 모양을 금도금한 구리불상 정도로 풀어서 이해할 수 있으니까..
이 역시 낯익은 유물. 국보 제61호. 사진으로 남긴 유물은 이 정도이다. 김홍도의 그림 등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못찾았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1, 2층을 돌다가 체력이 방전되어 빨리빨리 대충 돌아봐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보지 못했다.
이 포스팅의 초입에 언급 했지만 내가 10시 오픈하자 마자 바로 들어왔는데 밥 먹을 때 시간이 대충 15:30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 해 보면 밥도 안먹고 쉬지않고 다섯시간을 넘게 걸었다고 보면 되는데, 체력이 소모가 어마어마하다. 개인적으로 어디 여행을 하면 '다시는 못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어지간하면 구석구석 둘러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무리해서 돌았기는 하다. 유물이나 박물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하루에 한층 정도로 3일 나누어서 관람하고, 4일째도 들러서 박물관 앞마당 및 한글박물관(중앙박물관 앞에 있음)을 둘러보는 4일코스로 꼼꼼하게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하루 안에 조지려고 하다 보니 1층 정도는 제법 꼼꼼하게 본 것 같은데 2, 3층에 있는 그림 및 조각 등은 너무 대충 둘러본 것 같다.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관광지에 와서 기념품은 잘 구매하지 않는데 중앙박물관 기념품점은 제법 잘 되어 있다. 제주도에서 돌하르방 기념품을 샀는데 바닥을 보니 made in China가 적혀 있더라! 와 같은 그런 퀄리티의 기념품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어떤 기념품을 구입하든 자기의 쓸모에 맞게 구입한다면 그 가치는 충분히 할 것 같은 기념품들로 진열이 되어 있었다.
나는 희움팔찌 두개를 샀는데 예전부터 사야지 사야지 고민만 하다가 못사고 있던 것을 이번에도 고민하면 다시는 못사겠지 싶어서 두개 구입했다. 팔찌도 레이어드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는데 두가지 색깔을 겹쳐서 하면 괜찮겠다 싶어서 고민 하다 흰색과 연두색 구입. 연두색 이거는 약간 형광 같기도 하고..
중앙박물관 입구 뒤로 보면 남산타워가 보인다. 그리고 저 위로 올라가 보면 바로 뒤는 미군기지이다. 미군기지 하면 생각하는 그 '용산 미군기지'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싸고 있다. 지금은 얼추 다 철수 했나?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한 20장 정도 찍고 합성했다. 그래서 사람이 하나도 안보인다. 포토샵의 재미있는 statistics기능.
박물관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육개장. 이게 11,000원이라니.. 부들부들.. 시장이 반찬이라고 정말 맛있게 먹었어야 정상인데 그저그런 느낌이었으니.. 근처 나가서 식당을 한번 찾아볼껄 그랬나..? 여튼 이 때 시간이 15:29. 오전에 박물관, 오후에 경복궁 계획이었는데 개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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