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일상

#Vibram 밑창(아웃솔) 교체

hwangdae 2018. 8. 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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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오래 전에 구입 한 아끼는[각주:1] 신발이 있다. 밑창이 닳고 닳아서 트레드[각주:2]가 거의 없어졌고, 이러다 보니 비가 오고 맨질맨질 한 바닥을 걸을 때는 조심스럽게 걷게 되기도 하였다. 신다가 신다가 더 이상 이 대로 신고 다닐 수는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에 밑창을 교체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온라인에서는 아웃솔, 인솔이라는 말을 많이 쓰더라. 후려쳐서 이야기 하면 아웃솔은 밑창, 인솔은 깔창 정도로 생각 하면 되겠다. 바닥쪽을 통상 '솔'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밖에 나와 있는 밑창을 아웃솔, 안에 있는 깔창을 인솔이라고 부르는 듯. 이건 뭐 아무 근거 없는 만고 내 생각. 뭐.. 꼭 익숙하지도 않은 영어를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포스팅에서는 그냥 밑창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나름 구입할 때 비싸게 주고 구입 한 신발[각주:3]이라 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다. 검색을 하다 보니 밑창만 교체해서 많이 신는다는걸 봤고 창원에서도 그런 작업을 해 주는 가게가 몇군데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게 구두(신발)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고, 명품가방/구두 수선 등의 간판을 가지고 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저렇게 검색을 해 보고 3군데 정도 발품을 팔아봤는데 각각 사장님들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가 너무 달라서 재미있었다. 원래 이 포스팅은 안하려고 했는데 3개의 가게 비교를 기록 해 놓고 싶어서 작성하는 중. 각각 가게에 대한 평가를 하기 전 전후 사진을 한번 보도록 하자.



해가 거의 넘어갔을 때 찍은 사진이라 썩 품질이 좋지 않고 안그래도 오래 된 신발이 더 더럽게 나와서 속상하다. 어쨌든, 밑창이 많이 달아서 수리하기 전 찍은 사진. 껌 같은 것을 밟았는지 저기 떡져있는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구만.



수리 후 집에 와서 찍은 사진. 갑피쪽은 뭐 그렇다 치고 그냥 새 신발이 되었다. 이 신발의 상징(?)이었던 발 바닥의 노란 비브람 딱지도 새걸로 교체 되었다. 갑피쪽에 얼룩덜룩한 부분을 좀 깨끗하게 하고 싶어서 사장님께 관리법을 여쭤 봤는데, 저 가죽은 그냥 빈티지로 신는거라고 하신다. 스크래치 가면 가는대로, 오염되면 되는 대로.. 관리 한다고 오일 같은거 바르면 되려 오염이 된다고 하시니 그냥 그대로 신는걸로.


어쨌든 지금 부터는 이 포스팅을 하게 된 이유인 3군데의 가게 비교를 해 보도록 하겠다.


1. 슈마정

사림동에 있는 약간 '공방'같은 느낌의 가게였다. 반지하 가게인데 들어가면 남자 사장님 혼자 일하시는 듯 하고, 입구부터 가죽 냄새가 진하게 나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창원, 구두, 수선 따위의 검색어로 검색을 해 보면 네이버 블로그에 수선기가 나오는데 사장님이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 가게를 홍보하는 곳. 그러다 보니 가기 전의 인상은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신뢰가는 가게 정도로 생각 하면 되겠다.

솔직히 저 가게에 맡기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은 알 수 없는데 블로그에 작업기를 공개 할 정도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응대. 사장님과 이야기를 해 보고 받은 첫인상이 '하면 하고 안하면 말고, 니 말고도 손님 많으니까 결정만 해라.'였다. 처음에 신발을 가지고 갔을 때 바닥을 한번 슥 보더니,

수입은 14만원, 국산은 8만원. 맡기시면 2~3일 걸립니다.

밑창 교체 하는데 원래 신발을 구입했던 비용이랑 비슷하면 새거 하나 사고 말지 수리를 맡길 사람이 어디있나. 그리고 말 하는 투가 매우 고압적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팍 상했었다. 여기서 말하는 수입은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동일 한 노란 딱지가 박혀 있는 밑창이고, 국산은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2. 신발 가꾸는 집
두 번째 가게는 신발 가꾸는 집이라고 찾기가 좀 어려웠다. 입점 해 있는 상가 크기도 워낙 크기 때문에 건물을 한바퀴 빙 둘러서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첫 인상은 약간 가내수공업 공장 같은 느낌? 그리고 내공이 어마어마하게 보였다. 왜냐하면 가게 들어가자 마자 쌓여 있는 신발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한쪽에서 사모님이 쉬지않고 작업을 하고 있었고, 사장님 역시 직접 보게되면 다들 느끼겠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가게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영업방식 때문. 내가 바랬던 것은 밑창의 전체 교체였고 정확하게 전달 하였지만 계속 굽을 조금 덧대어 수리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전체 교체를 할 수는 있는데 자꾸 다른 족으로 유도하는 사장님. 그리고 명품 구두들을 본인이 구입하여 수리한 제품들을 보여주면서 비싼거 살 필요 없고 자기한테 와서 사면 새거랑 다름이 없다는 식의 영업을 계속 진행 하였다.

높은 수준의 내공이 느껴지고 눈으로도 확인 했지만 밑창의 전체교체가 아닌 자꾸 다른 쪽으로 유도하는 것을 보니 작업이 복잡하거나, 어렵거나, 전체교체는 하기 귀찮거나 셋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집도 역시 탈락.

지도는 가게명이 정확하게 검색이 되지 않아서 해당 상가로 삽입.



3. 창원사

마지막으로 내가 신말을 맡긴 창원사. 처음에 가서 신발을 보여드렸을 때는 난색을 표하셨다. 지금 이 밑창이 요즘 나오는 밑창이 아니라서 있는지 구해봐야 한다. 차라리 처음 구입한 곳에 가서 물어보는게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 그리고 이리저리 살펴 보시고 자를 꺼내서 굽 높이와 길이 등을 측정 하시더니 밑창 업체에 한번 물어본다고 하신다. 그리고 몇일 지나니 구할 수 있다는 연락. 다시 방문하여 신발을 맡기고 4일 정도만에 찾아 왔다. 위 슈마정이라는 곳에서 '수입은 14만원'이라고 한 그 밑창. 8만원에 수리 했다. 슈마정에 맡겨 본 적이 없어서 수선의 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그 차이가 6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지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어쨌든 결과물은 만족.

이 가게 역시 다음지도에 나오지 않아 같은 건물에 있는 미스터피자 상남점을 표시 함.



사실 처음에는 창원사도 뭔가 조금은 찝찝한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앞서 가본 두 가게는 신발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보였는데 창원사는 신발, 가방 등 이것저것 수선 하는 가게였기 때문. 하지만 소비자인 내가 선택 한 이유는 사장님의 친절함과, 나의 요구를 명확하게 이해 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제시 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영업을 하는데 장사를 어찌 하든 그것은 주인의 마음이라고 생각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생각 해 보면 쉽게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비슷 한 가격에, 비슷한 품질이라면 조금더 친절한 곳을 소비자들은 선택할 것.

  1. 이라고 하기에는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서 아낀다는 표현을 쓰기가 좀 민망하고.. 그냥 비싸게 구입한 정도로 하면 되겠다. [본문으로]
  2. 신발도 트레드라고 표현 하는지 모르겠지만 [본문으로]
  3.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상품권+카드결제였으니 한 15~18만원 정도 아니었을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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