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새내기 유권자 캠프 feat. 지리산

hwangdae 2017. 5. 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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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유권자 캠프(2017.05.12.-13.).

새내기 유권자 캠프 신문기사

http://www.gn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0609 

올해만큼 선거가 이슈가 된 해도 없는 것 같다. 경상남도 선거관리위원회와 인연이 되어서 새내기 유권자 캠프를 가게 되었다. 우리가 했던 일이라고는 홍보 및 학생모집. 나머지는 거의 다 선관위측에서 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준비를 잘 해주셔서 크게 일이라는 느낌 보다는 여행의 느낌을 가지고 진행 되었던 캠프였다. 그래서 본 포스팅의 분류를 여행에 넣을까 고민을 엄청 하다가 어쨌든 일로 갔기 때문에 일상에다가 분류 하는걸로 결정.

 

지리산은 개인적으로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시간으로 따지고 보면 초등학교 5학년때 부터 풍물(보통 사물놀이[각주:1]라고 하는)을 했었고, 고등학교때 완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 했는데 몇번 지리산에 합숙을 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는 '무아정[각주:2]'이라는 곳을 왔었는데 그 곳이 청학동에 있었고, 그 때 새벽에 대청마루에 앉아서 본 밤하늘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질 것 같이, 하늘에 별을 흩뿌려 놓았다는 표현이 적당 할 정도로 많은 별 속에 익히 알고 있던 별자리(북두칠성, 오리온, 카시오페아 등)는 또렷하게 보이는.. 그런 경험을 한 곳이 지리산 청학동이고 그 보다 더 멋진 밤하늘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무아정을 소개 한 경남도민일보 기사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78854

 

 

본 캠프의 목적지는 지리산 청학동의 몽양당이다. 김봉곤 훈장이라는 분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TV에 자주 나오시던 분이란다. 워낙 TV를 안보다 보니 얼굴은 낯이 익는데 뭐 그냥저냥 신기하지도 않았다. 학생들은 TV에서 보던 사람이 눈 앞에 있으니 신기하게 보는 것 같더라. 준비 되어 있던 이런저런 프로그램, 유권자교육 등을 하고 나서 훈장님 특강이 있었다.

너무 실망스러운 특강. 진짜 준비 하나도 안되어 있고 아무말 대잔치. 한 일주일, 한달동안 방문하는 손님들에 비하여 그렇게 돈 되는 방문객들이 아니라 그런가..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반말까지. 아주 그냥..

 

김봉곤 훈장 딸이라는데..? TV 등에 워낙 관심이 없으니.. 리틀머시기로 TV에도 제법 출연 했다고 한다.

 

특강이 있기 전 딸이라고 하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판소리 공연을 해 주었다. 새내기 유권자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캠프 주제가 왜 새내기 유권자 캠프냐 하면 이번에 투표를 처음 하는 사람들 위주로, 즉 학교 새내기들 위주로 멤버를 모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학생들 뿐 아니라 다문화가정의 어머니들도 역시 투표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연합하여 참여 한 캠프이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우리 학생들이라 어색할까 싶었는데 아이들도 같이 데리고 왔고 이 아이들이 어찌나 활발한지 아이들 덕분에 어색한 감정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학생들과 다문화가정에 어머니들이 그렇게 살갑게 친해지기에는 1박 2일이라는 기간이 짧았겠지만, 아이들과 친해지기에는 1분 2초면 충분하니까.

 

강당에서 찍은 전경. 나무가 우거져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구름이 눈 앞에 걸쳐있는 모양이 멋있다.

 

지리산 청학동 하면 역시 삼성궁[각주:3]. 아무래도 목적이 목적인 만큼 개천절에 즈음해서 행사가 많다고 한다. 삼성궁을 이번 포함해서 서너번 가 봤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도대체 이 돌들을 어찌 쌓아서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 까 하는 것. 삼성궁을 개척한 한명이 다 만들었다는 썰도 있고, 수행하는 수행자들 여럿이 조금씩 만들어 나갔다는 썰도 있는데 알 수는 없는 것이고.. 입장료가 원래 있었나? 싶기는 하지만 이 입장료도 캠프비용으로 처리가 되었으므로 부담없이 입장.

 

끝까지 걸어 보면 참 좋을텐데 학생들은 선거영상찍기 미션과 같이 병행하였기 때문에 끝까지 가지 못한 학생들이 많아서 아쉬웠다. 일부러 청학동을 찾아올 기회는 사실상 많이 없을텐데 온 김에 한번 보고 가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그리고 내가 가진 기억에는 징을 세번 치면 안에서 수행하는 사람이 나와서 간단한 안내를 해 주고 같이 입장을 하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입구도 바뀌었고, 내가 기억하던 출입구는 나가는길로 바뀐 것 같다.

 

삼성궁을 소개 한 경남신문 기사

 

마고성. 잠시 찾아보니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몰랐다는 그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사슴인가? 뭐 하여튼.. 동물놈이 두 발로 서 있네..

인공호수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산골짜기까지 배를 왜 갖다 놓은건지.. ㅋ 피식 웃음이 나왔던 곳.

퇴장하는 길에 쌓여있는 돌탑들

 

학생들은 삼성궁 일대에서 미션으로 선거와 관련된 홍보영상을 촬영 했다. 다른 캠프에서는 이런 영상을 찍으면 주관적으로 평가를 해서 점수를 줬었는데 선관위와 함께 한 유권자 캠프가 아니던가!! 선관위에서 투표용지 인쇄하는 기계와 기표소, 신기방기한 무한대로 나오는 도장 까지 다 준비를 해서 오셨다.

 

삼성궁 일대에서 만든 영상을 틀어주고 학생들 및 다문화가정에서 보도록 한 다음 제일 인상깊고 잘 한 조에게 투표를 하는걸로. 진짜 투표용지에 투표관리관 도장도 찍혀 있었다. 투표용지를 받기 전 신분증 검사는 하지 않았지만 지문도 찍고 실제 투표를 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 되었다. 아이와 어머니가 같이 기표소에 들어가거나,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끝까지 자기 조 홍보를 하는 등 선거법에 위반이 될만한 소지가 있기는 했지만.. ㅋㅋ

 

아이들이 나름 기표를 하고 나와서 저렇게 투표함 앞에 서 있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우리 학교의 새내기 유권자도 신이 났다

 

투표를 하고 나서 자동개표기기까지 봤으면 했는데 몇장 되지도 않는 개표라 수기로 했다. 한장 한장 오픈 하면서 확인 시켜주고, 다수결로 결정. 몇장 안되는 표에서 무효표가 나온것도 웃겼다. 그냥 못보고 지나갈 뻔 했는데 참관인(?)이 이거 무효표라고 지적하는 바람에 발견.

 

이렇게 하루 일정이 마무리 되고 다음 날 아침. 떡만들기 체험. 아마 예절학교의 프로그램 중 하나일 것이다. 찹쌀로 밥을 하고 소금물로 간을 하고 떡매를 휘둘러 떡을 만드는.. 다들 나와서 한번씩 체험을 했는데 재미있어 하는 사람 반, 귀찮아하는 사람 반.. 떡매는 큰데 절구(?)가 아니라서 깊이가 얕았다. 조금만 쎄게 치면 밥알이 날아가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 아 물론 내가 그랬다.. 곡괭이질 하는 것 처럼 하다 보니 밥알이 그냥 사방팔방 날아다니더라.

 

 

떡을 다 만들고 썰어 먹기 전 하는 작업. 콩고물을 뭍혀서 접시에 담고 나눠주는데 여기에 나온 학생들은 안이쁜 애들을 골라서 미리 먹을 수 있는 기회? 기계로 만드는 인절미처럼 쫄깃쫄깃하고 맛있는 떡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만들고 먹었다는데 의의를 두는걸로.

 

이렇게 마무리 된 유권자캠프는 상당이 유익했던 것 같다. 빡빡한 일정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불만이 조금은 있었고, 바닥에 앉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불만이 있었지만 지리산 청학동 산골짜기에서 편의점이 있겠나 뭐가 있겠나. 그리고 아침을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7~8시에 아침을 먹으라는 것 역시 무리. 식당에서 정성스럽게 준비를 해 주신 어머니들께는 미안하지만 학생들이 거의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다. 한두살 먹은 애들도 아니라 강제로 먹일 수 있는것도 아니고, 준비 한 음식들 어차피 점심때 나왔으면서..

 

물론 정성스럽게 마련 된 음식들(어차피 점심때도 나왔지만)을 보면 준비 한 사람 입장에서는 화도 나고 하겠다. 그런데 이렇게 말 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적절한 비용을 지불 했고, 식사시간이 지났으면 먹든 안먹었든 치웠으면 될 일. 이걸 가지고 학생들에게 역정을 부리는지. 이해는 하지만 약간 언짢았던 부분.

 

하여튼 종합적으로 몽양당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체험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숙소만 빌려서 별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비추천장소.

  1. 사물놀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앉은반(앉아서 사물-꽹과리, 장구, 북, 징-을 가지고 연주하는 것)을 의마하고 풍물은 조금 더 넓은 의미라고 볼 수 있음 [본문으로]
  2. 無我亭. 내가 없는 정자겠지만 그냥 '주인 없는 집'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본문으로]
  3. 단군, 환인, 환웅을 모시는 곳. 예전에는 여기서 수련(?)하는 사람들도 보였는데 지금은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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