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여행

울산 주전바다 ARA Coffee

hwangdae 2017. 7.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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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친구가 장가를 갔다. 같이 중국 가서 10개월동안 생활을 했던 경상대학교 친구. 진해놈이고 집도 우리집 바로 옆인데 어째 중국에 갔을 때 나는 창원대학교 대표, 이 친구는 경상대학교 대표로 만나게 되었다. 일찍 알았으면 좀 더 많이 친해졌을 것 같은데 참 인맥이라는게 웃긴다.

 

결혼식은 언제나 그렇듯이 신랑신부는 정신없고, 하객들은 박수치고 사진찍고 밥 먹기 바쁘다. 신부도 같이 중국 갔던 친구인데 중국 갔다 와서는 그렇게 연락이 썩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그리고 또 오래 못보던 녀석도 하나 보고.. 월초라 각종 회사들의 월말결산 등이 겹쳐 주말에 출근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하객이 썩 많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자주 보지 못하던 사람들을 만난 것은 어쨌든 즐거운 현상. 2007-2008 청도농업대학교는 진짜 내 인생에 잊지 못한 추억들이 너무너무 많으니.

 

결혼식을 마치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커피를 한잔 하러 가는걸로. 울산은 다들 잘 아는곳이 없기 때문에 검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광역시라 각종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지만 가는데 시간을 들이더라도 보기 좋고 여유있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검색. 검색결과 나온 곳은 울산 주전바다에 있는 ARA Coffee.

 

결혼식장(울산 펠리체컨벤션)과 거리가 제법 되어 차로 조금 달려야 했지만 얼마 전 상이 나서 문상을 갔던 병원 근처라서 길이 낯설지는 않았다.

 

 

도착하자 마자 보이는 동해바다의 수평선. 진해 살다 보니 대부분 보는 바다는 앞에 섬이 둥둥 떠 있는 그런 바다인데 이런 수평선이 있는 바다는 일전에 제주도 출장갔을 때 처츰 봤다고 해도 될 정도로 낯설다. 바닷가에 살다가 보니 어디 여행을 바다쪽으로 가지 않아서 그런지 남해바다 말고 다른 바다에 대한 경험은 별로 없다.

 

동해바다가 원래 그런지 저날 특히 바람이 많이 불었는지 모르겠지만 파도가 높아 앞에 있는 바위들에 부딫쳐 파도가 막 부서지고 있었다. 머릿속에 상상하는 멋진 장면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나의 사진내공 부족으로 저 정도로 마무리. 이마저 아이폰의 고속연사기능이 없었다면 찍지 못했을 듯.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자 마자 들었던 첫번째 생각,

 

아.. 짠내야..

 

바다 사는 사람들은 알테지. 바다의 짠내.

 

 

커피숍은 총 3층을 되어 있고 깔끔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많았고 넓고 손님을 많이 받아서 시끄러운 곳도 아니었다. 약간 비좁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벽 따라 배치되어 있는 적은 테이블에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커피를 한잔할 수 있는 테라스로 꾸며져 있는 자리. 일상적으로 가는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물론 프렌차이즈 커피숍의 강점 및 점도 있고 개인 커피숍과의 포지션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어디가 좋다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하얀 벽에 저렇게 포인트로 액자를 걸어 놓은 것이 참 이쁘다고 생각되는 인테리어. 훗날 나도 나만의 공간이 생기면 저렇게 단순한 장식으로 멋스러움을 더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일행이 자리를 잡았던 2층. 넓지 않다. 폭이 상당히 좁아서 쟁반을 들고 두명이 지나가기에는 서로 조심해야 할 정도의 폭.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장소가 바로 야외랑 이어져 있는 테라스 부분. 저 날은 날이 제법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 바다를 보며[각주:1] 마시는 커피한잔의 운치가 어떤 것일까나..? 별로 경험하고 싶지는 않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 옥상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이 많았던 것일까? 옥상으로 통하는 문에 저렇게 표시가 되어 있었다. 주위 배경들을 다 자르고 사진을 한장 찍어 보았는데 후에 금연을 결심하게 된다면 휴대폰 바탕화면에 이 사진을 걸어 놓으리라. 단순하게 하고싶은 말만 강력하게 전하는 메세지. 옥상에 올라 가 보면 재떨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저런 표시가 없더라도 담배를 피울 생각 조차 나지 않는다.

 

 

옥상의 좌석. 1층과 2층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만 이 가게의 포인트는 옥상에 있는 이 좌석들인 것 같다. 물론 옥상에 올라가서 커피를 한잔 하고 싶다면 위의 테라스 좌석에 잠깐 언급했던 더운 햇빛과 습기 가득 머금은 바닷바람을 각오해야 한다. 3층까지 올라오는 것이 귀찮고 앞의 조건을 지키기 싫었던 것일까? 옥상에는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하긴, 더운 여름에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실내를 두고 누가 밖에까지 와서 커피를 마시겠나.

 

 

그래도 뷰 하나는 정말 좋았다. 처음 바다사진에 언급했던 앞에 섬 하나 없는 수평선. '다도해'를 끼고 있는 남해에 서식하는 나란새끼는 보기 힘든 바다.

 

 

옥상 구경을 마치고 담배 한대 피러 1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발견한 장식품. 금속 사슴 대가리. 얼마 전에 본 겟아웃이 생각이 문득.. 그냥 커피숍에 잘 어울리지 않는 독특한 장식물이라는 생각에 찍은 사진인데 찍고 보니 그림자가 디아블로 닮았..

 

겟아웃 관련 포스팅은 아래 링크 참조

 

같이 방문한 동생보고 올라오라고 인생샷 찍자고 해서 찍은 사진. 내가 생각했던 것은 이런 그림이 아니었는데.. 실패!!

  1. 짠내와 습기 가득 머금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라고 읽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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