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선임의 결혼식으로 인하여 경북 상주를 갔었다. 상주를 간 김에 제법 유명한 로스터리 카페도 가 보고,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회룡포 전망대에서 회룡포도 내려다 봤다. 마치 여행을 가기 위해서 결혼식을 참석 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나 할까..? 1
어쨌든 전망대에서 회룡포를 내려다 봤으니 이제 회룡포마을로 들어가서 돌아봐야 할 차례. 그리고 아마도 회룡포 하면 제일 먼저 생각이 날 뿅뿅다리를 보고 싶어서 서둘러 내려갔다.
전망대에 가기 위해서 올라갔던 산길을 다시 내려와서 차에 다시 앉았다. 결혼식을 갔다 온 복장이라 제법 불편한 걸음으로 산을 탔었고 날짜 역시 한참 8월 중순 2이라 너무 더웠다. 땀 좀 식히기 위해서 에어컨 켜 놓고 차 안에서 잠시 있었는데 시계를 보니 시간이 별로 없었다. 저 날 가려고 했던 목적지가 회룡포, 삼강주막, 석송령이었는데 지도를 찾다 보니 삼강주막은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석송령이 제법 멀리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출발. 3
전망대가 회룡포 바로 위에 있었기 때문에 회룡포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그렇게 멀지 않다. 전망대에서 산길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내려간다면 금방 질러서 갈 수 있을 것 같기는 했지만 나는 운전을 했기 때문에 산길을 돌아 내려와서 회룡포 마을로 가는데 운전해서 가야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회룡포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제법 넓은 주차장이 있었는데 이 주차장에는 화장실도 같이 딸려 있는 주차장 이었다. 앞선 포스팅에도 언급 했었지만 경북 상주에 와서 근방을 여행하면서 느낀 제일 큰 장점. 주차장에 주차비가 무료. 심지어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도 마련이 되어 있어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서 뿅뿅다리로 가면 보이는 안내간판. 원래는 외나무 다리였는데 예천군에서 철판을 이용해서 다리를 놓았다는 것. 내가 갔을 때는 물이 그렇게 많지 않아 다리에 난 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는 모습을 보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제법 물이 다리와 가깝게 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리를 건널 때 넓은 강폭 때문에 흐르는 물이 한눈에 들어오고 흘러가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면 자칫 잘못하면 빠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많아져서 다리로 물이 올라올 정도가 되면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4
모래사장만 보면 바다라고 착각 할 정도로 넓은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는 회룡포 마을이다. 돌아서 다시 올라가는 물길이 수십년, 수백년을 흐르면서 물이 흐르는 경계면에 이렇게 모래사장을 만들어 놓았으리라 생각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의 위대함', '자연의 힘'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 정말 아제틱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단어 말고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
그저 모래가 조금 있다 정도의 모래사장이 아니다. 많이 쌓여 있는 모래사장쪽으로 가서 보면 눈으로만 봐도 무릎에서 허리높이 정도 까지는 모래가 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날이 덥고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이 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에서 얼마나 표현이 될 지 모르겠지만 강 폭이 제법 넓었다. 깊이가 얼마나 될지 궁금했는데 사진 가운데 즈음 보이는 사람의 엉덩이 정도까지 물이 있는 것을 보면 그렇게 수심이 깊지는 않은 것 같다. 앞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간 것 같은데 아이를 데리고 저 정도까지 나갈 정도면 깊이는 그렇게 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복장만 프리하다면 물 속에서 강을 가로지를 수 있을까?
잠시 구글링을 해 봤는데 굳이 다리로 건널 필요가 없을 정도의 깊이라고 한다. 다음에 다시 더운 날 회룡포를 방문하게 된다면 물에 한번 들어 가 보리라.
다리에 올라가기 직전이다. 회룡포 마을에 있는 모래사장은 바다의 그것이라고 생각 해도 될 정도로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었다. 저 때 까지는 강폭을 그렇게 실감할 수가 없었다. 전망대에서 볼 때는 멀리서 봤기 때문에 그저 '저기에 뿅뿅다리가 있구나' 정도로 생각을 했고, 다리에 올라가기 전에는 입체적으로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라가서 보니 그 길이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자칫 아래만 보고 걷다가는 위 사진처럼 눈 앞에 물만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사람이라는게 자연스럽게 물 흐르는 대로 시선이 따라가기 때문에 마치 다리가 흔들리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진짜 재수 없이 빠지지 않으려면 시선을 앞으로 두고 시야 안에 흐르는 강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면 흔들림 없이 건널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될리가 없지. 5
게다가 다리 역시 두명이 지나가기에 조심해야 할 정도로 좁은 다리였기 때문에 앞에서 마주오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서로서로 조심해서 건너야 할 정도이다. 서로 조심하려고 다리 끝으로 가서 서 있다가 누구 하나라도 중심 잃고 궁디라도 툭.. 하고 치면 둘 다 그냥 물에 빠질 듯. 여기저기 검색을 해 봐도 뿅뿅다리에서 사고가 난 기사 등은 찾아보기가 힘드니 아마 물이 깊지 않은 것이 그 원인이지 싶다.
회룡포 마을에 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부터 찍어보고 싶었던 사진구도. 정말 운이 좋게도 다리 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타이밍이 있어서 얼른 전화기 꺼내서 6 사진을 찍었다. 전망대에 올라갔을 때 부터 해서 카메라 뽐부가 정말 심하게 왔었는데 이 사진 찍고 나서 또 한번 카메라 뽐뿌가 왔다. 풀프레임 바디에 약간 광각(40mm 정도) 단렌즈 하나 들고 여행 다니고 싶은 생각이.. 7
회룡포 마을 쪽에서 바깥쪽을 보고 찍은 사진. 모래사장이 정말 잘 되어 있었다. 부산의 해운대 같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모래사장도 아니고, 흐르는 물이다 보니 물도 깨끗할테고, 돗자리 깔거나 텐트를 친다고 와가지고 돈 달라는 양아치들도 보이지 않고.. 다음에 지인들과 여름에 물놀이를 올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회룡포 마을로 추천해야 하겠다. 뿅뿅다리를 지나서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펜션도 꾸며져 있는 것 같고, 오토캠핑장도 있다. 8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그냥 둘러보고 온 것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회룡포 마을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전동바이크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회룡포 마을 외곽으로 강을 따라 걷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이 둘레길을 따라 걸으려면 한시간은 족히 소요될 것이다. 둘레길 바로 옆으로 물이 보인다고 하기는 뭣하게 둘레길이 어중간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처음에 한 100m 정도 걸을 때 까지는 두리번거리면서 걷게 되는데 조금 지나면 같은 장면에 약간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전동바이크를 빌려서 한바퀴 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빌리지 않았지만도 운동이나 산책 등이 목적이 아니라면 동일한 장면을 한시간 동안 보면서 걸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둘레길을 조금 걷다 보면 제2 뿅뿅다리 들어가는 곳이 나온다. 거기까지 가면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들어가서 조금만 걸으면 저렇게 위 사진처럼 솟대를 볼 수 있다. 요즘 솟대를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상당히 반가웠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길가에 쇠로 만든 솟대를 한번씩 볼 수는 있었지만 저렇게 나무로 된 솟대는 오랜만에 봤다.
그리고 회룡포 마을 안에는 농업이 주 산업인 것 같은데 콩을 많이 심어놓고 있었다. 아직 추수하기 전이라 그런지 꽃이 피어진 콩밭은 상당히 보기 싱그럽고 이쁘고 좋았다.
걷다 보면 오토캠핑장이 나오는데 오토캠핑장에 도착하기 전 이런 연못을 볼 수 있다. 아마 위 사진의 뒤에 보이는 집에서 꾸며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저 집이 팬션 사업을 하는 집인 것 같은데 조용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회룡포 마을 안에 있는 팬션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히 좋을 것 같다. 9
예천이 뭐 대한민국의 얼추 한가운데 있다시피 해서 가는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서도 저 경치를 즐기면서 하루나 이틀을 쉴 수 있다면 뭐 얼마든지..!!
회룡포마을 한바퀴를 돌고 입구에 거의 다다를 무렵 열심히 거미줄을 치고 있는 거미 발견. 전화기로 이 거미를 찍으려니 당최 핀을 맞추지 못한다. 카메라 사고 싶다..
다시 뿅뿅다리를 건너기 전 모래사장으로 내려가기 직전에 찍은 사진. 정말 저 모래사장은 너무 멋지다. 강의 좌측에도, 우측에도 고운 모래가 넓게 깔려 있어서 정말 날 잡고 와서 여기서 하루나 이틀 쉬고 가고 싶다. 결혼식이 일요일이고 가볼 곳이 몇군데 있어서 금방 와야 했다는게 너무 아쉽다.
사실 월요일 연차를 쓰려고 했었는데 월요일에 꼭 처리가 되어야 할 일이 있어서 연차를 쓰지 못하고 왔다. 그런데 정작 월요일에 그 일이 처리가 되지 않았으니 얼마나 아쉽던지. 그리고 화요일은 광복절이었다는 말이지..
이래나 저래나 아쉽다. 다음에 꼭 다시 한번 가서 진짜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쉬다 오고 싶은 마을. 회룡포 마을.
- 상주의 '커피가게'. 옛날 포스팅을 넣어 놓은 박스의 두번째 포스팅을 보면 된다. 커피가게 이름이 '커피가게'이다. [본문으로]
- 정장에 구두는 아니었지만 [본문으로]
- 정확하게 8월 13일 [본문으로]
- 물이 솟아 오를 정도였다면 건너지 못했을 것 같다. 여벌의 옷도 없었고 신발도 물 맞기에 적절한 신발이 아니었고 [본문으로]
- 내가 다리를 건너갈 때 앞에서 오던 한 여자가 '이거 지금 다리 움직이는거야?'라는 대사를 치기도 하였다 [본문으로]
- 정확하게 중심이 맞지 않아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만 [본문으로]
- 물 위라고 생각하니 조심하게 되는게 혹시 전화기를 꺼내다가 물에 빠드릴까 쫄았다 [본문으로]
- 중간중간에 보이는 풀들이 보기에 썩 좋지 않기는 하지만 [본문으로]
-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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