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에서 워크숍을 갔(었)다. 갔다온지는 한달이 다 되었는데 이제야 후기를.. 5월달에 바빴고, 6월달 되면 조금 한가해질 것이라고 했는데 6월달도 바빠가지고.. 지금도 바쁜데 주말에도 일 하기는 싫어서 억지로 포스팅에 한글자 적는 중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간 곳은 부곡. 부곡은 부곡하와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1 워터파크라고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 곳. 비록 2017년 5월 28일부로 폐업하여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워크숍을 간 그 당시(5월 19일-20일)에는 아직 폐업직전인 상태였다. 진통이 아직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부곡하와이 입구에 온갖 경영자의 방만경영을 지탄하는 현수막들이 있었기 때문에.. 2
어릴적에는 종종 놀러를 갔는데 어느 순간 나 역시 방문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나이가 차면서 넘 앞에서 홀라당 발라당 옷을 다 벗는 대중탕이 점점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였거니와 시설이 낙후되었기 때문에일 것이다. 부곡하와이는 사실 본연이 온천인데 호텔, 리조트, 골프장 사업을 벌려 왔었고 시설은 많이 노후화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한번 갔다가도 다음번에는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지사. 거기다 부곡하와이 앞쪽에 각종 관광호텔, 모텔 등이 생겨나니(이 곳 역시 부곡하와이와 같은 온천수를 사용하니 물은 동일한 품질) 버틸수가 없었으리라 생각 된다.
뭐 어쨌든 잡설은 이 정도로 하고, 우리 부서에서 워크숍으로 간 곳은 부곡에 있는 로얄관광호텔. 이 곳은 내가 조교를 할 당시 우리 과에 학생으로 재학하시던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곳이다. 이런 시설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있다 보니 그 당시 사장님의 배려로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학과 MT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도 있었고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명칭을 모르겠지만 미끌미끌한 물 이게 참 좋더라고.. ㅋ
첫날 워크숍 일정을 잘 끝내고 둘째날 창원으로 돌아가기 전 근처 명소를 둘러보기로 했다. 원래 우포늪을 가서 한바퀴 산책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날이 날이니 만큼 저 날 날씨가 미친듯이 너무너무 더웠기 때문에 땡볕에서 한바퀴 하는 우포늪은 취소. 우포늪을 가 보지 못한 나로써는 안타까웠다. 진짜 가 보고 싶었는데..
한때 SLR에 빠져있을 때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SLRCLUB에 1면을 장식하는 사진 중 한장은 항상 우포늪에 있는 삿대로 움직이는 배의 사진을 역광으로 담은 사진이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우포늪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언젠가 나도 좋은 카메라를 마련하게 된다면 우포늪에 와서 멋진 사진을 찍으리라!!'라고 생각은 많이 했지만 이제는 카메라에 대한 관심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사실 출력 할 사진 아니고, 빡신 컨디션(광량이 적다던지, 빠른 셔터스피드를 요하는 사진이라던지..)을 요구하는 상황이 아니고서는 이미 전화기에 붙어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서 모니터로 볼 사진 정도는 충분하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글 쓰다 보니 또 다른 곳으로 이야기가 샜는데, 어쨌든 우포늪 대신 간 곳은 '꽃새미 마을'. 나도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이름만 듣고 웃기다고 생각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주차안내요원도 있고, 안에 사람들도 많고 제법 잘 꾸며놓은 거대한 허브정원인 것.
여기저기 놀러 자주 다니면서 어설프게 해 놓고 입장료를 받는 곳이 많아서 입장료에 대해서는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데 여기는 무려 입장료가 5,000원! 뭐 얼마나 잘 꾸며 놓았나 한번 살펴 봐 주겠다.
들어가는 입구. 화살표를 따라 걸어다가 보면 안을 다 돌아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제법 넓어서 걷기만 해도 시간이 제법 소요되는 정도의 넓이였는데 동선을 잘 짜놓고, 햇갈리지 않도록 화살표 및 이정표로 표시를 잘 해 놓았기 때문에 길을 잃거나, 본 곳을 또 들어가 보거나, 보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곳이 있다거나 하는 실수는 잘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애초에 '풀'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나였기 때문에 큰 감흥은 없었지만 사방 천지에 허브가 있고, 해당 허브마다 아래쪽에 푯말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 위에서만 보던 로즈마리.. 저렇게 나무 끝에 나는거였구나.. ㅋ
인공적인 맛이 있었지만 졸졸졸 흐르는 냇물. 숲이 햇빛을 잘 막아줘서 상당히 더운 날 이었지만 시원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허브차를 파는 곳에 있던 이름모를 식물. 끝에 달린게 꼭 백발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져보니 딱 식물의 그 느낌.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곳. 웃긴게 물레방아가 계속 돌기에는 수량이 부족한지 앞으로 반바퀴, 뒤로 반바퀴..
보통 우리가 생각 하는 토끼라는 동물의 이미지는 겁 많고, 경계심이 많고, 눈이 빨갛고 하얀 털을 가진 그런 토끼인데.. 이 토끼놈들은 무슨 개새끼들 마냥 사람을 어찌나 잘 따르는지.. 그리고 어느 관광지를 가면 다 있듯이 먹이주기 체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먹이를 팔고 있었다. 가격은 기억이 안나지만 토끼가 먹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으로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당근을 뭐랄까.. 1/4컷으로 잘라서?? 몇천원씩 팔고 있던 것. 토끼들.. 환장하더라.
한두번 먹이를 주다 보니 이제 손만 내밀어도 또 당근을 쥐고 있는가 싶어서 와서 냄새를 맡는다. 쓰다듬어도 도망도 안간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토끼들이 원래 이렇게 호기심이 많고 겁이 없다기 보다는, 이미 제법 오랜시간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당근을 주다 보니 사람=먹이주는 사람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만큼 익숙해 졌다는 말.
혹성탈출에서 보면 오랫동안 실험대상이었던 얼굴 제일 무섭게 생긴 침팬지가 실험대 위에 착하게 고분고분히 눕는 장면. 거기서 한 사람이 '생각보다 온순하다.'는 투의 대사를 했었는데 상대역이 '익숙한 것일 뿐'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뭔 소리야 갑자기..
하여튼 토끼들을 뒤로 하고 다시 걷기.
마당에 장독이 있던 한옥집.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서 구경하는 내부가 제법 넓다 보니 이런 휴식할 수 있는 집들이 중간에 한두개씩 있었다. 대부분 허브찻집이고 식당도 있었음.
우리집 위치가 경화역 뒤다 보니 흔히 볼 수 있는 기찻길. 경화역 앞 기찻길은 제법 유명한 장소라서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사람이 없는 쭉 뻗은 기찻길 사진을 찍기가 정말 어렵다(사실 불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짧은 기찻길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니 사람이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적절히 굽어 있는 기찻길이기 때문에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아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방울 같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꽃. 이름 모르겠다. 뭐 '방울꽃'근처 되겠지 뭐..
'여행의 목적은 먹을 거'인 나로써는 딱히 마음에 드는 장소는 아니었는데 갔다와서 웹서핑을 하다보니 안에 있는 가게에 '허브 삼겹살'이 유명하단다.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창장도 있는 가게라고 하니 한번 가 보고 싶기는 하다. 그리고 밤에 LED조명을 켜 주는데 이게 제법 이쁜 것 같다. 문 닫는 시간이 18시라고 표 사는곳에 적혀 있는데.. LED조명을 구경하려면 한겨울 해가 짧을때 와야 하는가..
전체적으로 자연자연한 곳이었다. 다음에 여자친구 생기면 같이 한번 더 와 봐야지.. 언제..??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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