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장/막귀

CHRISTMAS IN NELL'S ROOM 2019 COLORS IN BLACK

hwangdae 2019. 12. 29.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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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IN NELL'S ROOM 2019 COLORS IN BLACK

한달 내내 기다리던 날이 왔다. 뭔가 놀랍고 신기하다. 1년 중 특별한 날에 서울에서 넬 콘서트를 보는 날이 올 줄이야..

 

같이 공연 보기로 한 지인과 간단하게 피자로 저녁을 먹고, 약간의 흥을 올리기 위해(?) 맥주 한잔 딱 마시고 잠실학생체육관 도착. 지하철에서 올라오니 사람들이 북적북적. 체육관 벽에는 대형 사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여기저기 커뮤니티에서 굿즈들이, 그 중 특히 사진집이 대박이라는 말을 들어서 하나 살까 싶어서 봤더니 전부 다 품절.. 아 드레스퍼퓸은 남아 있기는 하던데 집에 있는것도 아직 처치곤란이라 구입하지 않는걸로.

1층과 2층은 출입구가 달랐다. 2층 올라가는 길 벽에 저렇게 빛을 쏴서 공연임을 알리고 있었다.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찌나 사람들이 멈춰서 사진을 찍는지.. ㅋ 시야가 방해되지 않는 순간 포착을 하느라고 한참 자리에 서 있었다.

마흔은 어때? 견더질만 해? 가요계 조상님들.. ㅋ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서태지 팬이다. 서태지로 인해서 알게 된 밴드가 넬과 피아. 그 이후로 넬은 음반이 나올 때 마다 구입했고, 노래도 정말 좋아했는데 공연 자체를 처음 와 봤다. 벌써 20년이나 된건가.. 나중에 공연 중 김종완의 멘트로 알게 됐지만 2019년이 밴드 결성한지 20년차라고 한다. 가만히 생각 해 보면 밴드고 뭐고 꼭 음악 뿐만 아니더라도 한 팀이 멤버 바뀌지 않고 20년을 지낸다는 것은 참 대단한 것 같다.

현수막은 누가봐도 디씨.. 넬 멤버들이 다들 술을 좋아하고 관한 에피소드도 많다보니 팬들이 조공으로 술 화환을 한다더니 올해는 빠진 듯 하다.

공연 시작 전 안내. 주말 공연은 아마 저 안내가 나오지 않았을테지? 24일 공연은 라이브 영상 제작을 위해 공연을 녹화한다고 나와 있었다. 티켓 구매 사이트에서도 나와있었다. 들어가서 둘러보니 카메라가 곳곳에 있었고 수도 제법 많았던 것 같다. 플로어석도 의자지정석이라 공연 시작 직전에 입장을 해도 괜찮았고, 공연 전 까지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구경도 할 수 있어 좋았다.

기억을 걷는 시간 중에는 관중들이 다들 조명을 켜 주었다. 몰랐는데 공연 마치고 여기저기 커뮤니티 검색 해 보니 이 곡을 할 때 관중들이 꼭 이렇게 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갑자기 김종완이 내려와서 객석을 한바퀴 걷는데 걸으면서 노래를 해도 음원 듣는 것 처럼 노래를 잘해서 정말 놀랬다. 그래, 어디 가수를 아무나 하는 건가.

이 노래를 시작하기 전 멘트가 좀 재미있었는데 워딩을 그대로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넬은 죽어서 기억을 걷는 시간을 남긴다.'였다. 그 만큼 넬의 대표곡이고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노래가 아닐까 한다.

무슨 노래 할 때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놀랬다. 공연 말미의 멘트에서 올해 공연은 전 부터 하고 싶었던 무대 셋팅을 했다고 한다. 그 셋팅이 바로 전체적으로 세로로 길쭉길쭉한 무대. 그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무대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워낙 LED와 조명이 화려한 공연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진짜 물인지 몰랐다. 조명 효과인 줄 알았는데 진짜 물이 떨어질 줄이야..

올해로 20년차. 멤버들도 대충 40살. 형들 한 20년만 더 해묵자.

공연이 다 끝나고 객석을 향해서 사진을 찍었다. 매 공연마다 이렇게 사진을 찍던데 실제로 보니 뭔가 살짝 개그스럽다는 생각..? 사진을 찍어주시는 기사분께서 정말 어색하고 큰 목소리로 '자 찍습니다~ 하나 두울 셋!'하는데 다들 피식피식 웃더라.

공연을 마치고 정리하면서 뭔가 기억에 남는 사진을 찍어놓고 싶어서 고민 하다가 결국 이렇게..!! 마지막 곡이 '꿈을 꾸는 꿈'이었다. 거기 가사에 나오는 '그저 가운뎃 손가락을 치켜 들어줘'가 머릿속에 남아 있더라. 아, 그 노래를 할 때 뭐 예상은 했지만 관객들이 다들 무대를 향해서 가운뎃 손가락을 치켜 들어주는데..

30초 남짓이지만 '기억을 걷는 시간' 라이브를 한번 들어보자.

내가 저 날 앉았던 자리가 김종완이 좋은 자리를 직접 구입 해 줬다고 했었는데 혹시 이 순간을 위한 말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기걷시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보컬이 노래를 부르면서 눈 앞으로 슥..!!

 

콘서트를 가기 전 미리 커뮤니티를 돌아보면서 예습을 했는데 넬 공연은 일반적으로 특징이 두개 정도 있는 것 같았다. '의텐딩'이라고 하는 특징과 떼창이 드물다는 것. 애초에 김종완 노래는 따라 부르기도 어려우니 뭐..

 

의텐딩(의자이지만 스텐딩? 의자가 있지만 스텐딩? 뭐 하여튼)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을 잘 못했는데 갔다 와서 확실히 알았다. 공연 내내 일어서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었는데 곰곰히 생각 해 보니 플로어석에 의자를 놓은 것은 정말 현명한 것 같았다. 2년 전 부산 사직에서 했던 싸이 콘서트에서는 스텐딩이 정말 힘들었다. 무대 앞쪽은 충분한 공연을 가지고 널널했는데 뒤로 갈 수록 정말 콩나물시루 처럼 빽빽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움직일 수도 없이 꽉 찬 지하철 탄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렇게 넬 공연처럼 자기 자리가 지정이 되어 있고, 의자가 놓여있어 공간 확보가 되다 보니 앉지 못하는 의자라는 것이 좀 어색하기는 했지만 매우 쾌적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스텐딩을 추구하는 다른 가수들도 조금 더 아이디어를 내어서 스텐딩이지만 관객들이 본인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시간 내내 게스트 한명 없이 본인들의 노래로 꽉 채웠던 것 역시 좋았다. 물론 노래를 하는 가수나 밴드의 활동이 많아 땀범벅이 되고 중간중간 옷을 갈아입거나 해야 하는 무대라면 그 사이 공간을 게스트들이 충분히 매워줄 수 있겠지만 게스트 없이 쭉 진행되는 공연은 온전히 팬들을 위한 공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김종완이 '저희 공연 처음 오신 분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객석이 거의 조용했던 것을 보면 나처럼 음반만 구입하는 팬이나 신규로 유입되려고 하는 팬들 보다는 오롯이 본인들의 팬, 즉 요즘말로 '고인물'이라고 불리는 팬들을 위한 공연이었다고 생각 된다. '고인물'의 단어를 나쁜 뜻으로 쓴 것은 아니다. 넬의 공연을 자주 가 본 사람들이라면 처음 간 사람들 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정기공연(?)이 크리스마스 전후에서 1년에 한번 있는 넬의 특성상 넬의 진짜 팬들이 가득차는 것은 당연한 것. 물론 넬 공연을 처음 본 내가 재미 없었다는 말은 절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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