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기록장/야구

간만에 1루에서 야구보고 #ncdinos 특정 팬들의 관람똥메너에 개빡친 썰

hwangdae 2017. 8. 2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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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1루에서 야구를 봤다.


원래 이번주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하여 야구장을 갈 계획이 없었으나 어쩌다 보니 가게 되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대부분의('모든'이라고 표현 해도 된다) 직관은 외야VIP[각주:1]로 가서 관람을 한다. 재작년부터인가 1루에 데크를 깔고 앞뒤 관중석의 높낮이 차이가 줄어든 이후[각주:2][각주:3]로 좁고 불편한[각주:4] 1루가 되었으므로 1루 안간지[각주:5] 진짜 오래 됐다. 어쨌든 뒤늦게 예매를 하려다 보니 외야에 자리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3루를 갈까 했는데 때마침 기아전이라 요즘 엉망[각주:6]이지만 그래도 1위 팀이고 주말경기이고 하니 기아팬들이 많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1루로 가기로 했다.


야구장은 치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야구장에서 직관하는 스타일은 말 그대로 야구를 본다. 솔직히 야구를 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TV중계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리플레이, 캐스터와 해설자의 자세한 설명,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타구장의 소식 등등 중계를 보면 이점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야구장을 방문하여 시간과 돈을 들여서 직관을 하는 이유는 야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무언가[각주:7]가 있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나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스타일이 뭐 먹는걸 좋아하지도 않고, '응원석'에 앉아서 열정적으로 응원[각주:8]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내 돈내고 구입 한 자리에 앉아서 같이 간 동생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하면서 경기를 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의 영향이 많이 없고 경기가 한눈에 잘 보이게 시야가 탁 트인 외야VIP를 애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산야구장의 1루 관중석은 가로로 제법 넓은 편이다. 한줄에 한 20석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자리를 찾아 들어갈 때 그 줄에 앉아 있는 약 20명의 사람들에게 한발자국 내딛을 때 마다 '죄송합니다. 좀 들어갈께요.'를 외치기 싫어서 끝자리를 예매하고 갔다. 그런데 이것 참.. 바로 옆이 방송국 카메라를 설치하는 자리다. 즉, 끝자리를 예매 하고 입장을 했지만 내 자리 옆이 계단통로가 아니라 막혀있는 곳이라는 것. 내 자리로 가기 위해서는 반대쪽 끝에서 이쪽 끝까지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의 무릎을 쳐 가면서 말이다. 일단 여기서 1차로 짜증. 제일 끝자리라 한번 출입을 하기 위해서는 18명 정도를 해치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등은 클리닝타임때 한번 가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야구 시작. 구창모가 선발인데 아주 그냥 1회 초부터 엉망진창이었다. 같이 간 동생이 이야기 한다.

저 정도로 기회 줬는데 안되는거는 안되는 놈이다. 장현식, 구창모 억지로 쓰지 말고 둘 중에 하나 빨리 군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구창모 정도면 상무에서도 안받아준다.

격하게 공감한다. 구창모 나와서 날려먹은 승이 몇개냐. 일단 규정이닝[각주:9]도 안된다.


23경기 6승 10패 96이닝 5.81의 평균자책점. 평균 한 경기에 4.17이닝 던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선발투수가? 경기 생각 하면 또 빡치지만 어쨌든 오늘은 경기 후기를 쓰려고 하는 포스팅이 아니니까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아 하나만 더.. 오늘 경기 보면서 제일 화가 났던 장면. 9회초 첫 타자로 나온 나성범. 공 3개 날아오는 동안 어이없이 무성의한 스윙 3개로 삼진. 진짜 반성해라. 올해 은퇴하는 선수[각주:10]는 공 하나라도 더 보고 성의껏 해서 다 넘어간 경기라고 생각 한 경기 마지막 이닝에서 홈런도 치고 해서 결국 4점이나 따라가는 토대가 되었는데 팀 내 프랜차이즈 타자라는 사람이 그렇게 성의없이 경기를 하나? 내가 그런거 보려고 시간, 돈 써서 야구장 가는줄 아나.. 이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하기싫은 티 팍팍 내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진짜 싸게 막았다는 생각이 든 1회초가 지나고 1회 말. 홈팀의 공격이 시작 됐다. 공격이 시작되자 마자 1시방향에 앉은 사람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일단 우익수가 커버하는 필드[각주:11]가 가려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익수 쪽으로 공만 안가면 뭐.. 하는 마음에 불편하지만 그냥 앉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들 뿐만이 아니었다. 앞자리에서 일어나니까 그 바로 뒤에 있는 사람도 시야가 가리는지 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일어서서 보기 시작한다. 이제 중견수가 커버하는 필드까지 보이지 않는다.


1회 말은 그냥 넘어갔다. 예전에 한참 1루에 예매해서 야구보러 다닐 때도 이런 사람들하고 몇번 부딫힌 적이 있다. 그 때의 경험상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자 했다. 2회 수비가 지나고 공격. 역시 또 일어서서 나의 시야를 가린다. 3회도 마찬가지, 4회까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1시방향의 사람에게 살짝 말했다.

시야가 가려서 안보이는데 앉아서 보시면 안될까요?

당연히 표정은 똥을 씹은 표정이지만 앉아서 보더라. 이제 좀 쾌적하게[각주:12] 보자 생각 하고 있는데 뒤에 있는 한 아저씨가 말을 건다.

그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던 내용을 요약하면,

  1. 앞에 애한테 뭐라고 했느냐?
  2. 응원하는걸 가지고 왜 뭐라고 하느냐?
  3. 느그는 야구장 오면 앞자리에서만 앉아 있었제? 원래 응원은 일어서서 하는거다.

물론 시작부터 끝까지 반말이다. 내가 중간에 반말은 하지 마라고 했더니 그게 기분이 나빴는가 그거 가지고 또 뭐라뭐라 시비를 건다. 어른 대접을 받고 싶으면 어른답게 행동을 해야지 어디 한두살 먹은 애새끼 처럼 행동 하면서 어른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가. 이 아저씨는 경기 끝날 때 까지 상당히 목소리가 크고 외치는 멘트도 저급해서[각주:13]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캐릭터다.


그 아저씨와 한바탕 실랑이를 버리고 경기를 보고 있는데 아까 내가 앉아달라고 했던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또 시비를 건다. 내용은 그 아저씨와 똑같다. 그렇게 한바탕 실랑이 하다 보니 앞에 앉은 어떤 커플 중 남자가 뒤로 돌아 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그냥 참으세요..'라고 하더라. 그러고 1시 방향에 있던 민폐가족은 뒷자리(지인)로 가서 일어서서 신나게 응원을 하더라.


일이 있고 나서 주위 분위기를 살펴보니 항상 그 자리로 야구관람을 오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인이 되었고 '~선생'이라고 호칭하는 것으로 보아 뭐 막역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딱 그 정도로 친한 사람들이 씨끄럽게 고성을 내면서 응원을 하는데 평소에 보이지도 않던 녀석이 와서 앉으라 마라 하니까 기가 차서 나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나.. 하는 정도로 정리가 된다.


뒷 사람의 시야에 방해가 안되고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일어서서 응원을 하던 홀딱 벗고 응원을 하던 물구나무를 서서 응원을 하던 무슨 상관인가. 마산야구장의 1루석을 보면 내야VIP라고 앞에 간이테이블이 있는 자리가 있고 그 바로 뒷줄에 일반 내야석이 있다. 이 두 라인이 반복하며 1루석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두 라인의 높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VIP석에 앉은 사람이 일어서면 뒷자리의 일반석 사람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 두줄이 계단처럼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하여튼 일반석 사람들은 일어서도 그 바로 뒤의 VIP가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시야에 방해가 생기지 않는다. 즉, 일어서서 응원하고 싶으면 일반석으로 가서 앉으면 될 일이다. 아니 그 전에 응원석을 예매해서 가면 된다. 테이블도 누리고 싶어서 VIP석을 구입해서 앉는 것은 알겠는데 다른 사람의 경기를 볼 권리를 방해하면 안되는 것이지 않은가.


내 입장을 정리 하자면,

  1. 내가 티켓을 구입한 것은 그 경기를 하는 시간 동안 자리에 대한 권리를 구입한 것
  2. 다들 앉은 상태에서 내가 키가 비루해서 앞 사람 머리 등에 가리는 것은 이해 함
  3. 점수가 나거나 안타가 나거나 했을 때 신이 나서 나도 모르게 벌떡벌떡 일어나는 것은 이해 함
  4. 공격 하는 내내 일어서서 응원을 하고 신나게 노래 부르고 율동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면 응원석으로 가면 되지 않나

내가 싫어하는(민폐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1. 우리팀 ncdinos의 응원은 원래 일어서서 하는거다
  2. 1루는 원래 그렇다
  3. 야구장 자주 안와서 잘 모르나본데[각주:14]
진짜 극혐이다. 내가 내 돈주고 산 자리에 앉아서 보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는데 왜 그걸 내가 이해해야 하는가? 나의 시야에 방해를 주는 사람은 본인이 돈 주고 산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가 왜 피해를 봐야 하는가? 구단에서 응원은 모두 일어서서 해야 한다고 정하지도 않은건데 '원래'그런것이 어디 있나?

경기도 병신같이 지고 짜증나는데 더 짜증나는 일이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오늘이다. 진짜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다시는 1루로는 안가리라 다시 다짐 한다. 만일 1루를 가게 되면 비싸도 테이블[각주:15]만 가야겠다.


  1. 좁지만 가방과 간단한 물병 정도를 얹을 수 있을만 한 간이 테이블이 있고 의자가 내야석의 그것과 동일한 자리 [본문으로]
  2. 마산야구장 자체가 경사가 높아서 내야 3층 정도를 올라가려 하면 마치 등산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 [본문으로]
  3. 위험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경사가 급할 때가 경기는 보기 좋았다 [본문으로]
  4. 데크가 설치가 되면서 앞뒤가 좁아졌고 앞에 아크릴로 막히면서 바람도 통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5. 오늘 제외 올해 두번 갔나? 그것도 어디 껴서 단체로 갔던 기억이 있다 [본문으로]
  6. 오늘 우리가 연패 깨줬다 [본문으로]
  7. 모든 조건이 TV중계보다 좋지 않지만 내가 여기서 쓰는 돈으로 선수들 월급 주고, 새로운 선수를 수급한다는 그런 느낌..? [본문으로]
  8. 자칭, 타칭 우리팀 응원은 10개 구단 중에서 제일 구리고 그 중심에는 불통의 응원단장과 이상하게 응원에 대해서만은 귀를 막고 있는 프론트가 있다 [본문으로]
  9. ncdinos에서 규정이닝 채운 선수는 사실 해커밖에 없다 [본문으로]
  10. 이호준 [본문으로]
  11. 우익수쪽 외야 잔디 전체라고 하면 되겠다 [본문으로]
  12. 사실 쾌적하지도 않다. 관중석 리뉴얼로 1루에 데크가 생기고 앞뒤자리의 높낮이가 차이가 많이 안나기 때문에 앞 사람의 머리 등에 많이 가린다. [본문으로]
  13. '성범아~ 니가 그라믄 안된다~', '누구누구야(같이 관람하는 지인) 점마 안되긋다 저녁에 감독한테 전화 한통 넣어라' 와 같은 공감도 안가고 재미도 없는 멘트 [본문으로]
  14. 2012년 퓨쳐스때 부터 따라 다녔고, 13년 부터는 주말 홈경기는 어지간 하면 다 갔고, 원정경기도 가 보지 않은 구장 위주로(대전 한밭구장 빼고 전국 1군 경기장은 다 가봤다) 제법 다녔다. 그리고 집에 유니폼 3개에 모자 4개, 아이싱티, 반다나 몇개, 쿨토시까지 있고 차에 핸들커버, 주유표시 스티커가 있다. 이 정도면 야구장 자주 오는 사람이라고 해도 되겠지? [본문으로]
  15. 먹는 스타일이 아닌 나 같은 경우 테이블석은 진짜 돈낭비다 사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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